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 내러 왔다가 건강 잃고 간다?
멋 내러 왔다가 건강 잃고 간다?
  • 유대형 기자 (ubig23@k-health.com)
  • 승인 2018.01.25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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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용실서 만나는 ‘유해물질’ 주의보
파마약과 염색약에 들어있는 발암물질 포름알데히드는 미용실 공기상태를 악화시키는 주범이다.

한껏 기분 내거나 꾸미고 싶을 때면 보통 미용실을 찾는다. 커트, 파마, 염색에 이어 두피관리까지 해주는 미용실에서는 자연스레 장시간 머물게 된다. 하지만 이상하게 미용실만 다녀오면 머리가 지끈거리고 피곤해진다. 이유가 뭘까.

■퀴퀴한 냄새, ‘포름알데히드’가 주범

미용실에 가면 입장과 동시에 퀴퀴한 냄새를 맡게 된다. 이는 다름 아닌 각종 접착제원료인 화학물질 ‘포름알데히드’가 만들어내는 냄새다. 포름알데히드는 독한 성질 때문에 살균소독제로 쓰이며 상온에서는 지독한 악취를 낸다. 영화 ‘괴물’에서 괴생명체가 탄생하게 된 원인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포름알데히드의 위험성을 지적한다. 중앙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김재열 교수는 "포름알데히드는 낮은 농도로 접촉해도 피부질환이나 기관지염을 유발할 수 있다“며 ”특히 발암물질이기 때문에 장시간 노출되면 폐암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제암연구기관에 따르면 포름알데히드가 혈액암, 비인두암 등을 일으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농도에 따라 정도가 심각해지는데 0.1ppm 이하에서는 눈이나 목에 자극을 주고 10~20ppm에서는 정상적인 호흡이 어려우며 50ppm 이상에서는 폐렴이 생길 수 있을 만큼 치명적이다. 심하면 기억력에도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환경부가 서울·인천·경기도지역 미용실의 실내 포름알데히드농도를 측정한 결과 기준치(실내공기기준 0.08ppm)보다 10~20배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자주 환기를 하지 않고 지하에 있는 미용실일수록 심각했다.

미용실에서 포름알데히드농도가 높은 이유는 파마약과 염색약 때문이다. 파마약·염색약은 머리에 잘 달라붙어야하기 때문에 접착력이 강한 포름알데히드를 첨가하는 것이다. 또 포름알데히드는 균의 성장을 억제해 머리스타일을 오래도록 유지해준다.

■환풍시설 갖춰야하지만 현실은 ‘글쎄’

최근 대형미용실이 많아지면서 한 공간에서 수많은 손님이 머리손질을 받는다. 자연스레 약을 많이 사용하게 돼 포름알데히드농도가 높아진다. 따라서 적절한 환기시설을 구비하고 창문을 열어 공기를 순환시켜야하지만 대부분의 미용실은 창문을 안 여는데다가 제대로 된 환기시설을 갖춘 곳도 드물다.

손님에게도 미용실환경은 치명적이지만 사실 가장 위험한 사람은 미용실직원들이다. 평균 10시간 이상 일하는 것으로 알려진 미용사들은 포름알데히드 환경에 자연스럽게 장시간 노출된다. 실제로 2016년 부산에서는 환기가 안 되던 미용실에서 5명이 쓰러지기도 했다. 따라서 미용실마다 환기시설을 갖추거나 포름알데히드 대체물질을 개발하는 등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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