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하 원장의 웰빙의 역설] 스탠딩 데스크···서서 일한다고 무작정 건강해진다?
[한동하 원장의 웰빙의 역설] 스탠딩 데스크···서서 일한다고 무작정 건강해진다?
  • 한동하 한의학박사(한동하한의원 원장)
  • 승인 2018.04.10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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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하 한의학박사(한동하한의원 원장)

보통 책상이나 테이블은 의자에 앉아 사용하도록 높이가 맞춰져 있다. 그런데 요즘 시중에는 서서 일하는 ‘스탠딩 데스크’라는 테이블도 있다. 물론 의자는 없다. 스탠딩 데스크는 운동량을 높여 다이어트나 척추·관절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탠딩 데스크는 정말 건강에 도움이 될까.

필자의 지인 중 서서 업무를 보는 분이 있다. 술자리에서도 혼자 서서 술을 마신다. 운동량부족을 해결하기 위해서라고 하니 언뜻 수긍이 된다. 학창시설 수업시간에 졸던 학생들을 깨워 교실 뒤에 서서 수업을 듣게 하곤 했다. 잠을 깨우고 집중력을 높이는 일종의 벌이었다. 앉아서보다는 서 있을 때 더 운동량이 많고 정신을 맑게 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최근 스탠딩 데스크 사용과 관련해 진행된 연구 중 총 46개의 연구결과(1184명 대상)를 분석한 논문(European Journal of Preventive Cardiology, 2018)이 발표됐다. 이에 따르면 스탠딩 데스크를 사용할 때 에너지소모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체중 65kg인 성인이 하루 6시간 사용할 경우 54Kcal 정도가 소모됐다. 연간 약 2.5kg의 지방을 태울 수 있는 양이다. 

하지만 칼로리소모량을 보면 비만을 효과적으로 예방할 만큼 대단한 것 같지는 않다. 54kcal은 65Kg 성인이 12~13분 정도 걷거나 계단 오르기 7분이면 소모되는 칼로리양이고 러닝머신이나 줄넘기, 자전거타기로는 대략 5분이면 소모할 수 있는 양이다. 동일한 칼로리로 따지면 다양한 움직임을 통해 매우 짧은 시간에 소모할 수 있 양이다.   

스탠딩 데스크 사용이 집중력에 도움이 된다고도 하지만 일부연구에서는 정반대 결과를 보여주기도 했다. 호주의 한 대학 연구결과 20명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2시간 동안 서 있는 상태에서 인지기능의 변화를 측정했는데 실험시작 1시간 15분이 지나면서 집중력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단지 서 있다고 해서 집중력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스탠딩 데스크는 오히려 무릎관절염이나 척추질환 등을 일으킬 수 있다. 평소 운동부족으로 근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별다른 움직임 없이 단지 ‘서 있는 것’은 체중에 의해 허리와 무릎 관절에 부담을 줄 수 있다. 또 하지부종을 유발하고 하지의 혈액순환장애로 심장에도 무리가 갈 수 있다. 

마트 캐셔나 학교선생님이나 대학 강사들을 보면 서서 일하는 시간이 많은데도 신체적 문제가 나타나는 것을 봐도 알 수 있다. 이들 직종은 하지정맥류가 흔하고 요통, 무릎관절염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필자도 한 시간 반 정도 건강강좌를 할 때 별다른 움직임 없이 서서 강의하고 나면 강의 후 무릎통증을 흔하게 경험한다.

만일 장시간 서 있어도 척추나 무릎관절 등에 무리를 주지 않으려면 서서 움직여야한다. 무게중심의 이동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아주 짧은 거리라도 움직이거나 제자리걷기, 간혹 까치발도 좋다. 양쪽 다리에 번갈아가면서 하는 짝다리 짚기 역시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이 방법은 오랜 시간 주방에서 설거지를 해야 하는 주부들의 경우 관절염예방효과도 있다. 

의자에 앉아 생활해야한다면 중간 중간 일어나 걷는 것도 좋다. 의자에 앉을 때는 허리받침을 하고 허리를 편 채 반듯하게 않는다. 가급적 움직이려고 노력하고 물을 마시고 커피를 타거나 물건을 가져오는 등 생활근육의 움직임도 필요하다.

건강과 관련해서는 서 있느냐 앉아 있느냐보다는 얼마나 많이 움직이느냐에 달렸다. 스탠딩 데스크를 사용하더라도 잘못된 사용법은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고 의자에 앉아 생활하더라도 간간히 다른 운동을 통해 부족한 운동량을 채울 수 있다. 스탠딩 데스크는 건강에 있어 그리 대단한 발견은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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