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현 약사의 셀프메디케이션(Self-medication)] 겨울철 의외의 불청객 ‘외이도염’에 효과적인 일반 약
[배현 약사의 셀프메디케이션(Self-medication)] 겨울철 의외의 불청객 ‘외이도염’에 효과적인 일반 약
  • 배현 밝은미소약국(분당) 약국장
  • 승인 2018.02.09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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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귀가 쑤셔 온다. 갑작스런 통증에 놀라기도 했지만 건들면 더 심해져 덜컥 겁이 난다. ‘운동 갔다오고 사우나 좀 하며 씻고 온 것밖에 없는데. 응급실에 가야 하나?’ 어디가 아픈 건지 정확하게 알 수도 없고 귀 안쪽이 아프니 혹 듣는 데 문제가 생긴 건 아닌지 걱정되기 시작한다.

겨울에 많이 발생하지 않는 외이도염환자가 올해는 좀 늘었다. 물론 필자의 약국만 그럴 수도 있겠지만 겨울철 외이도염환자도 꽤 많은 편이다.

배현 밝은미소약국(분당) 약국장

외이도염은 주로 수영 등 물속에서 하는 운동을 하거나 사우나, 목욕, 샤워 등을 하고 귀에 들어간 물을 충분히 제거하지 않아 곰팡이나 세균 등이 외이도에 번식해 발생한다. 또 물기제거나 가려움증 완화를 위해 면봉을 사용하거나 이어폰을 오래 착용해 상처가 생기는 것도 원인이 될 수 있다. 

귀는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뉜다. 귓바퀴에서 고막 전까지의 부위를 외이, 고막에서 난원창 전까지를 중이, 난원창부터를 내이라고 부른다.

외이는 귀의 외관을 갖추고 있으면서 소리를 모아 중이로 보내는 기능을 수행한다. 기다란 굴 형태로 이물질의 침입을 막을 수 있게 구성돼있다. 바깥쪽 피부가 두꺼운 연골 부분은 털과 피지샘이 발달돼 있어 물리적으로 외부 침입을 막을 수 있다. 피부가 얇고 털, 분비샘이 없는 뼈로 이뤄진 부분은 보다 효과적으로 음파를 채집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외이도염은 여름에 많이 발생하는 질환이기도 하다. 바로 물놀이 때문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보통 8월 환자수가 1월보다 두 배 정도 많다. 하지만 겨울에도 외이도염환자가 꽤 많이 발생한다.

외이도염의 가장 큰 특징은 통증이다. 콕콕 쑤시기도 하고 욱씬거리기도 한다. 통증이 어디서 유발되는지 모르는 것도 외이도염의 특징이다. 일단 환자가 느끼기에는 귀 안쪽이 아프기 때문에 뭔가 귀에 큰 문제가 생겼다고 불안해하기 쉽다. 

무엇보다 다른 귀 질환 통증과 가장 큰 차이점은 귀를 잡아당기면 통증이 심해진다는 데 있다. 증상이 경미하다면 귀가 가려울 수도 있는데 이때 긁기 위해 면봉 등으로 외이도를 자극하면 상처가 생겨 외이도염이 더 심해진다.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분비물이 나오거나 소리가 안 들리기도 한다.

외이도염은 대부분 세균이나 곰팡이감염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섣불리 자가치료해서는 안 된다. 반드시 전문가의 진료를 통해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하지만 병원을 방문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일반의약품을 통해 어느 정도 증상을 완화시킬 수도 있다. 증상이 완화됐다고 해서 병원 방문을 늦추면 안 된다는 것도 기억해두자.

■식후 복용 가능하다면 ‘비스테로이드성 소염해열진통제(NSAIDs)

이부프로펜(부루펜), 덱시부프로펜(이지엔6프로), 나프록센(탁센)으로 대표되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는 통증을 완화시키는 데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

NSAIDs 제제는 위장관에서 신속하게 흡수되며 30분 정도 지나면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이부프로펜의 지속시간은 6~8시간으로 1일 3~4회 복용 가능하며 성인의 경우 최대 3200mg까지 복용할 수 있다. 부루펜정 400mg의 경우 8정까지 복용이 가능하다.

덱시부프로펜도 1일 3~4회 복용 가능하며 성인의 경우 최대 1200mg까지 복용할 수 있다. 이지엔6프로의 경우 4캡슐까지 복용이 가능하다. 나프록센의 경우 지속시간이 12시간으로 1일 2회 복용 가능하며 1일 1250mg까지 복용할 수 있다.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는 효과가 빠르고 지속시간이 길다는 장점이 있지만 위장관 장애와 어지러움, 현기증, 피로 등의 중추신경 증상 그리고 수분배출이 저해돼 부종이 나타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일반적인 위장관장애로는 소화불량, 속쓰림, 메스꺼움 등이 나타날 수 있고 심하면 위장관 궤양이나 천공이 나타날 수도 있다. 따라서 음주가 잦거나 위장관이 약한 사람, 신장기능이 떨어진 경우에는 복용하지 않는다. 12세 미만인 경우 나프록센 복용은 피한다.

■빈 속이라면 아세트아미노펜

타이레놀로 유명한 아세트아미노펜은 위장관에서 빠르게 흡수되며 30분 내에 효과를 나타낸다. 지속시간은 4시간 정도다. 지속시간이 짧은 단점을 개선한 서방형제제(타이레놀이알)는 지속시간이 8시간 정도 된다.

아세트아미노펜은 4~6시간(서방형은 6~8시간) 간격으로 복용할 수 있으며 최대 4000mg까지 복용 가능하다. 아세트아미노펜은 NSAIDs가 갖고 있는 위장 부작용이 없어 공복에도 복용할 수 있고 영아도 복용 가능하다.

단 간에서 광범위하게 대사가 이뤄지고 간독성이 나타날 수 있다는 중대한 단점이 있다. 따라서 1일 3잔 이상 음주하거나 간독성 유발약물을 복용하는 경우, 영양결핍이 있는 경우 등 아세트아미노펜을 복용했을 때 간독성이 발생할 위험이 있는 환자는 되도록 복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또 아세트아미노펜은 처방의약품과 일반의약품에 포함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약물 복용 시 총 용량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따끔거림·가려움 심하다면 ‘항히스타민제’

가려움이 심해 귀에 자꾸 손이 간다면 알레르기증상을 완화하는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해보자. 항히스타민제는 염산세트리진(지르텍)와 로라타딘(클라리틴) 같은 단일제제를 선택하는 것이 좋으며 1회 복용으로 24시간 증상이 완화될 수 있다.

지르텍은 6세 이상의 소아부터 1일 1정 취침 전 복용하며 클라리틴은 12세 이상의 경우 1일 1정, 6세~12세 소아의 경우 30kg이하는 0.5정, 30kg이상은 1정 복용한다.

■외이도염 완화에 도움 되는 한약제제

한약제제도 외이도염 증상 완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통증과 가려움, 염증 등이 있다면 십미패독산을, 따끔거림과 통증이 심한 경우 황련해독탕을, 분비물이 나온다면 배농산급탕 등을 사용할 수 있으며 경우에 따라 같이 사용하기도 한다.

어느 질환이든 마찬가지지만 외이도염도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 외이도염이 자주 생기는 사람은 사우나나 목욕을 오래 하지 말아야하며 수영 등 물에서 하는 운동도 피해야한다. 만일 귀에 물이 들어 갔다면 완전히 제거한 후 드라이기의 냉풍기능을 이용해 건조하는 것이 좋다. 습기가 많으면 세균이나 곰팡이가 쉽게 번식하기 때문이다.

면봉은 되도록 사용하지 않는다. 면 자체가 거칠어 외이도 점막에 상처를 내기 쉽다. 이어폰 사용은 난청뿐 아니라 외이도염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소리를 너무 크게 하거나 오래 착용하지 말아야한다. 정리 장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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