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인암은 크게 자궁경부암, 자궁내막암, 난소암으로 나뉜다. 국내 암 중 자궁경부암은 5위, 난소암은 8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서양발생률 1위’ 자궁내막암 역시 우리나라에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수많은 병원이 각종 부인암과 사투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부인종양클리닉은 여성에게 생길 수 있는 자궁경부암, 난소암, 자궁내막암, 융모암 등을 진단하고 치료한다. 특히 가임력을 보존하려는 젊은 부인암환자들을 위해 수술 및 치료 후에도 임신과 출산이 가능하도록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
고대안암병원 산부인과 송재윤 교수는 “예전에는 폐경이후의 환자에서 진행된 암이 발견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조기검진으로 가임기여성에서도 발견하는 경우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며 “따라서 암 수술은 이제 죽고 사는 문제가 아니라 삶의 질과 가임력 보존까지 충분히 고려해 진행돼야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부인암 중 자궁경부암은 최근 성관계 시작시기가 빨라지면서 발병연령도 낮아지고 있다. 초기일수록 가임력 보존에 유리해 최대한 빨리 치료해야한다. 종양상태에서 찾으면 부위만 절제하는 ‘원추절제술’로 제거할 수 있고 설령 암 변형 후 발견해도 크기가 2cm 이하면 다른 기관을 보존하고 자궁경부 및 질 일부만 절제하는 ‘광범위자궁목절제술’로 치료할 수 있다. 두 방법 모두 병변만 제거하기 때문에 임신이 가능하다.
송재윤 교수는 “기존 수술법대로 굵은 혈관을 절제하면 난소로 내려오는 혈관만 남아 자궁혈류공급이 줄어든다”며 “하지만 자궁동맥을 보존하면 자궁으로 가는 혈류를 확보할 수 있어 임신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송재윤 교수는 광범위자궁목절제술을 자궁동맥을 절제하지 않는 방법으로 개량해 로봇수술학회에 보고하기도 했다. 자궁의 굵은 혈관 전체를 잘랐던 기존의 수술법과는 달리 자궁동맥은 보존하고 자궁경부로 뻗어나가는 하부혈관만 없애는 방식이다.
또 이를 로봇수술로 시행해 수술정밀도를 높였다. 로봇수술은 작은 혈관과 신경까지 볼 수 있어 섬세한 수술이 가능하고 자연스레 부작용과 합병증도 줄어든다. 최근 고대안암병원에 최신 수술로봇이 도입됨으로써 이를 이용한 부인암수술이 탄력 받을 것으로 보인다.
송재윤 교수는 “로봇수술은 기존 복강경수술보다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다”며 “자궁 근처에는 신경, 혈관, 인대는 물론 요관, 직장, 방광 등이 매우 근접해 있기 때문에 정교한 로봇수술이 부작용을 줄이는 한편 가임력 보존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고대안암병원 산부인과 이상훈 교수는 “가임력을 보존하는 것은 자녀를 꿈꾸는 젊은 환자에게 매우 중요한 일”이라며 “예전과 달리 진단 및 치료기술이 발전해 조기발견한 암은 완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젊은 암환자는 관리만 잘하면 얼마든지 임신과 출산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에 전문의와 상담해 방법을 찾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