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훈의 갑상선-두경부 이야기] 목멍울은 어떤 경우에 암을 의심하나
[하정훈의 갑상선-두경부 이야기] 목멍울은 어떤 경우에 암을 의심하나
  • 헬스경향 하정훈 땡큐서울이비인후과 원장
  • 승인 2018.03.15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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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훈 땡큐서울이비인후과 원장

25세의 여성이 상담게시판에 글을 남겼다.

“3주전부터 오른쪽 턱 아래에 멍울이 느껴져 만질 때 많이 아팠습니다. 걱정돼 이비인후과에 가서 약을 먹었는데도 멍울이 사라지지 않아 초음파검사를 받았습니다. 병원에서는 임파선이 조금 부었다고 그냥 지내라고 했습니다.”

“현재 통증은 거의 사라졌고 멍울은 전보다 작아진 것 같지만 아직 남아 있습니다. 1주 전부터는 목에 이물감도 생겨 너무 걱정됩니다. 목멍울에 대해 나쁜 이야기가 많아 걱정입니다.”

환자의 증상은 림프절염(임파선염)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림프절은 우리 몸의 구석구석에 아주 많이 있는데 특히 턱 아래쪽에는 목 안쪽부터 염증(편도염, 인후염)이 전파돼 평소에도 커져 있는 경우가 많다.

림프절에 급성염증이 생기면 평소보다 커지고 통증도 발생한다. 약을 먹으면 천천히 통증도 가라앉고 크기도 작아지지만 림프절염이 완전히 낫더라도 사라지지는 않는다. 원래 그 자리에 있던 림프절이 커졌다 작아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목에 멍울이 만져져서 암을 의심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목에 멍울이 만져지면 의사는 뭘 어떻게 확인하고 어떻게 진단을 내려야할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환자의 나이다. 나이가 어릴수록 염증성질환, 선천기형 같은 질병을 먼저 떠올리고 나이가 들수록 특히 40세 이상이라면 암을 포함한 종양이 아닌지 의심한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도 중요하다. 멍울이 생긴 지 며칠 혹은 몇 주 정도 됐다면 림프절염 같은 염증성질환을 먼저 생각한다. 특히 통증이 동반되면 염증일 가능성이 높다.

림프절염이 의심되면 항생제나 소염진통제를 1주~2주 처방하고 반응을 살펴본다. 사례의 환자처럼 약을 먹으면서 멍울의 크기가 작아지고 통증도 없어진다면 염증을 진단할 수 있다.

목멍울이 몇 개월 전부터 만져졌고 점점 커지는 것 같으면 종양일 가능성이 높다. 반면 몇 년이나 됐고 크기 변화가 없다고 하면 선천기형일 가능성이 크다.

종양이나 선천기형에 의한 목멍울은 위치에 따라 잘 생기는 질환이 알려져 있어 이에 대한 추가검사를 실시한다.

특히 암은 약을 먹어도 멍울이 작아지지 않고 계속 커진다면, 특히 통증이 없는 경우 더 의심해야한다. 암이라고 하면 림프절에서 생기는 림프종일 가능성도 있고 구강암이나 인두암 등 두경부암이 림프절로 전이된 경우일 수도 있다.

암이 의심될 때는 구강·인후두에 대해 간단한 내시경검사를 하고 림프절에 대해 초음파검사를 진행한다. 이후 필요하면 세침흡인 세포검사 및 CT검사를 추가로 시행한다.

심각한 목멍울을 일찍 발견하기 위해서는 평소 목을 자주 마사지하면서 지켜봐야한다. 그러다가 전에 만져지지 않던 멍울이 3주가 지나도 없어지지 않고 통증도 없다면 전문가에게 진단받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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