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신간] 환자 H.M.
[헬스신간] 환자 H.M.
  • 백영민 기자 (newbiz@k-health.com)
  • 승인 2018.03.14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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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을 절제당한 한 남자와 뇌과학계의 영토전쟁
루크 디트리치 지음·김한영 옮김/동녘사이언스/564쪽/2만6800원

이 책은 ‘H.M.`이라는 약자로 유명한 헨리 구스타프 몰래슨(Henry Gustav Molaison, 1926~2006)의 이야기를 통해 ▲신경외과·정신외과의 역사 ▲과학의 업적과 한계 ▲정신의 가능성과 한계를 알려준다.

1930년대 말 미국 각지에서 저명한 신경외과 의사들이 뜻을 모아 새로운 운동에 돌입했다. 그들의 목표는 조현병 등 정신과문제를 새로운 뇌수술(뇌엽절제술)로 뿌리 뽑겠다는 것. 스스로 ‘정신외과의사’라 부르며 의학연구와 의료행위의 중간에 회색지대를 만든 그들은 급기야 침팬지 등 동물에만 한정하던 수술실험을 인간에게까지 하고야 말았다.

실험대상자였던 중증간질환자 H.M.은 27살의 나이에 새로운 뇌엽절제술을 받는다. 하지만 이 수술은 헨리의 간질을 제거하기는커녕 기억을 담당하는 양쪽 해마를 앗아갔다. 결국 헨리는 새로운 장기기억 형성능력을 잃은 것은 물론 극심한 기억상실증을 안고 살아야했다.

그는 오늘날 우리가 기억에 대해 알고 있는 대부분을 밝혀준 희생자가 됐지만 그 덕분에 인지기능과 관련된 뇌과학은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 책에는 헨리의 어린시절 사고부터 그가 사망한 후 뇌의 소유권을 놓고 연구자들이 벌이는 흥미진진한 뇌과학계의 영토전쟁까지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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