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종의 건치이야기] 입안이 자꾸 건조해져요~
[김현종의 건치이야기] 입안이 자꾸 건조해져요~
  • 김현종 서울탑치과병원 원장
  • 승인 2018.03.15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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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종 서울탑치과병원 원장

사람들과 대화하다 보면 자꾸 입술에 침을 바르거나 입술모서리가 하얗게 변하는 사람이 있다. 이는 입안에 침이 부족하다는 신호로 당뇨 같은 전신질환이 있거나 나이가 많은 사람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실제로 입안에 침이 부족하면 병원에서는 구강건조증을 진단한다. 구강건조증은 임상적으로 왁스를 1분간 씹어서 모이는 침분비가 분당 0.1ml 이하를 나타낸다.

이는 침분비가 적어 음식섭취가 힘들고 혀나 입술에 균열이 나타나며 충치와 잇몸질환이 늘어난다. 특히 구취가 심하게 발생한다.

구강건조증이 나타나는 이유는 다양한 역할을 하는 침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침은 입안의 음식을 부드럽게 만들고 타액의 소화효소들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돕는다.

또 입안에서 섬유소와 함께 입안을 청소하며 구강세균을 조절하는 완충작용과 충치가 적게 일어나도록 조절한다. 이처럼 중요한 침이 부족하면 여러 증상과 함께 이차적인 질병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그럼 왜 침이 줄어들까? 입안 양쪽에는 혀밑, 턱밑, 볼에 큰 타액선이 있고 입술과 볼에 작은 타액선이 있다. 타액선에 염증이 있거나 타액선이 나오는 관이 막히면 침이 줄어든다. 갑자기 혀 밑이나 볼이 뻐근하거나 부풀면 타액선염증을 의심해야한다. 이 경우에는 항생제를 투약하거나 또는 타액선관을 넓혀줘야한다. 침샘의 내부구조를 볼 수 있는 특수한 방사선 사진을 보고 치료를 실시한다.

전신질환 때문에도 침이 부족 할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림프의 영향으로 눈물과 침이 마르는 ‘쇼그렌증후군’이 있다. 자가면역질환인 쇼그렌증후군은 면역체계에 이상이 생겨 눈물이나 침과 같은 분비기관들을 공격해 발생한다. 또 류마티스 관절염, 갑상선질환, 당뇨 같은 질환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최근에는 일부 신경성약물도 입안에 침분비를 줄인다는 보고가 있다. 연구에 따르면 항우울제 같은 약을 정기적으로 투약할 경우 10~20% 정도에서 구강건조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강건조증은 전신질환에 따르는 증상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반복적인 음주나 흡연, 자극적인 음식 때문에도 침분비가 감소할 수 있다. 또 평소 입을 벌리고 자거나 코가 막혀 입으로 숨쉬는 습관도 구강건조증의 원인이 된다.

구강건조증은 입술, 치아, 코, 점막 등 전체적으로 영향을 주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치료받아야한다. 특히 틀니를 사용하는 노인은 입안이 자주 건조해지기 때문에 틀니가 자꾸 빠지거나 잇몸이 헐고 점막이 갈라지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이런 경우는 틀니보다도 구강건조증을 먼저 치료해야만 건강하게 틀니를 사용할 수 있다.

약물 치료로는 필로카핀(Pilocarpine)을 하루 세 번 투약한다. 약을 넣고 후 15분이면 타액 분비가 증가한다. 1시간이 지나면 자극이 극대화되며 2~3시간 정도 효과가 유지된다. 하지만 몇 주 이상 투여해야 구강건조증이 개선될 수 있기 때문에 3개월 이상 넣어야한다.

일반적인 무설탕껌을 씹는 것도 방법이다. 또 침과 비슷한 인공타액이나 침의 분비를 높이는 치약 등을 사용하는 것도 좋다. 평소에는 자주 물이나 우유를 마시는 것도 구강건조증을 개선하는데 도움을 준다.

잠을 잘 때는 가습기를 틀어 입안이 마르지 않도록 신경써야하며 심한 구강건조증이 느껴질 때는 올리브오일이나 글리세린 같은 것을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입이 마르는 증상은 간단하지만 다양한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 최대한 빨리 전문가에게 치료받는 것이 좋다. 침은 구강뿐 아니라 우리 몸을 지키는 작은 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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