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종의 건치이야기] 양치질을 할까? 가글링을 할까?
[김현종의 건치이야기] 양치질을 할까? 가글링을 할까?
  • 유대형 기자 (ubig23@k-health.com)
  • 승인 2018.01.19 09: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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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식사 후 구취를 없애기 위해 은단을 들고 다니는 어른들이 많이 있었다. 화해지는 느낌이 입안을 상쾌하게 만들고 깨끗해진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또 금연을 목적으로도 많이 사용했지만 은단은 추억 속으로 사라지고 있다.

김현종 서울탑치과병원 원장

최근에는 은단 대신 식사 후 구강청결제를 많이 사용하는 것 같다. 식당, 사무실, 화장실에 가보면 구강청결제를 놓아두는 곳이 많아 이제는 흔하게 사용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많이 사용하는 구강청결제가 장점도 있지만 지나치게 쓰거나 잘못된 방법으로 사용하면 구강건강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어 주의해야한다.

구강청결제는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첫 번째는 치과치료 후 병원에서 소독을 위해 의사처방에 따라 약국에서 구입해 사용하는 전문구강소독액과 두 번째는 처방 없이 마트나 약국에서 구입하는 일반청결제로 구분할 수 있다.

치과치료 후 사용하는 전문약용 구강소독액은 항생제성분, 소독성분, 스테로이드성분 등이 복합적으로 들어 있다. 이를 잘못된 방법이나 지나치게 사용하면 유익한 세균을 줄이고 강한 소독효과로 상처가 아무는 것을 늦출 수 있어 꼭 전문치과의사 처방에 따라 사용해야한다.

일반마트나 약국에서 구매할 수 있는 일반 구강청결제에는 소독액성분과 좋은 맛을 느끼게 해 주는 자일리톨성분, 알코올성분 등이 들어있다. 특히 알코올성분은 제품에 따라 액 5%~18% 까지 다양하게 들어있다. 때문에 구강청결제를 사용하고 음주운전측정을 하면 알코올성분이 나오게 된다.

알코올성분을 자주 사용하면 구강내의 소타액선에 문제를 일으켜 구강내 침분비를 억제 할 수 있다. 침이 줄어들면 구강건조증이 생기고 이것이 충치를 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

또 몇몇 구강청결제에는 클로르헥시딘·트리클로산·염화세틸피리디늄·불소 등 강력한 박테리아 제거물질이 들어있다. 하버드대 연구팀에 따르면 살균력이 있는 구강청결제를 하루 2번 이상 사용하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제2형 당뇨병과 당뇨병 전단계에 걸릴 확률이 55% 정도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산화질소학회 기관지 ‘니트릭스 옥사이드’ 최신호에 실린 연구에 의하면 당뇨병이나 당뇨병 전단계 진단을 받은 환자가 당뇨병이 없는 사람과 비교했을 때 특이한 점은 구강청결제를 하루 한번 사용한 사람이 20%, 아침과 저녁으로 하루 2번 구강청결제를 쓴 사람은 30%로 나타났다. 즉 구강청결제를 많이 사용한 사람이 적게 사용한 사람보다 발병률이 높은 것이다.

연구팀은 구강청결제를 자주 사용하는 사람들이 당뇨발병률이 높은 것은 구강청결제에 들어 있는 소독성분이 구강 내 유해균뿐 아니라 산화질소를 생성하는 유익균도 죽이기 때문이라고 추정했다. 구강 내 유익균은 체내에서 산화질소 생성을 돕는데 이는 체내세포가 서로 신호를 주고받도록 돕고 인슐린분비와 대사활동을 조절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때문에 산화질소가 적어지면 당뇨가 생길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또 이런 소독제의 장기사용은 일반 세균은 줄이지만 곰팡이라고 불리도 진균류에게 유리한 환경을 만든다. 구강위생을 위해 열심히 구강청결제를 이용했는데 몇 주가 지나니 혀가 변색되거나 혀의 미뢰가 길어져 혀가 자라는 것 같아 병원을 찾는 사람도 있다. 이는 소독제를 장기사용했을 때 곰팡이 같은 진균이 혀에 자라나는 것이다.

구강청결제를 이용하면 충치를 줄인다는 보고도 있고 잇몸질환이나 치석, 치태의 침착을 줄여준다는 논문도 많다. 하지만 무분별하게 양치질없이 구강청결제로 가글링만 한다면 위에서 말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구강건강은 양치질을 기본으로 하고 구강청결제를 적절하게 같이 사용하면 구강건강을 지키고 구취를 줄이는데 도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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