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일년에 두 번, 두 가지 肝(간) 검사가 필요한 이유
[특별기고] 일년에 두 번, 두 가지 肝(간) 검사가 필요한 이유
  • 김윤준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소화기내과 교수
  • 승인 2018.02.02 15: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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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2월 2일)로 ‘간암의 날’이 두 번째를 맞았다. 국가간암검진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제정된 간암의 날은 1년에 두 번, 간암검진을 위한 두 가지 검사인 간암초음파검사와 혈청알파태아단백검사를 받고 간암을 조기에 진단, 적절한 치료를 통해 완치하자는 의미에서 제정됐다. 

김윤준 교수

간암의 날을 통해 매년 정기검진을 강조하는 이유는 조기진단이 간암환자의 5년 생존율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치료기술 발달과 국가암검진사업 등으로 인해 대부분의 암종에서 5년 생존율이 개선되고 있다. 간암 역시 최근 5년 생존율이 32.8%로 개선됐지만 위암이나 대장암에 비해서는 여전히 낮은 편이다.

간암의 경우 암 종양이 처음 발생한 장기를 벗어나지 않은 국한단계의 경우 생존율이 53.1%지만 멀리 떨어진 다른 부위까지 전이된 원격전이단계에서는 생존율이 3.2%로 크게 떨어지기 때문에 초기단계의 치료가 더욱 중요한 암종이다.

하지만 간암은 발생하더라도 기존 간질환자들이 겪는 비특이적 복부거북함, 피로 등 증상뿐이기 때문에 증세만으로 간암 유무를 파악할 수 없다. 통증이 심하고 종양덩어리가 만져지는 등 뚜렷한 이상증상이 나타나 병원을 찾았을 때는 이미 암이 상당히 진행됐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40세 이상에서 B형 C형간염바이러스 양성, 간경변증 등 간암위험인자를 보유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증세와 관계없이 반드시 정기검진을 해야 한다. 정기검진을 통해 암을 빨리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이 간암정복의 핵심이다.

간암을 조기에 발견할 경우 간절제술, 간이식 등 수술을 통해 완치를 목표로 할 수 있다. 하지만 대다수 환자들은 이미 암이 많이 진행됐거나 간 기능이 많이 떨어진 상태에서 발병하기 때문에 수술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수술이 어려운 경우 고주파열치료, 경동맥화학색전술, 방사선치료, 전신항암치료 등이 대표적인 치료법이다. 그 중 전신항암치료인 표적치료는 진행성간암환자에게 처방되고 있는데 지난 10여년 간 효과가 검증된 것은 한가지 약제가 유일했다.

하지만 최근 1차 치료제에 이어 2차 치료제까지 등장해 진행성간암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생겼다. 1차 치료제가 효과 없는 환자에게 생존연장효과가 증명된 2차 치료제를 투여할 경우 전체생존기간이 의미 있게 개선되며 일부환자는 장기생존도 가능하다. 또 안전성이 입증돼 환자상태와 치료반응에 따라 적절히 사용하면 생존율 개선을 극대화할 것으로 기대한다.

진행성간암환자는 선택할 수 있는 치료옵션이 적고 이미 많은 치료비가 들어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다. 암환자의 연간치료비용이 평균 2800만원에 달해 의료선택권 및 의료비경감을 위해 새로운 치료제에도 보장성이 신속히 강화돼 보다 많은 환자가 치료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2016년 전체사망자의 27.8%가 암으로 사망했다고 한다. 그 중에서도 간암은 암사망원인 2위를 차지해 적극적인 예방 및 치료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다양한 치료옵션 개발을 위한 의학계의 노력과 국가, 환자의 정기적인 암 검진이 함께 수반된다면 간암도 충분히 극복 가능한 질환이라고 굳게 믿는다. 오늘 간암의 날을 맞아 본인과 가족들의 간 건강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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