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모를 어린이 만성복통, 장내 정체 대변치료 효과
원인모를 어린이 만성복통, 장내 정체 대변치료 효과
  • 정희원 기자 (honeymoney88@k-health.com)
  • 승인 2018.02.21 0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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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차병원 소아청소년과 정수진 교수 ‘대한의학회지’ 논문 게재
▲ 만성복통을 호소하는 어린이의 경우 장내 정체대변이 원인일 수 있다.

“엄마, 자꾸 배가 아파요.”

어린이들은 흔히 복통을 호소하곤 한다. 부모들은 처음엔 놀라지만 복통이 자주 일어날수록 꾀병을 부린다고 오해하거나,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곤 한다.

이런 경우 소아 만성복통을 의심해볼 수 있다. 이는 일반적으로 4~16세 사이의 어린이에서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하는 심한 복통이 3개월 동안 3회 이상 발생하는 경우를 말한다. 소아 만성복통의 70~75%는 원인이 분명하지 않은 ‘기능성 복통’이다. 이 때문에 각종 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지 못해 병원을 전전하거나 통증이 해결되지 않는 경우가 적잖다. 

분당차병원 소아청소년과 정수진 교수팀은 이와 관련 장내 정체 대변치료가 이유가 불분명한 만성복통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장내 정체대변은 직장검사에서 고형변이 만져지거나 X-레이 상에서 분변으로 채워진 장 확장 소견이 보이는 경우로 변비와는 구분된다.

정수진 교수팀은 2013년 1~12월 복통환자 중 대변정체가 관찰된 어린이 환자 141명을 대상으로 삼투성 변비약을 투약한 결과 80%에 가까운 통증완화 효과가 나타난 것.

▲ 분당차병원 소아청소년과 정수진 교수

정수진 교수팀은 복통으로 병원을 방문한 4~12세 환아 267명을 대상으로 복부 진찰 및 방사선 검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변비가 없다’고 대답한 어린이 141명(52.7%)에서 대변 정체가 관찰됐다.

연구팀은 대변정체 환아를 대상으로 장운동 활성제 등 일반적인 소화기약과 삼투성 변비약 중 하나의 약물을 선택해 3개월 이상 투약, 복부통증 개선도를 확인했다. 시험 결과 삼투성 변비약을 투약한 아이의 79.2%, 장운동 활성제를 투약한 아이의 48.3%에서 복부 통증 완화 효과가 확인됐다. 삼투성 변비약을 투여받은 환아의 복부통증 완화 효과가 확연히 높았다.

정수진 교수는 “이번 연구는 소아 만성복통의 원인 중 하나로 의심되는 장내 정체대변의 유병률을 확인하고 어떤 약물치료가 유용한지 확인하기 위해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만성복통을 겪는 어린이는 변을 보는 횟수나 딱딱한 변, 과도한 힘주기 등 변비유무를 묻는 질문으로 정확한 대변정체 상황을 진단하기 어렵다”며 “정확한 복부신체 검사 혹은 단순 복부 방사선검사를 통해 대변정체 여부를 진단한 뒤 적극적인 변비치료에 나서면 복통 횟수 및 정도를 줄이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수진 교수의 논ㄴ문은 삼투성 변비약으로 소아 만성 복통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대변정체를 치료하는 것이 복통을 완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밝혔다는 데 의미가 있어 국내 의학 분야 최고 권위 학술지 ‘대한의학회지’에 수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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