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소리없는 시력도둑 ‘녹내장’ 반려견도 위험하다?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소리없는 시력도둑 ‘녹내장’ 반려견도 위험하다?
  • 이동현 VIP동물의료센터 원장
  • 승인 2018.01.10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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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내장은 실명을 일으킬 수 있는 무서운 질병이다. ‘소리없는 시력도둑’답게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다가 시야가 급작스레 좁아지면서 결국 실명에 이르고 만다. 반려동물도 녹내장의 위험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 이번 칼럼에서는 조금은 생소할 수 있는 반려견 녹내장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녹내장이란?

이동현 VIP동물의료센터 원장

녹내장은 안압이 상승해 발생하는 질병이다. 안압이 25mmHg 이상 올라가거나 양 눈의 안압 차이가 20% 이상 난다면 녹내장을 의심할 수 있다.

안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눈 안의 ‘안방수’라는 물이다. 안방수는 눈의 조직에 영양분을 공급하고 대사산물을 제거하며 눈의 투명성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안방수는 눈 안에서 일정하게 생성·배출되는 과정을 통해 양이 조절되고 이로 인해 안압도 적절하게 유지된다.

하지만 안방수의 흐름에 문제가 생겨 너무 많이 생성되거나 적게 배출되면 안압이 높아진다. 안압상승은 시신경에 손상을 일으켜 결국 실명에 이를 수 있다.

■녹내장의 증상은?

사람은 안압이 50mmHg 이상 올라가면 매우 심한 두통을 느끼게 된다고 한다. 반려동물도 마찬가지다. 안압이 급격히 상승하면 ▲통증이 발생하고 ▲활력이 떨어지고 ▲우울해 보이거나 ▲반대로 갑자기 공격적으로 변할 수 있다. ▲잠을 많이 자고 ▲식욕이 떨어지며 ▲구토하는 경우도 있다. ▲눈꺼풀이 떨리는 모습을 관찰할 수도 있다.

통증이 심한 눈은 약간 뒤로 함몰된 것처럼 보이고 제3눈꺼풀(사람은 눈꺼풀이 위, 아래 2개밖에 없지만 개와 고양이는 이것 외에도 눈꺼풀을 하나 더 갖고 있다)이 튀어나와 있는 경우도 많다. 흰자위가 빨갛게 충혈되며 높아진 안압에 의해 각막손상이 일어나 각막이 뿌옇게 보이는 각막부종이 나타나기도 한다.

오랫동안 높은 안압으로 눈이 손상되면 눈 자체가 커지는 경우도 있다. 이런 증상은 어린 강아지에서 조금 더 흔하게 나타난다. 안타깝게도 이렇게 팽창한 눈은 이미 시력을 잃었을 가능성이 크다. 시간이 지나 눈의 구조물이 더 많이 파괴되면 오히려 눈 크기가 매우 작아지기도 한다.

■녹내장의 진단방법은?

녹내장은 안압이 얼마나 높아졌는지 측정해 진단한다. 안압을 재는 방법은 접촉식과 비접촉식으로 나눌 수 있다.

접촉식은 말 그대로 눈에 직접 기구를 대서 안압을 측정하는 방법이고 비접촉식은 공기를 쏴 안압을 측정하는 방법이다. 일반적으로 접촉식이 비접촉식보다 더 정확하다. 사람은 보통 편한 비접촉식으로 먼저 검사하고 좀 더 정밀한 검사가 필요할 때 접촉식으로 다시 검사한다. 강아지와 고양이는 모두 접촉식 안압계로 검사한다.

안압은 온종일 일정하게 유지되지 않는다. 어느 보고에 따르면 개는 아침에 안압이 가장 높고 차츰 내려간다고 한다. 녹내장을 앓는 개는 하루 동안 안압의 변화가 매우 크다. 따라서 꼭 반나절 이상 병원에 입원해 시간별로 안압을 측정해야 한다. 이와 함께 녹내장 안약을 점안했을 때 안압의 변화양상도 측정해야 한다.

■녹내장 치료법은?

녹내장의 치료원칙은 안압을 최대한 낮게 오랫동안 유지하는 것이다. 안압이 40mmHg 이상으로 72시간 이상 지속되면 시력을 영구적으로 잃을 수 있다. 단 치료에 앞서 현재 시력상태를 점검해야한다. 다행히 시력이 남아있다면 최선을 다해 안압을 낮춰야 하고 시력이 없다면 통증과 이차적인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내과적 치료의 목표는 적절한 안약을 사용해 안압을 일정한 범위 안에서 유지하는 것이다. 이 경우 동물병원에서 주기적으로 안압을 체크해야하며 필요하면 안약의 종류와 횟수를 변경해야 한다. 수술은 안압을 장기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자 할 때 시행한다.

눈은 치료시기를 놓치면 정상으로 되돌리기 매우 어렵다. 정기검진을 통해 현재 반려견의 눈 상태가 어떤지 꼭 확인할 것을 당부드린다. 정리 장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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