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훈의 갑상선-두경부 이야기] 이하선종양은 모두 수술해야할까?
[하정훈의 갑상선-두경부 이야기] 이하선종양은 모두 수술해야할까?
  • 헬스경향 하정훈 땡큐서울이비인후과 원장
  • 승인 2018.04.06 11: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하정훈 땡큐서울이비인후과 원장

최근 25세의 여성이 귀 아래에 혹이 만져진다며 병원을 방문했다. 3년 전 우연히 발견했을 때보다 커졌다고 했고 다른 병원에서는 이하선종양이 의심돼 수술을 권장 받았다고 한다.

85세의 다른 여성도 귀 아래서 혹이 만져져 내원했다. 혹이 5년 이상 됐고 크기가 조금씩 커지거나 작아졌다고 했다. 이 환자는 절대 수술받지 않겠다고 말하다가 가족들 손에 이끌려 병원에 왔다.

귀 아래 만져지는 혹이 있으면 이하선(귀밑샘)이라는 침샘에 생기는 종양을 우선 떠올리고 림프절 비대, 새열낭종, 유피낭종 등과 구별해야한다.

침샘에는 침을 만들고 분비하는 다양한 종류의 세포들이 모여있어 다양한 양성종양과 침샘암이 생길 수 있다. 침샘암 자체도 매우 다양하다. 2004년 세계보건기구에서 분류한 침샘암만 25종이며 특히 양성종양은 침샘암보다 10배 이상 흔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침샘 양성종양과 침샘암은 따로 생각할 수 없다. 다양한 침샘 양성종양과 침샘암이 있기 때문에 수술 전에는 정확하게 구별할 수 없기 때문이다. 수술 전 검사에서 양성종양으로 판단해 수술했다가 수술 후 조직검사에서 암으로 진단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또 원래는 양성종양(다형선종)이었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암으로 변하는 경우도 있다.

이하선종양은 초음파검사, 초음파검사 유도 세침흡인 세포검사, CT, MRI 같은 영상검사로 진단한다. 종양이 확인되면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위해 수술로 제거한다. 수술 후 조직검사에서 암으로 확진된 경우에는 암의 악성도와 진행정도에 따라 치료 없이 관찰하기도 하고 방사선치료를 추가로 진행하기도 한다.

예외적으로 ‘와르틴종양’이라는 양성종양은 수술로 제거해야 치료되지만 세포검사에서 확실하게 구별이 된 경우에는 그냥 내버려둬도 미용적인 부분을 제외하고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하선종양 수술은 비교적 고난이도수술이다. 얼굴을 움직이는 안면신경이 침샘을 가로지르기 때문에 신경을 잘 찾아 보존해야한다. 안면신경손상이 생기면 안면마비가 생길 수 있다. 침샘종양은 종양만 빼내는 방식으로 수술하거나 수술 중 종양을 터뜨리면 재발위험이 높기 때문에 수술하기 까다롭다.

이외에도 수술 후에는 침분비가 막혀서 생기는 통증, 침고임, 귀감각저하 등 증상이 생겼다가 서서히 나아진다. 밥 먹을 때 쥐어짜는 듯한 통증, 귀 부위가 화끈거리면서 땀이 나는 특이한 후유증은 서서히 나타나 지속되는 경우도 있다.

그래도 종양의 크기가 작을 때 수술하는 것이 쉽고 특히 안면마비의 위험성이 낮다.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위해 조기수술이 권장된다.

사례의 환자 중 25세 여성은 안전하게 수술을 마쳤고 85세 여성은 세포검사에서 와르틴종양으로 확인돼 원하는 대로 수술 없이 관찰하기로 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