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질환보다 희귀한 극희귀질환, ‘골거대세포종’
희귀질환보다 희귀한 극희귀질환, ‘골거대세포종’
  • 유대형 기자 (ubig23@k-health.com)
  • 승인 2018.02.20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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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층에서 많이 나타나는 경계성종양…조기진단과 수술로 치료가능
극희귀질환으로 분류되는 골거대세포종은 조기진단과 수술로 치료할 수 있다. 수술이 불가능한 환자들도 약물로 치료할 수 있지만 아직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경제적 부담이 큰 상황이다.

매년 2월의 마지막 날은 유럽희귀질환기구가 지정한 ‘세계 희귀질환의 날’이다. 4년에 한번 찾아오는 드문 2월 29일의 의미를 담았다. 우리나라에는 약 1000여종의 희귀질환과 환자수는 약 83만명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희귀질환보다 희귀한 ‘극희귀질환’, 치료환경 개선 시급

우리나라에서 정한 희귀질환의 기준은 유병인구 ‘2만명’ 이하다. 이중에서도 환자수가 200명 이하로 유병률이 매우 낮거나 별도의 상병코드가 없는 질환을 극희귀질환으로 분류한다. 극희귀질환은 워낙 드물기 때문에 진단이 어렵고 치료법 자체가 없는 경우가 많아 환자들이 어려움에 처하는 경우가 많다.

지난해 8월 보건복지부는 극희귀질환자들을 위한 사회적안전망을 촘촘하게 구축하기 위해 전수조사에 나섰다. 이렇게 정부가 극희귀질환자의 치료를 보장해주기 위해 나서고 있지만 여전히 속 타는 환자들이 있다. 그중에서는 수술이 불가능한 ‘골거대세포종’ 환자를 꼽을 수 있다.

■젊은층에서 많이 나타나는 극희귀질환 ‘골거대세포종’

20대 후반의 김 모 씨는 언젠가부터 무릎에서 통증이 느껴졌지만 일시적인 것으로 생각해 내버려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증상이 심해졌고 나중에는 달리는 것조차 버거워졌다. 통증은 한달이 돼도 사라지지 않아 병원에 가보니 이름도 생소한 골거대세포종을 진단받았다.

인구 100만 명 당 1명 꼴로 나타나는 골거대세포종은 뼈에서 발생하는 경계성종양이다. 특히 20대~40대 젊은 환자들에게서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의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희귀질환자 4명 중 1명은 증상이 처음 나타난 후 확진받기까지 5~30년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행히 골거대세포종은 X-ray 등 비교적 간단한 검사만으로도 진단할 수 있어 이상징후가 나타나면 최대한 빨리 전문의에게 진료받는 것이 좋다.

분당서울대병원 정형외과 조환성 교수는 “골거대세포종은 비교적 젊은 환자에게 발생하는 경계성종양으로 최대한 빨리 검사받은 다음 적극적으로 치료받아야한다”며 “하지만 환자 대다수가 통증·종양이 심해진 다음에야 병원을 찾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때때로 종양으로 뼈가 부러진 병적골절이 동반되는 경우가 있는데 실제로 골거대세포종 환자 중 30%가 경험하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대부분 치료방법 없는 ‘치료공백상태’…치료제 있어도 ‘보험사각지대’

진단도 어렵고 치료는 더욱 어려운 것이 극희귀질환의 특성이다. 하지만 다행히 골거대세포종은 조기에 진단할 수 있고 치료방법도 있다.

일반적으로 전체 골거대세포종 환자 중 약 80%는 수술로 종양을 제거할 수 있다. 수술이 불가능한 20% 환자들도 ‘데노수맙(denosumab)’이라는 항체의약품으로 치료를 시도할 수 있다. 데노수맙은 한 달에 한 번 투여만으로 수술이 불가능한 골거대세포종 환자에게 효과가 있는 유일한 치료약제다.

하지만 데노수맙은 현재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수술불가능 골거대세포종 환자들에게 ‘하늘의 별따기’다. 조환성 교수는 “30년 동안 수술이 불가능한 골거대세포종 환자들에게 쓸 수 있는 치료약제가 없었다”며 “하지만 새로 나온 치료약제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밝혔다. 이어 “건강보험이 적용돼 더 많은 골거대세포종 환자들이 경제부담 없이 치료받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미 미국 식품의약청(FDA)과 호주 연방의료제품청(TGA)은 데노수맙을 희귀질환치료제로 지정해 환자부담을 줄이고 있다. 우리나라는 아직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환자가 직접부담해 치료받고 있는 상황이다. 진단의 어려움, 치료약제의 부재, 사회지원 부족은 극희귀질환자들이 겪는 삼중고다. 그중 경제적인 부담만으로 치료받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사회지원은 한줄기의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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