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관절 전문검진은 디스크·어깨 질환 ‘안전벨트’
척추·관절 전문검진은 디스크·어깨 질환 ‘안전벨트’
  • 경향신문 박효순 기자
  • 승인 2013.06.14 09: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ㆍ조기 진단, 수술 없이 치료척편한병원 등 시행 늘어

자영업자 윤모씨(34)는 2개월 전쯤 허리를 삐끗해 통증이 생기고 좌측 엉치에도 방사통이 발생했다. 한의원에서 침 시술을 하고, 통증클리닉에서 신경주사치료를 해도 호전이 없어 신경외과를 방문해 MRI를 촬영했다. 4~5번 요추간 추간판탈출증(디스크)이 발견됐으나 수술을 시행할 정도가 아니라는 전문의 진단에 따라 고주파열치료술을 시행했다. 증세가 호전되어 규칙적인 운동요법으로 관리를 하고 있다.

22년차 직장인 박모씨(51)는 컴퓨터 작업을 많이 하는 업무에 종사한다. 40대 중반 이후 어깨와 등이 굽어지고 2~3년 전부터 손과 팔뚝, 다리 등에 저림과 통증이 생겨 고생하고 있다. 어깨와 팔을 돌리면 우두둑 소리가 난다. 스트레칭과 안마 등으로 버텨오던 박씨는 최근 증세가 심해져 견디지 못하고 신경외과 전문의 진료를 받았다. MRI를 찍어보니 경추 3군데에 경미한 디스크가 나타났다. 박씨가 의사의 설명을 들으며 자세히 보니 디스크가 뚜렷하게 튀어나와 신경을 누르고 있었다. 박씨는 4주간 증세를 완화하는 치료를 받은 뒤 효과가 없으면 고주파를 이용해 디스크를 녹여내는 시술을 받을 예정이다.

척추전문검진 프로그램을 통해 MRI를 촬영하는 동안, 모니터에 나타난 실시간 영상을 보며 의료진들이 환자의 상태와 치료방침을 의논하고 있다. 척편한병원 제공

 가정주부 최모씨(57)는 척추 전문병원에서 디스크 파열을 진단받고 수술을 권유받았다. MRI 검사에서 신경 압박이 심하게 나타났고 고통도 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술을 두려워한 최씨는 ‘신경성형술’을 원했다. 증세가 심해 신경성형술로는 완치가 안된다는 의사의 지적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일단 시술을 받고 퇴원했다. 증세가 상당히 경감됐지만 급격히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최근 척추와 관절 질환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전문적인 검진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병원이 늘고 있다. 질환을 조기에 발견하면 간단한 비수술적 치료의 적용이 가능한 만큼 40대 중반 이후에 MRI 검진 등이 포함된 척추종합검진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 검진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전문의들의 견해다. 하루 종일 의자에 앉아서, 고개를 내민 채, 모니터를 보면서 업무를 하는 직장인들은 어깨·목·허리·무릎 질환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이들에게 척추 전문검진은 허리·목 디스크나 어깨 통증 등 근골격계 질환 예방의 안전벨트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목디스크 증상을 치료하기 위해 비수술 치료법인 ‘고주파 열치료술’을 시행하고 있는 이승구 원장(신경외과전문의).
척편한병원 이승구 병원장(신경외과 전문의)은 “MRI 등 정밀검사를 해보면 작은 병변까지 발견할 수 있어 증상에 따른 적절한 치료 방법과 관리가 용이하다”면서 “물리치료나 신경주사보다 더 적극적인 비수술 치료법인 고주파 치료나 신경성형술 등의 시술 건수가 늘어나고 있지만 보다 엄밀하게 적응증을 판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질병의 조기발견과 건강관리 지침을 얻기 위해 매년 하는 일반 종합검진에서는 근골격계 질환에 대한 검사 항목이 별로 없다. 보통 엑스레이나 초음파, CT 촬영 정도로 그친다. 하지만 MRI 검사 없이는 초기 증상에 대한 확진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 체열검사, 골밀도, 근전도 검사 등을 추가하면 현재의 상태 파악 및 앞으로 질병이 진전될 가능성과 방향 등을 가늠할 수 있다. 검사항목은 척추나 관절 분야를 나눠 각각 6~7개 검사항목이 있다. 일반 종합검진과 척추·관절 전문검진을 접목해 받을 수 있다.

척편한병원(서울 관악구) 이승구 병원장이 목 디스크 증상으로 내원한 환자에게 방금 촬영한 MRI 영상을 보여주며 증세를 설명하고 있다.

이 원장은 “조기에 발견해 비수술 치료로 상태가 좋아진 환자는 재발해도 비수술적 치료를 적용할 수 있다”면서 “비수술 치료 후 스트레칭과 근력 운동 등을 통해 척추와 관절을 둘러싸고 있는 근육을 강화하고, 자세와 체형교정을 열심히 하면 평생 수술없이 근골격 건강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