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훈의 갑상선-두경부 이야기] 하시모토갑상선염과 갑상선암의 상관관계
[하정훈의 갑상선-두경부 이야기] 하시모토갑상선염과 갑상선암의 상관관계
  • 헬스경향 하정훈 땡큐서울이비인후과 원장
  • 승인 2018.02.15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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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훈 땡큐서울이비인후과 원장

늘 피곤하고 몸이 붓고 체중도 늘어 갑상선검사를 받다가 갑상선암을 발견하는 사람이 종종 있다. 최근 이러한 경로로 필자의 병원에서 수술받은 사람이 있다.

갑상선 절반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고 갑상선유두암으로 확진됐는데 하시모토갑상선염이라는 진단도 나왔다. 환자는 갑상선염이 수술 전 혈액검사로 알 수 없던 것인지, 갑상선염이 갑상선암의 원인인지 궁금해 했다. 남아 있는 갑상선에도 갑상선염이 있으면 다른 갑상선암환자와는 다른 치료를 해야하는지도 물었다.

갑상선염 중 가장 많은 하시모토갑상선염은 비교적 흔한 자가면역질환이다. 자가면역질환은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외부물질이 아닌 자신의 몸에 있는 단백질을 이물질로 인식해 공격하면서 생기는 염증성질환이다. 면역력이 저하된 상태가 아니라 비정상으로 강화된 상태로 면역력을 떨어뜨리는 면역억제제를 사용하면 치료효과가 나타난다.

하시모토갑상선염은 면역세포의 일종인 림프구가 갑상선에 모여 염증을 일으키고 갑상선세포를 파괴한다. 갑상선호르몬을 만드는 과정을 방해하는 자가면역항체가 생겨 갑상선호르몬 생산능력이 나빠진다. 이 과정이 몇 년, 몇십 년에 걸쳐 진행되기 때문에 질환이 심각해지기 전에는 진단이 어렵다.

하시모토갑상선염의 진단은 일반적인 혈액검사인 갑상선기능검사로는 알 수 없고 자가면역항체 수치를 검사해야한다. 갑상선의 세포검사나 조직검사에서는 림프구가 모여 있는 염증으로 진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갑상선 초음파검사를 실시하면 갑상선세포가 파괴된 흔적(갑상선염 소견)이나 갑상선 비대소견을 보고 하시모토갑상선염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이런 초음파검사소견의 변화가 갑상선호르몬 수치의 변화보다 먼저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이런 환자에서 자가면역항체를 검사하면 진단할 수 있다.

하시모토갑상선염은 아직까지 치료법이 없다. 염증 자체를 치료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면역억제제를 쓰면 호전될 수 있지만 근본적인 치료가 아니다. 대신 갑상선염 때문에 갑상선기능저하증이 발생하면 호르몬을 보충하는 치료를 실시한다.

하시모토갑상선염이 갑상선유두암을 유발하는지에 대해서는 맞다는 논문도 많고 그렇지 않다는 연구도 많다. 하시모토갑상선염은 염증세포인 림프구가 암이 되는 림프종을 일으킬 수 있는데 이는 매우 드문 현상이다.

갑상선암 수술 후 하시모토갑상선염이 같이 진단되는 경우 약 30% 정도로 흔하다. 하시모토갑상선염이 동반된 갑상선암은 예후가 더 좋다는 연구도 있다.

정리하면 수술 전 혈액검사에서 항체검사를 하지 않으면 알 수 없고 갑상선염이 갑상선암의 원인인지는 아직 잘 모른다. 남아 있는 갑상선에도 당연히 하시모토갑상선염이 있겠지만 염증 자체를 치료하지 않고 추후 혈액검사에서 갑상선호르몬이 부족하면 보충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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