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소 허리 통증으로 고생하던 회사원 A씨는 최근 증상이 심해져 인근 한·양방 협진을 실시하는 한방병원을 찾았다. A씨는 양의사 처방에 따라 MRI검사 및 관절가동성을 좋게 하는 도수치료를 받고 총 50여만원을 지불했다. 하지만 A씨는 실손보험을 청구하는 과정에서 황당한 일을 경험했다. 당연히 받을 줄 알았던 검사치료비에 대한 보험금을 지급받지 못한 것. 보험회사 측은 “의사가 처방한 MRI, 도수치료라도 한방병원에서 실시했다면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A씨처럼 보험회사가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며 실손의료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전문가가 아닌 보험가입자와 피보험자가 약관의 내용을 이해하기 쉽지 않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실제로는 한방병원에서 양의사의 처방에 따라 발생한 급여·비급여 항목은 모두 실손의료보험으로 보상받을 수 있다.
이에 대한한방병원협회는 오늘(19일) 한·양방협진을 실시하는 한방병원에서 양의사가 실시하는 비급여치료에 대한 보험회사의 의료비지급거부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실손의료보험은 가입자가 병을 얻거나 다쳤을 때 부담한 의료비를 보험회사가 보상해 주는 상품이다. 대다수 실손의료보험 가입자는 국민건강보험으로 처리되지 않는 의료비를 보장해 주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모든 의료비를 보장받지 못하는 현실이다.
실손의료보험 표준 약관은 한방치료에서 발생한 비급여의료비를 보험회사가 보상하지 않는다고 정하고 있다. 하지만 한방병원일지라도 한의사가 아닌 양의사의 의료행위로 발생한 의료비는 보상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대표적인 비급여 항목은 MRI 검사와 도수치료다. 실손의료보험에 가입한 사람이라면 한방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더라도 양의사의 의료행위에 의해 발생한 의료비는 급여와 비급여 항목 모두 보장받을 수 있다.
대한한방병원협회 이진호 기획이사는 “한·양방협진을 받기 위해 내원한 환자들이 보험금지급 거부를 우려해 충분한 치료를 못받고 있다”며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는 보험회사 때문에 환자의 치료받을 권리가 침해되지 않도록 하루 빨리 정상적인 보험금지급이 이뤄져야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도 실손의료보험 가입자의 이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6월 ‘실손의료보험 가입자가 알아둘 필수정보 : 보장되는 것과 안 되는 것’이라는 보도자료를 통해 관련 내용을 안내했다.
하지만 질병진단에 대한 객관적인 검사결과가 없고 호전도 없이 반복적으로 시행된 도수치료는 실손의료보험금 지급대상이 아니다.
이진호 기획이사는 “최근 한방병원에서도 양의사를 고용해 한·양방협진을 실시하는 곳이 늘고 있다”며 “한방병원이라도 양의사에게 MRI 검사, 도수치료를 받았다면 실손의료보험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보험회사는 피보험자에게 이러한 사실을 제대로 알릴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