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양치질 거부하는 고양이, 이렇게 해보세요!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양치질 거부하는 고양이, 이렇게 해보세요!
  • 박자실 부산 다솜 동물병원 원장
  • 승인 2018.03.30 10: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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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자실 부산 다솜동물메디컬센터&다솜고양이메디컬센터 원장

고양이는 개보다 치아가 작고 개수가 적으며 치주질환과 구내염발생률이 높다. 고양이의 치아를 잘 관리해주지 않으면 추후 수의사로부터 이빨을 다 뽑아야한다는 무시무시한 말을 듣게 될 수도 있다. 

이미 고양이의 치아, 잇몸 등 구강에 문제가 생겼다면 되도록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상책이다. 이때 나타나는 증상은 다음과 같다.

▲입에서 악취를 풍기고 이빨이 부서지거나 변색된다. ▲이빨이나 잇몸통증으로 인해 밥을 잘 먹지 않거나 예전과 달리 밥을 먹을 때 밥 앞에서 주저한다. ▲평소 야무지게 그루밍하던 모습과 달리 신경질적으로 얼굴을 비비고 긁으며 침을 흘리거나 입 주변이 갈색으로 지저분해진다. ▲입을 벌리려고 하거나 만지면 놀라거나 신경질적으로 행동한다.

고양이의 심각한 치아·잇몸질환은 대부분 발치로 해결한다. 따라서 질환이 심각해지기 전에 잘 관리해줘야 평생 30개의 치아를 건강하게 유지하며 살 수 있다. 

가정에서 고양이의 치아건강을 관리하려면 양치질이 필수다. 하지만 고양이에게 양치질해주는 것은 너무 어렵다. 수의사이자 고양이 보호자인 필자도 양치질해줄 때마다 거의 전쟁을 치르는 느낌이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고양이에게 양치질을 잘 해 줄 수 있을까?

아직 양치질을 전혀 경험해보지 않은 어린 고양이라면 양치질을 놀이로 인식시키는 것이 좋다. 우선 젤 형태의 영양제나 습식사료를 손가락에 얹어 고양이의 코 가까이에 대 흥미를 느끼게 한다. 고양이가 음식을 거의 다 먹으면 슬쩍 입안으로 손가락을 넣어 치아를 훑어준다. 이 과정을 매일 1~2회 반복해 고양이가 익숙해지도록 한다. 이후에는 치약을 손가락에 발라 쉽게 양치질할 수 있다.

보호자 중에는 고양이 입속에 손가락을 넣으면 바로 깨물어서 너무 무섭다는 사람도 있다. 수의사인 필자조차 진료실에서 양치시범을 보이다가 물려 눈물을 찔끔한 적이 있다. 

이때는 고양이가 칫솔질에 익숙해지게 해보자. 우선 칫솔을 숟가락 삼아 맛있는 간식을 푹 찍어 고양이 코에 가까이 댄다. 고양이는 즉시 칫솔을 핥고 뜯을 것이다. 이 방법을 며칠 동안 여러 번 반복하다 보면 고양이가 멀리서 흔드는 칫솔만 봐도 간식을 주는 것으로 알고 사뿐사뿐 뛰어올지도 모른다. 칫솔질에 익숙해지면 본격적으로 치약을 묻혀 양치질해준다. 

나이 든 고양이에게도 같은 방법을 적용할 수 있다. 단 이미 익숙해진 맛이 아니라면 어떤 간식도 거부할 수 있다. 얼굴마사지로 시작해 양치질에 익숙해지게 하는 방법도 있다. 고양이가 얼굴마사지를 허용하면 좋아하는 간식을 보상으로 준다. 마사지부위는 정확리 입 주변으로 한다. 고양이가 얼굴마사지를 좋아하게 되면 부드러운 질감의 치약을 잇몸과 치아 사이에 길게 발라 양치질할 수 있다. 

요즘엔 시중에 양치효과가 있는 제품이 많이 나와 있다. 예를 들어 쿠키형태의 간식을 씹으면 양치질한 것과 같은 효과를 주는 제품, 물에 섞어 먹기만 해도 간단한 가글효과를 주는 제품 등이다. 이들 제품을 이용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고양이의 치아상태를 파악한 후 양치법과 양치제품을 선택해 치아를 관리하자. 정 어렵다면 가까운 동물병원에서 수의사와 상담하는 것도 좋다. 보호자도 고양이도 지치지 않는 양치 방법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오늘도 치약과 칫솔을 들고 고양이와 전쟁을 치르고 있을 보호자 여러분, 포기하지 말고 오늘도 파이팅하기 바란다. I 정리 : 최혜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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