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강아지 실명 부르는 ‘녹내장’, 원인과 치료법은?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강아지 실명 부르는 ‘녹내장’, 원인과 치료법은?
  • 김성언 부산 다솜동물병원 대표원장
  • 승인 2018.03.23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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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언 부산 다솜동물병원 대표원장

“몸이 천 냥이면 눈이 구백 냥”이라고 했다. 눈이 신체기관 중 가장 중요하다는 말이다. 당장 시력이 온전치 않아 다가올 봄꽃축제도 즐기지 못한다고 생각하면 얼마나 답답한가. 행복하고 활기찬 인생을 위해 눈은 건강할 때 잘 보호해야한다. 이는 반려견도 마찬가지다.

안타깝게도 보호자가 반려견의 눈에 문제가 생겼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동물병원에 왔을 때는 이미 눈의 구조와 기능에 심각한 손상이 일어난 경우가 많다. 이때 진단되는 대표적인 질환이 녹내장이다. 사람처럼 반려견도 녹내장을 앓으면 실명에 이를 수 있다. 

녹내장은 안압상승으로 인해 발생한다. 원인은 안방수의 증가다. 안방수는 눈에 영양을 공급하고 눈의 투명성을 유지하는 물이다. 수정체를 둘러싼 모양체에서 생성돼 수정체 앞쪽에 자리하고 각막 아래로 배출된다. 안방수가 생성·배출되는 과정이 일정하게 이뤄지고 적절하게 유지되면 안압도 안정된다.

안방수가 너무 많이 생성되거나 적게 배출되면 안압이 상승해 녹내장으로 이어진다. 전자를 ‘개방우각녹내장’, 후자를 ‘폐쇄우각녹내장’이라고 한다. 사람의 녹내장은 대부분 개방우각녹내장으로 치료가 쉽고 통증이 그리 심하지 않으며 시력을 잃을 확률도 매우 낮다.

반면 반려견의 녹내장은 거의 폐쇄우각녹내장이다. 흰자가 빨갛게 충혈되며 각막이 뿌옇게 보이는 각막부종이 나타날 수 있다. 통증이 매우 심각해 응급치료가 필요하다. 이밖의 증상으로는 ▲눈동자 확산 ▲눈 비비기 ▲눈을 윙크하듯이 깜빡이거나 게슴츠레 뜨는 모습 ▲눈을 아예 뜨지 못하거나 갑자기 안 보이는 듯 어딘가에 부딪히는 모습 ▲눈곱 발생 ▲활력 저하 ▲과다수면 ▲구토 ▲우울감 ▲식욕저하 ▲눈동자에 하얀 줄무늬 발생 등이 있다. 

녹내장 환자의 시력이 남아 있다면 치료의 목적은 안압을 최대한 낮게 오랫동안 유지하는 것에 둔다. 치료법은 크게 내과적 치료와 수술로 나눌 수 있다. 내과적 치료는 안방수의 양을 적절하게 유지하도록 안방수의 생성을 줄이거나 안방수를 배출하는 약물을 투여하는 것이다. 수술은 레이저로 한다. 역시 안방수의 양을 적절하게 유지하도록 시술한다.

안압이 72시간 넘게 40mmHg 이상으로 지속되면(반려견의 정상안압은 12~24mmHg) 시력을 영구적으로 잃을 수 있다. 설사 시력을 잃었다고 해도 통증제어와 미관을 위해서는 수술이 필요하다. 그대로 방치하면 안구가 계속 커지면서 눈을 감지 못하다가 결국 안구와 각막에 심한 염증과 변성이 생겨 안구를 들어내야하는 상황이 온다.

녹내장은 시추, 퍼그, 페키니즈 등 코가 납작하게 눌린 단두종에서 잘 발생한다. 이들 품종에게는 녹내장을 유발할 수 있는 인공화학조미료를 주지 않도록 한다. 또 평소에 눈을 다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한다. 

모든 장기가 마찬가지이지만 특히 눈은 구조적인 문제가 생기면 정상구조를 회복하기 매우 어렵다. 따라서 미리 정기검진을 통해 반려견의 눈 상태가 어떤지 확인하는 것이 최선이다. I 정리 : 최혜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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