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나영의 ‘고령사회 리포트’]㊻ 젊게 사는 시니어, 화장품시장의 큰 손으로 떠올라
[이나영의 ‘고령사회 리포트’]㊻ 젊게 사는 시니어, 화장품시장의 큰 손으로 떠올라
  • 이나영 객원기자 (senioryoung@k-health.com)
  • 승인 2018.01.29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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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고령화로 시니어는 다양한 산업에서 주요 소비층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최근 화장품산업에서 시니어는 큰 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경제력 있는 액티브시니어를 중심으로 외모관리에 신경쓰는 장노년층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나영 객원기자

실제 국내 한 카드회사에 따르면 2015년 1인당 화장품 구매금액이 가장 많은 연령층이 60세 이상으로 나타났다. 특히 2011년보다 2015년 60대 이상 남성은 약 73%, 여성은 약 100%나 화장품구매가 크게 늘었다.

이런 추세는 액티브시니어의 증가와 연관 있다. 액티브시니어는 외모와 건강관리에 관심이 크고 자신에 대한 투자에 적극적인 시니어를 나타낸다. 2015년 한국방송광고공사가 액티브시니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0명 중 4명이 피부미용 등 외모관리에 관심이 있었다.

이들은 외모에 대한 고민으로 주름(40%), 흰머리(38%), 피부(36%), 탈모(31%)를 꼽았다. 특히 여자는 상대적으로 주름과 피부를 신경쓰지만 남자는 탈모를 고민했다. 또 외모관리를 위해 기능성 화장품을 4명 중 1명이 사용했다. 안티에이징에 관심이 많고(66%), 고가의 화장품에 대한 신뢰가 높기 때문에(62%), 비싼 기능성 화장품에도 선뜻 지갑을 여는 것으로 분석된다.

따라서 스킨케어 같은 기초제품만 이용하던 50~60대 남성들도 패션과 미용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그루밍족’으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 국내 한 온라인 쇼핑몰에 따르면 2016년 얼굴잡티를 커버해주는 제품을 구매한 50대 남성이 전년보다 무려 48%나 중가했다.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국내 남성 화장품 시장은 2015년에 이미 1조를 넘어섰다.

이처럼 시니어 화장품시장은 갈수록 성장추세다. 하지만 아직 국내 기업들은 광고 모델로 시니어를 기용하거나 시니어 친화적인 제품을 만드는데 소극적이다. 반면에 해외 화장품기업들은 시니어를 대상으로 이미 적극적인 마케팅활동을 펼치고 있다. 먼저 글로벌 화장품기업 ‘로레알’은 오래전부터 할머니 모델을 기용해왔다. 2014년에는 당시 69세인 영화배우 헬렌 미렌을 안티에이징 크림 광고모델로 내세웠다.

또 일본의 화장품 기업 ‘시세이도(Shiseido)’는 시니어여성 6000명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래서 그 결과를 바탕으로 2015년 시니어전용 브랜드 ‘프리올(Prior)'을 출시하고 제품패키지는 큰 글씨로 제작했다. ‘카오(Kao)’는 50대 이상을 위한 파운데이션에 얼굴이 잘 보이는 돋보기를 부착시켰다.

이런 적극적인 마케팅은 경제적으로 여유있는 시니어가 중요한 소비자이기 때문이다. 일본은 2020년 전체 여성인구에서 50세 이상이 절반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50대 이상의 화장품 구매금액이 전체 시장의 절반 1조5000억엔에 달한다. 따라서 화장품산업도 시니어를 주요고객으로 생각하고 시니어 맞춤형 제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급격한 고령화로 시니어를 위한 화장품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시니어가 관심을 갖는 피부나 모발의 맞춤형 제품 개발도 중요하지만 제품용기, 패키지, 설명서 등에서도 시니어를 세심하게 배려한 제품이 필요하다. 100세 시대에 시니어를 위한 다양한 화장품이 지속적으로 개발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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