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종의 건치이야기] 치아에 금이 갔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김현종의 건치이야기] 치아에 금이 갔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 김현종 서울탑치과병원 원장
  • 승인 2018.02.19 17: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현종 서울탑치과병원 원장

잇몸이 붓지 않고 충치가 없지만 차거나 단단한 음식을 먹으면 치아에 짜릿한 느낌이 오는 경우가 있다. 처음에는 가볍게 여겼지만 온도나 자극에 치아가 더 민감하게 반응하게 된다면 치아에 금이 간 균열증후군을 의심해야한다.

최근 치아균열이 더욱 증가하고 있는데 가장 큰 이유는 평균 수명의 연장으로 자연스레 치아를 쓰는 시간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또 우리나라 사람들이 즐겨 먹는 음식 대부분은 단단한 것이 많아 치아균열이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런 치아균열은 50대 이상에서 많이 발견되고 있고 빈도수로는 위턱의 큰 어금니에서 많이 발생한다. 흥미로운 점은 여자보다는 남자에게서 1.2배 더 많이 발생하는데 아마도 남자가 단단한 음식을 선호하기 때문인 것으로 추측해본다.

치아 내부에는 신경관이 있고 이를 온도나 통증을 느낄 수 있는 상아질이 감싸며 가장 바깥쪽은 가장 단단한 법랑질로 이뤄진다. 치아가 만들어질 때는 세포들이 마치 조개가 껍질을 만들어 나갈 때처럼 일정한 방향으로 법랑질을 쌓기 때문에 일정한 결이 생긴다. 이를 따라 치아가 씹는 힘에는 강하지만 결을 따라 좁은 면적에 갑자기 힘이 가해지면 치아에 수직으로 금이 간다. 때로는 수박이 갈라지듯 벌어지는 경우도 있다.

돌솥이나 항아리가 균열 때문에 위에서 아래로 금이 가는 것을 볼 수가 있는데 치아도 이처럼 수직으로 균열이 생긴다.

치아균열은 진단과 치료계획설정이 어렵다. 그 이유로는 첫째, 방사선사진에도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치아균열이 잘 나타나지 않는다. 둘째, 균열선을 발견해도 잇몸 아래 어디까지 진행됐는지 알 수 없어 치료계획을 세우기 어렵다.

치아균열은 보통 측면에 나타나 구별하기 어렵다. 치아 사이에 균열이 가려지거나 아니면 아주 미세한 선으로 생기기 때문이다. 이때 진단하는 방법은 치아균열에 염색제를 사용하거나 형광불빛을 비춰 알아낼 수 있다.

균열 깊이에 따라 치료계획이 달라지는데 치아의 머리 부분에 작은 균열이 생겼고 증상이 없다면 레진이라는 플라스틱재질로 부위를 채워 균열을 막을 수 있다. 하지만 치아가 시리다면 균열이 치관까지 진행된 것으로 판단해야한다. 신경치료의 가능성을 시험하기 위해 치아에 반지처럼 생긴 금속을 주위에 단단히 둘러본다. 증상이 없어진다면 신경치료 없이 치아를 씌우는 치료를 하지만 계속 증상이 있다면 신경치료 후 치아를 씌우는 크라운치료를 실시해야한다.

하지만 치관아래 잇몸 뼈 부위까지 진행되면 치아가 흔들리거나 갈라지지 않아도 발치해야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렇게 힘들게 신경치료를 하고 크라운을 정성스럽게 씌우더라도 계속 균열이 진행된다면 치아수명은 기대한 것 보다 많이 짧아 질 수 있다.

단순하게 치아가 시리는 균열이 발치까지 이를 수 있어 조기진단과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또 단단한 음식을 먹는 것을 줄이고 이를 가는 습관이나 꽉 무는 습관 등은 삼가야한다. 무엇보다 증상이 나타나면 치과를 방문해 알맞은 치료를 받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