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잡스 사망원인 ‘신경내분비종양’, 혈청 CgA검사로 발견한다
스티브잡스 사망원인 ‘신경내분비종양’, 혈청 CgA검사로 발견한다
  • 유대형 기자·이은혜 인턴기자
  • 승인 2018.03.26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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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애플 CEO 스티브잡스의 사망원인이기도 한 신경내분비종양은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질환이다. 우리나라에서도 10만 명 당 3~5명 수준으로 발생하고 있으며 이를 1년으로 환산하면 1500~2000명에 해당한다.

신경내분비종양은 원격전이가 발견되면 생존률이 35%로 크게 떨어져 조기진단이 중요하다. 하지만 진행이 느린데다 비특이적 증상을 보여 발견하기 쉽지 않다. 

대표적인 신경내분비종양으로는 유암종(Carcinoid)이 있다.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암과 유사한 종양이다. 약 70%가 위장관(위, 장을 모두 포함한 소화기관)에서 발생하며 양성종양과 악성종양의 구분이 어렵다. 

유암종이 생기면 설사, 오심, 구토, 복통 등이 나타난다. 하지만 초기에는 대부분 크기가 작고 증식속도도 느려 별다른 증상이 없으며 쉽게 진단되지 않는다. 조직검사를 통해 우연히 발견되거나 간 등 기타 장기로 전이된 후 안면홍조, 빈맥, 저혈압, 폐색증상, 천명(쌕쌕거림) 등의 증상이 발생함으로써 비로소 인지하게 된다.

유암종의 발병요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가족력, 위축성위염, 악성빈혈이 있거나 흡연자인 경우 발생하기 쉽다. 

유암종 등 신경내분비종양환자들은 높은 혈중 크로모그라닌에이 농도를 보인다. 크로모그라닌에이 농도는 유암종 크기와도 비례한다.

■크로모그라닌에이 검사, 발견예측도 90% 이상

유암종진단에는 세로토닌과 5-HIAA(세로토닌의 대사산물)가 유용한 생화학적 표지자(종양의 존재를 나타내는 물질)였다. 하지만 유암종환자 중에서도 세로토닌, 5-HIAA 농도는 정상인 경우가 많아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것이 단점이었다. 이에 따라 유암종환자 대다수에서 높은 농도로 나타나는 혈중 크로모그라닌에이(CgA) 검사가 주목 받기 시작했다. 크로모그라닌에이의 신경내분비종양 발견예측도는 90% 이상인 것으로 보고된다. 

유암종이 아닌 다른 신경내분비종양은 크로모그라닌에이 농도증가량이 상대적으로 적다. 따라서 이 경우 해당장기에서 분비하는 호르몬이나 카테콜아민 같은 신경전달물질이 진단에 더 유용하다. 단 모든 신경내분비종양환자가 특징적인 임상증상을 보이지는 않아 혈청 크로모그라닌에이 검사를 병행하는 것이 좋다.    

GC녹십자의료재단 권애린 전문의는 “유암종 외에도 일부 전립선암, 소세포폐암 환자들 중 신경내분비 분화를 보이는 세포를 포함하고 있는 경우 혈중 크로모그라닌에이가 증가할 수 있다”며 “크로모그라닌에이 농도가 높을 때는 통상적인 호르몬치료에 반응을 잘 나타내지 않고 예후가 나쁠 가능성이 커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크로모그라닌에이 검사로 예후까지 예측

크로모그라닌에이 농도는 유암종 크기와 비례한다. 치료 후 크로모그라닌에이가 참고치 이내로 떨어지면 치료효과가 있다고 판단하며 재상승할 경우 재발을 의심할 수 있다. 

혈청 크로모그라닌에이 검사는 설사, 복통, 기침, 호흡곤란, 심계항진 등을 호소하는 환자에게 권고된다. 만약 치료 후 추적검사 동안 이전보다 크로모그라닌에이 수치가 40~50% 이상 증가하는 경우 임상적으로 의미가 있다고 판단해 추가검사를 실시하게 된다. 

권애린 전문의는 “혈청 크로모그라닌에이 검사는 작년 보건복지부의 신의료기술로 승인받았다”며 “모든 종류의 신경내분비종양에 적용 가능하고 생체검사 없이 혈액으로 간단히 확인할 수 있어 정확하고 편리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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