“요즘 우리 고양이가 오줌 누는 걸 너무 힘들어해요.”
얼마 전 포항에서 고양이를 키우는 보호자가 필자에게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한 말이다. 이 증상은 고양이에게 아주 흔한 ‘고양이 하부요로기질환’ 때문에 생긴 것이다. 고양이 하부요로기질환은 방광염과 요도폐색, 이로 인한 배뇨장애 등을 모두 포함한다.
주요 증상으로는 ▲소변을 방울방울 흘리거나 ▲화장실에 자주 들락날락하며 울거나 소변보는 자세만 취하기도 하고 ▲화장실이 아닌 곳에 자주 소변을 보거나 ▲배 쪽을 지나치게 많이 핥아 털이 빠지는 것이다. 또 ▲혈뇨 즉,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며 ▲식욕이 떨어지거나 토하고 ▲심한 경우 아예 소변을 못 보기도 한다.
특히 소변을 전혀 보지 못한다면 빨리 동물병원을 방문해야한다. 방광에 소변이 계속 차면 신장에도 영향을 미쳐 신후성 신부전까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후성 신부전은 즉시 24시간 동물병원을 찾아 응급치료해야 하는 위중한 질병이다.
고양이가 소변을 보지 못할 때 필요한 시술은 요도카테터, 톰캣카테터를 생식기로 삽입해 소변 경로를 뚫어주는 것이다. 막혀 있는 곳은 방광 입구부터 요도 중간, 생식기 끝까지 다양하다. 카테터 시술 이후 적절한 수액요법과 카테터 유지를 통해 방광 찌꺼기와 같은 염증물질과 미세 결석 등을 배출하면 배뇨장애와 신부전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된다.
고양이 하부요로기질환은 중성화된 1살 이상의 수컷 고양이에서 특히 잘 발생한다. 방광염 자체는 암컷이나 수컷 모두 비슷한 비율로 생길 수 있지만 요도폐색 등으로 진행될 위험은 수컷이 훨씬 높다. 수컷은 해부학적으로 요도가 길고 얇아 폐색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재발이 잦은 경우 요도루조성술 같은 수술이 필요하다.
보통 고양이 방광염은 특발성이다. 특발성이란 말은 특별한 이유가 없다는 뜻이다. 하지만 환경변화, 식이변화, 미용 등의 요인이 방광염 유발에 큰 원인을 제공하는 것으로 보인다.
방광염은 재발도 잦은 편이다. 따라서 한 번 방광염을 앓았던 고양이는 소변·방광상태를 주기적으로 체크해야한다. 방광과 관련한 처방식과 방광염 보조제가 여러 종류인 것도 재발방지를 위해서다.
방광염의 한 증상인 혈뇨는 방광 점막이 많이 부어서 나타날 수도 있지만 방광결석에 의해서도 생길 수 있다. 결석은 염증이 원인이거나 방광 내의 무기물들이 뭉쳐서 생길 수 있다. 방광 결석의 주된 치료법은 수술이다. 제거한 결석성분을 분석하면 발생원인을 파악할 수 있고 재발 예방 및 대처도 가능하다. 결석 역시 재발이 잦기 때문에 주기적인 체크가 필수다.
고양이 하부요로기질환은 재발이 잦아도 주기적인 검사와 사료 교체, 간단한 치료를 통해 충분히 예방하고 극복할 수 있다. 만일 고양이가 의심증상을 보인다면 더 큰 화를 막기 위해 동물병원에서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길 바란다. 정리 장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