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부터 ‘반려동물 건강이야기’의 새 필진으로 분당 굿모닝펫동물병원&유치원 장봉환 대표원장이 합류했습니다.
분당 굿모닝펫동물병원&유치원은 2003년 개원 이후 15년간 성남 및 용인 등 인근 지역의 반려동물 건강을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대학병원급의 장비를 갖춘 지역병원으로 일반진료는 물론, 특히 백내장수술과 내시경수술과 관련해 많은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지역주민에게는 과잉진료 없는, 진료 소모품을 아끼지 않는 동물병원으로 소문나 있습니다. <편집자 주>
“강아지가 자꾸 벽에 부딪혀요. 눈동자도 좀 하얗게 된 것 같고요.”
얼마 전 용인에서 온 보호자가 문진 중에 한 말이다. 이 말을 듣는 순간 수의사라면 백내장을 의심해볼 것이다.
동물은 말을 못하기 때문에 백내장이 보호자가 일찍 알아채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반려견 눈이 뿌옇게 보이고 자꾸 벽에 부딪히는 등 이상행동을 보이고 나서야 비로소 동물병원을 찾아온다.
백내장은 안구의 수정체가 혼탁해져서 생기는 질환이다. 눈으로 사물을 식별하려면 빛이 수정체를 통과하면서 망막에 이미지가 맺혀야하는데 수정체가 혼탁해지면서 사물이 뿌옇게 보이는 것이다. 이를 방치하면 수정체가 하얗게 변하면서 결국 시력을 완전히 잃는 단계까지 이른다. 백내장은 이처럼 무서운 병이다.
백내장은 주로 노령견에게 많이 생긴다. 하지만 포도막염(안내염)이나 유전적인 요인으로 인해 어린 강아지에서도 간혹 발생할 수 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이 있다. 수정체가 하얗게 된다고 모두 백내장은 아니라는 점이다. 노화로 인해서도 수정체가 하얗게 변할 수 있는데 이 경우 실명에 이르지는 않는다.
백내장으로 진단받은 후 시력을 지키려면 반드시 외과적인 수술이 필요하다.
백내장은 초기(incipient), 미성숙(immature), 성숙(mature), 과성숙 또는 과숙(hypermature) 백내장인 4단계로 구분한다. 보통은 3단계인 성숙 백내장 이상의 단계에서 시력상실을 확인할 수 있다. 되도록 미성숙 단계인 2단계에서 수술하는 것이 합병증이 적어 시력회복 확률이 높다.
하지만 안과부분은 수의분야에서 아직 일반 진료영역이 아니어서 경험이 풍부한 수의사도, 고가의 백내장 수술장비를 갖춘 동물병원도 드물다. 게다가 사람과 달리 의료보험도 적용되지 않아 수술비도 비싼 편이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백내장 수술성공률은 평균 90% 이상으로 높다. 수술 후에는 1주일 정도 입원해야한다. 회복기간은 저마다 차이가 있지만 보통 한 달 정도 회복기를 거치면 정상 시력으로 돌아온다.
무엇보다 보호자에게 강조하고 싶은 것은 ‘조기치료’다. 모든 질환이 마찬가지겠지만 늦으면 늦을수록 예후가 나빠지는 것이 바로 ‘눈’이다. 다음의 반려동물 ‘눈 건강’ 체크리스트를 기억해두면 조기치료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①눈을 비비거나 긁는다.
결막염이나 안구건조증일 가능성이 높지만 다른 원인일 수도 있다. 무엇보다 눈을 비비다가 상처가 나면 각막천공이나 각막궤양으로 발전할 수 있어 그전에 빨리 치료해야한다.
②눈곱 양이 늘고 색깔도 예전과 다르다.
눈곱이 생기는 것은 정상적인 현상이지만 양이 늘거나 색이 누렇게 보이면 즉시 동물병원으로 와야 한다. 결막염이나 눈물 부족이 원인일 수도 있지만 다른 질환의 위험신호일 수도 있다.
③눈동자의 색깔이 변한다.
일반적인 충혈일 수도 있지만 염증이 발생했을 가능성도 있다. 녹내장처럼 각막에 문제가 생기면 푸르스름한 색깔을 띠기도 하고 하얗게 변하면 백내장일 수도 있다(각막침착인 경우도 물론 있다).
눈은 병의 진행속도가 빨라 치료시기를 놓치면 아예 회복되지 못할 수도 있다. 반려동물이 위의 3가지 체크리스트 중 하나라도 해당한다면 가까운 동물병원으로 빨리 가보는 것이 좋겠다. 정리 장인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