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하 원장의 웰빙의 역설] 미세먼지가 뇌질환까지? 미세먼지의 뇌 침투경로
[한동하 원장의 웰빙의 역설] 미세먼지가 뇌질환까지? 미세먼지의 뇌 침투경로
  • 한동하 한의학박사(한동하한의원 원장)
  • 승인 2018.04.04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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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하 한의학박사(한동하한의원 원장)

미세먼지 때문에 걱정이 많다. 접촉을 줄이기 위해 아무리 노력해도 어쩔 수 없이 노출될 수밖에 없다. 미세먼지는 다양한 질환의 원인은 물론 심지어 뇌질환까지 일으킨다고도 알려졌다. 그렇다면 어떤 경로를 통해 뇌까지 침투하는 걸까.

외부물질은 다양한 경로로 우리 몸에 들어온다. 먹는 약의 경우 대부분 위장관을 통해 흡수되지만 피부나 다양한 부위의 점막으로도 흡수된다. 그래서 피부를 통한 경피흡수제(호르몬패치 등), 점막을 통한 경점막흡수제(흡입기, 항문좌약, 설하정 등)도 개발된 것이다. 입자크기가 작을수록 흡수가 잘 된다.

미세먼지(직경 2.5~10㎛)도 마찬가지다. 당연히 입자가 작은 초미세먼지(0.01~2.5㎛)가 문제다. 초미세먼지 중에서도 극미세먼지(0.01~0.1㎛)나 나노먼지(0.01~0.056㎛)처럼 작으면 작을수록 흡수가 잘 된다. 하지만 이 경우 능동적 개념의 흡수라기보다는 병리적인 물질이기 때문에 침투가 맞을 것이다.

피부는 본래 방어작용을 하지만 초미세먼지는 피부의 모공, 땀구멍 등을 통해 침투하기도 한다. 표피층에는 혈관이 없는데 표피층을 뚫고 진피층까지 침입한 입자들은 모세혈관으로 침투해 혈관을 타고 전신에 영향을 미친다. 

가장 문제가 되는 부위는 바로 폐기관지다. 초미세먼지는 폐기관지점막을 통해 들어오기도 하지만 모세혈관이 뭉쳐있는 허파꽈리까지 들어온 것들은 보다 쉽게 혈관으로 침투한다. 1㎛ 정도 크기의 담배연기 속 타르나 니코틴이 폐를 통해 혈관으로 흡수되는 것을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미세먼지는 뇌에 어떻게 침입할까. 뇌에는 특정물질로부터 뇌를 보호하는 역할을 뇌혈류장벽이 있다. 뇌로 유입되는 혈관 속 물질이라도 분자량이 크면 통과를 막는다. 하지만 혈관 속 초미세먼지의 일부는 뇌혈류장벽까지 통과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문제는 초미세먼지는 혈관을 통하지도 않고 바로 뇌로 직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통로는 바로 코에 있는 후각망울이다. 후각망울은 후각정보를 담당하는 기관으로 비강 안쪽 위에 붙어있다. 후각망울을 통해 침입한 초미세먼지는 후각신경을 타고 뇌로 바로 올라간다. 이때 초미세먼지는 향기성분처럼 여겨진다.

이는 과학적으로 증명된 사실이다. 미국 뉴욕의 한 대학에서 연구한 결과 200㎚보다 작은 탄소입자를 실험쥐의 코로 흡입시켜 방사선으로 추적한 결과 이들 입자가 실험쥐의 비강내 조직을 통과해 신경을 따라 이동, 뇌로 퍼진다는 것을 증명했다. 200㎚는 0.2㎛에 해당하기 때문에 초미세먼지크기의 범주에 속한다. 

이 때문에 미세먼지는 중풍이나 치매가능성도 높인다. 덴마크 코펜하겐대학의 연구결과 미세먼지(PM10), 질소화합물(NO), 일산화탄소(CO) 등에 단기간 노출된 경우 심방세동 같은 심장질환 없이도 허혈성뇌졸중(뇌경색) 발병가능성이 21%나 증가했다.

쥐를 이용한 연구에서 오염된 공기를 일정기간 흡입시킨 쥐의 뇌에는 치매환자의 뇌에서 많이 발견되는 β아밀로이드단백질 침착과 함께 위축된 신경돌기 등이 발견됐다.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는 없지만 마찬가지일 가능성이 높다.

미세먼지는 무엇보다 접촉이나 침입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 미세먼지가 많은 날에는 긴팔 옷을 입고 모자를 쓰거나 미세먼지용 마스트를 착용하자. 코를 통해 뇌로 직접 침투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코 전용 마스트도 도움이 될 것이다. 외출 후에는 잘 씻고 무엇보다 물을 충분히 마셔야한다. 미세먼지는 작지만 큰 병을 일으키는 골치 아픈 바이러스들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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