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눈치 없는 행동·같은 말 반복한다면…혹시 아스퍼거증후군?
실수·눈치 없는 행동·같은 말 반복한다면…혹시 아스퍼거증후군?
  • 이의갑 의학식품전문기자·양미정 인턴기자
  • 승인 2018.04.26 09: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직장인 A씨는 오늘도 상사의 지시를 이해하지 못하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그는 아무리 노력해도 나아지지 않는 자신에게 문제가 있다고 자책하다가 결국 직장에서 해고당한다. 결국 병원을 찾은 그는 자신이 아스퍼거증후군 환자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하지만 이미 그에게 아스퍼거증후군은 정신력으로는 극복할 수 없는 하나의 질병으로 자리 잡았다.

이 이야기는 `나는 아스퍼거증후군입니다`의 저자 일본인 곤다 신고 씨의 이야기다. 사실 곤다 신고 씨처럼 아스퍼거증후군을 질병으로 인식하는 사람은 정신과의사를 제외하면 거의 없는 현실이다.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최영민 교수의 도움말로 더욱 많은 사람이 이에 대해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질병에 대처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알아봤다.

아스퍼거증후군 환아는 언어능력과 사회적응력이 늦게 발달한다. 대부분 출생 전·중·후 산소결핍으로 인한 대뇌손상과 관련 있지만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이들의 가장 큰 문제는 사회적응력 부족이다. 정상적인 아이들은 미술, 음악, 게임 등 놀이를 통해 친구들과 상호작용하지만 아스퍼거증후군 환아는 잘 어울리지 못하고 자신만의 놀이에 빠지거나 같은 말을 반복하곤 한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의 역할이다. 최영민 교수는 "아이가 사회관계형성을 어려워하고 눈빛, 몸짓, 표정 등 비언어적 행동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되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한다"며 “초등학교에 진학했을 때 증상이 현저히 나타나지만 그 전에도 관심을 가지면 충분히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스퍼거증후군의 완벽한 치료법은 아직 없다. 하지만 다른 발달장애에 비해 치료예후가 좋은 편이기 때문에 조기진단을 통한 사회성훈련과 약물치료의 병행이 중요하다. 이를 통해 성인이 돼서도 정상인과 크게 다르지 않은 삶을 살 수 있다.

전문가들은 아스퍼거증후군을 진단받을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의 정비가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최영민 교수는 “아스퍼거증후군 진단에는 대부분 비용이 많이 든다”며 ”비용 때문에 망설이는 부모를 위해 진단을 저렴하게 받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만일 우리 아이가 아무리 주의하라고 경고해도 실수와 눈치 없는 행동을 반복한다면 아스퍼거증후군을 의심해보는 것은 어떨까? 당사자는 자신이 병에 걸린 줄도 모른 채 주변의 지시나 조언을 이해하지 못해 못내 괴로울 수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