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하 원장의 웰빙의 역설]머리가 작으면 지능이 낮고 치매도 잘 걸릴까
[한동하 원장의 웰빙의 역설]머리가 작으면 지능이 낮고 치매도 잘 걸릴까
  • 한동하 한의학박사(한동하한의원 원장)
  • 승인 2018.02.06 17: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보통 머리가 크면 아이큐가 좋고 치매에 걸릴 가능성이 적다고 알려졌다. 반대로 머리가 작으면 아이큐가 낮고 치매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가 있다. 하지만 태아의 소두증처럼 병적으로 크기가 제한되지 않는 이상 머리크기로 지능과 치매유무를 판단하는 일은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한동하 한의학박사(한동하한의원 원장)

머리크기가 작으면 지능이 낮고 치매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는 다양한 연구결과에서도 뒷받침된다.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특정 지역 노인 1902명의 머리둘레를 측정했더니 하위 20%에 해당하는 그룹에서 상대적으로 지능이 낮게 나타났다. 심지어 이들은 치매와 관련된 APOE 유전자에 대한 민감도도 높게 나타났다.

그렇다고 해서 단순히 머리크기가 지능과 치매 발병가능성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2011년 국제노인정신의학 학술지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전 세계 7개국 노인 1만4960명의 머리둘레를 쟀더니 인도인들이 가장 작았고 남미의 노인들이 가장 컸다. 그렇다면 인도인들은 세계에서 가장 머리가 안 좋은 민족이어야 한다.

하지만 인도인들은 세계에서 가장 수학을 잘하고 또 미국인에 비해 치매환자가 1/4 수준으로 알려졌다. 인도인 중에서 수학을 잘 하고 치매에 걸리지 않았던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머리가 크기 때문은 아니었을 것이다. 민족에 따른 지능과 관련된 유전자도 영향이 있을 것이다.

특히 인도인은 치매인구가 적은 이유를 음식에서 찾기도 한다. 바로 강황이 포함된 커리를 많이 먹는것. 강황의 커큐민은 치매뿐 아니라 뇌혈관질환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고 알려졌다. 이밖에 등푸른 생선이나 견과류는 뇌기능을 활성화하는 오메가3 지방산(DHA)이 많아 ‘브레인푸드’로 불리기도 한다. 

머리가 크면 뇌의 용적도 크다고 볼 수 있다. 머리 무게의 약 30% 정도는 뇌의 무게다. 하지만 뇌의 용적이 크다고 해서 머리가 좋은 것도 아닌 것 같다. 어느 연구에서는 뇌질환이 없는 성인 남녀 8000여명을 부검해 뇌의 무게를 측정했더니 남성은 1336그램, 여성은 1198그램인 것으로 확인됐다. 남성이 여성보다 머리가 큰 것도 뇌의 무게가 더 많이 나가기 때문인 것 같다. 그렇다고 해서 남성들이 더 똑똑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지능이나 지적능력은 머리나 뇌의 단순 용적보다는 뇌신경세포들의 효율성과 관련이 깊다. 특히 뇌의 크기보다는 구조, 그리고 뇌조직과 함께 뇌신경세포들이 얼마나 치밀하게 밀집돼 있는지가 중요하다. 또 뇌혈류순환을 통해 세포들에 글루코스, DHA 등의 영양분과 산소가 얼마나 제대로 공급되는지도 중요한 요건이다.

신경세포도 근육세포와 마찬가지로 사용할수록 늘어나고 활성도도 높아진다. ▲책 자주 읽기 ▲간단한 수학문제 암산으로 풀어보기 ▲중요한 전화번호는 외워두기 ▲양손을 골고루 사용하기 등은 뇌신경세포를 활성화시켜 지능을 높이면서 치매를 예방하는 효과도 있다. 육체적으로 활동량이 많은 사람은 혼자 있으면서 우울감에 시달리는 사람에 비해 치매 발병 가능성도 낮다.

필자가 자주 보는 TV 프로그램 중 하나인 ‘뇌섹시대-문제적 남자’라는 프로그램에는 머리가 작으면서도 아이큐가 높고 문제를 훌륭하게 풀어내는 출연진들이 많다. 역사적인 천재과학자 아인슈타인의도 머리크기나 뇌의 용적이 일반인들과 별다른 차이가 없다고 알려졌다.

머리가 좋고 나쁨은 머리크기가 좌우하는 것이 아니다. 타고난 지능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후천적인 노력에 의해 달라질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머리가 얼마나 크냐가 아니라 어떻게 사용하느냐의 문제다. 정리 장인선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