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의 건강학] ② 남자는 태어나서 세 번만 울어야한다?
[눈물의 건강학] ② 남자는 태어나서 세 번만 울어야한다?
  • 유대형 기자 (ubig23@k-health.com)
  • 승인 2018.04.26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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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유독 ‘남자의 눈물’에 야박하다. 우리나라 남자들은 태어났을 때부터 ‘남자는 세 번 울어야한다’는 말과 함께 살아왔다. 눈물이 나올 만큼 슬픈 일이 있어도 남자들은 ‘금지’된 눈물을 어떻게 흘려야하는지조차 모른 채 살아왔다. 

실제로 눈물은 남자에게 ‘금기’로 여겨졌다. 항상 강해야한다는 생각에 아무리 힘든 일이 있어도 참고 티내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이는 남성들의 정신건강을 해치는 것은 물론 자칫하면 우울증까지 유발할 수 있어 반드시 개선할 필요가 있다.

예전부터 남자들에게 눈물은 ‘금기’로 여겨졌다. 따라서 남자들은 슬픈 일이 있어도 참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이는 정신건강을 해칠 수 있고 자칫 우울증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해야한다.

■눈물 금지된 대한민국 남자들

남성들은 낡은 성역할관념에 붙잡혀 신체적•정신적인 나약함을 드러내면 안 되는 것처럼 살아왔다. 이에 따라 자연스레 눈물을 멀리해왔다. 하지만 이는 제대로 된 감정표출을 막아 스트레스를 축적시키고 결국에는 정신질환까지 유발할 수 있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2012년~2016년 통계에 따르면 남성 우울증환자는 나이에 상관없이 계속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우울함 때문에 병원에 가는 것을 이상하다고 여기는 것이 더 큰 문제다. 결국 우울증이 심해져 불면증, 두통, 소화불량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나서야 비로소 병원에 가는 경우가 많다.

인천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박이진 교수는 “슬픔이나 괴로움 같은 감정을 금기시하거나 제한하는 것은 감정표현을 방해하기 때문에 정신건강에 커다란 악영향을 준다”며 “실제로 슬픈 감정이 쌓여 통증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술•약물의존으로 이어질 수도 있어 주의해야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남성들이 부정적인 감정을 해소하는 방법에 익숙하지 않아 건강을 해치는 술•담배를 찾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지친 마음을 달랠 때는 음주와 흡연 대신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친구 앞에서 실컷 우는 것을 권장했다.

■남자는 강해야한다? 이제는 ‘낡은 생각’

건강을 생각한다면 남자는 강해야한다는 생각을 버리고 울고 싶을 때 후련하게 우는 것이 좋다. ‘강한 남자만이 남자다‘라는 성역할관념은 이제 낡은 생각으로 여기고 스스로의 감정표현에 솔직해지는 것이 좋다. 

특히 눈물은 심리학에서 자신의 힘든 상태를 가장 잘 나타내는 수단으로 여겨진다. 따라서 지치고 힘들 때 우는 것에 익숙해지는 것이 좋다. 눈물은 몸과 마음을 이완시켜 긴장을 풀고 혈압을 낮춰 신체건강에도 좋은 효과를 주기 때문이다. 또 울면 스트레스가 일부 해소돼 정신건강에도 도움을 준다.

강동경희대병원 한방신경정신과 정선용 교수는 “눈물이 나올 만한 상황에도 억지로 참으면 스트레스가 배출되지 않아 즉시 표현하는 것이 좋다”며 “눈물은 감정표현의 한 수단이기 때문에 적절히 흘리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른 사람이 신경 쓰인다면 집, 자가용, 화장실 등 시선을 피할 수 있는 곳에서 울어도 좋다”고 설명했다.

‘강한 남자만이 남자다‘라는 성역할관념은 이제 낡은 생각으로 여기고 스스로의 감정표현에 솔직해지는 것이 좋다. 

■눈물 참는 남자, ‘수명’도 짧아 

심지어 눈물을 참는 것은 남성들의 수명에도 악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램지재단 알츠하이머치료연구센터에 따르면 남성이 여성보다 잘 울지 않기 때문에 평균수명이 짧은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이 연구를 통해 사회적 관념 때문에 남성의 우는 횟수가 여성의 1/5정도에 그친다고 밝혀졌다.

연구센터 빌 프레이 박사는 “남자가 여자보다 평균수명이 짧은 이유의 하나가 덜 울기 때문”이라며 “어릴 때부터 '우는 것은 남자답지 못하다'는 생각 때문에 잘 울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이는 건강에 엄청난 악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고쳐야한다“고 조언했다. 

1997년 영국 왕세자비 다이애나가 사망하자 큰 슬픔에 빠진 영국인들은 눈물을 흘렸다. 이후 영국에서는 우울증환자비율이 현저히 떨어졌다. 이 사건을 통해 눈물이 정신치유에 큰 역할을 한다는 ‘다이애나효과’가 탄생했다. 남성들이여! 이제라도 그동안 숨겨왔던 눈물을 한바탕 쏟아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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