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봄철 불청객 알레르기, 정확한 원인파악이 ‘핵심’
[특별기고] 봄철 불청객 알레르기, 정확한 원인파악이 ‘핵심’
  • SCL(재단법인 서울의과학연구소) 이안나 부원장
  • 승인 2018.03.08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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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스한 날이 지속되는 요즘, 누구나 봄을 반가워하는 것은 아니다. 큰 일교차와 건조한 공기에 꽃가루까지 더해 알레르기질환이 악화되는 사람은 봄이 달갑지 않다. 여기에 황사와 미세먼지는 평소에 있던 증상을 심하게 만든다. 

대표적인 환절기질환 알레르기성 비염 이외에도 결막염, 천식, 두드러기 등 소화기, 피부, 호흡기에 알레르기의 영향이 미칠 수 있어 주의할 필요가 있다.

1980년대 초 국내 알레르기 환자 발생률은 5%에 불과했으나 2000년대에는 20% 이상으로 크게 늘었다. 국민 5명 중 1명이 알레르기질환을 가진 것으로 파악된다.

알레르기질환은 호흡기를 통해 주위 환경으로부터, 또는 음식물 섭취를 통해 알레르겐(allergen,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원인 항원)이 유입되며 나타난다. 체내 면역체계가 특정 항원에 과민반응을 일으키는 것이 원인이다.

이를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염증성 반응이 반복되며 질병이 악화되고 다양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알레르기질환은 원인 알레르겐에 노출되어 증상이 발생하고 질환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여 알레르겐을 회피하고 적절히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까지 알려진 알레르겐은 약 2000여가지 이상이다. 이 중에서 봄에 알레르기 증상을 악화시키는 대표적 원인으로 꽃가루를 들 수 있다. 꽃가루에 의한 알레르기는 봄·가을에 악화되는 계절성 경향이 뚜렷하다. 흔히 잡초 꽃가루, 잔디 꽃가루, 나무 꽃가루 등으로 알레르기가 심해진다. 지역적으로 제주도·경상도·전라도 등 남부지역에서는 일본삼나무·우산잔디가, 제주도에서는 귤응애가 원인이 될 수 있다. 

알레르기 증상이 계절과 무관하게 발생하는 통년성인 경우 집먼지진드기, 반려동물(개·고양이 등), 곰팡이, 바퀴벌레가 원인일 수 있다. 점차 강아지·고양이를 키우는 인구가 늘면서 강아지·고양이 알레르기 양성 반응을 보이는 사람도 10년 전에 비해 3배나 높아졌다. 

식품의 경우 동물성 식품이 식물성 식품보다 알레르기 발생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표적인 알레르기 유발식품은 우유, 계란, 대두, 땅콩, 밀, 메밀, 새우나 게의 갑각류, 조개류, 생선 등이다. 

알레르기질환이 있지만 무엇 때문에 일어나는지 모르는 사람은 병원에서 검사를 통해 파악할 수 있다. 피부에 직접 알레르기 여부를 확인하는 ‘피부반응검사’와 혈액을 채취하는 ‘알레르겐 특이 IgE항체(allergen-specific IgE) 검사’가 대표적이다. 

피부반응검사 중 가장 널리 사용되는 것이 ‘피부단자검사’(skin prick test)다. 이는 팔이나 등 피부에 알레르겐을 떨어뜨리고 바늘로 살짝 찔러 항원을 표피에 주입시킨 후 일정 시간이 지난 뒤 피부에 나타난 발적과 팽진 정도를 측정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다만 검사 시행 부위의 약 50군데 이상을 찔러야 되는 만큼 어린이에게는 적용하기 어렵다. 

검사 후 피부의 가려움이 자주 발생하며 드물게 전신반응이 나타날 수도 있다. 환자가 검사 전 항히스타민제나 스테로이드제 등 약물을 복용했을 경우 검사 결과가 음성이 나오기도 한다. 무엇보다 시술자의 숙련도에 따라 결과 차이가 클 수 있다는 점도 한계다.

반면 혈액을 채취하는 방식의 알레르겐-특이 IgE항체검사는 검사 전 약물복용으로 의한 교차반응이 없고 피부 단자시험에서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이 없다. 검사법이 표준화돼있어 재현성이 높은 것이 장점이다. 

특히 원인 알레르겐을 추정하기 어렵거나 다수의 알레르겐에 의한 알레르기질환이 의심되는 경우, 여러 종류의 특이 IgE항체를 한꺼번에 검사할 수도 있다. 이런 경우 ‘MAST’(Multiple Allergen Simultaneous Test)가 유용하게 쓰인다. 

MAST검사는 한번 채혈로 동시에 약 60~90여종의 알레르겐을 신속, 정확하게 스크리닝할 수 있다. 개별적인 알레르겐에 대한 혈청특이 IgE항체 검사는 특이도가 높고 민감도와 재현성이 높지만, 원인 알레르겐을 어느 정도 알고 있거나 치료 효과를 모니터링 하기 위한 추적검사로서 많이 이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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