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현 약사의 셀프메디케이션(Self-medication)] 계속 머리 계속 긁는 아이, 혹시 머릿니?
[배현 약사의 셀프메디케이션(Self-medication)] 계속 머리 계속 긁는 아이, 혹시 머릿니?
  • 배현 밝은미소약국(분당) 약국장
  • 승인 2018.05.04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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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현 밝은미소약국(분당) 약국장

머리를 긁는 아이를 보고 깨끗하게 감지 않았다고 타박을 줘 보지만 조금 있으면 다시 긁기 십상이다. 이때 엄마는 아이 머리카락을 살펴보고 소스라치게 놀란다.

행여 들킬까 머리카락 사이를 슬금슬금 조심스레 기어 다니는 머릿니들이 보였기 때문이다. 머리카락 사이에 허옇게 붙어 있는 것들은 이미 부화한 머릿니 알들이다. 이게 무슨 일인가!

필자가 어렸을 때만 해도 머릿니 감염된 아이들이 많았다. 특별한 약이 별로 없던 시절 머리를 하나도 남기지 않고 깎아 머릿니가 살 수 있는 공간을 아예 없애 버리거나 부작용이 심해 지금은 없어진 살충제 DDT를 머리, 몸 등 전신에 뿌리기도 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어처구니없지만 당시에는 확실한 치료법이라 생각했으리라. 머리카락을 남기지 않고 자르는 건 지금도 쓰이는 방법이긴 하다.

이는 피부기생충으로 종류에 따라 분류되는데 ▲머리에 기생하는 머릿니 ▲몸에 기생하는 몸니 ▲성기 부근에 기생하는 사면발이로 나뉘어진다. 종류는 다르지만 약은 구분 없이 사용한다.

1. 머릿니

머릿니는 머리를 감염시키고 두피에 산다. 머릿니 감염은 새학기가 되는 3월에 가장 많다. 이의 알 크기는 약 1mm정도이며 7~12일 후 부화된다. 알에서 깨어난 이인 약충은 24시간 안에 피를 빨아 먹어야 한다. 약충은 성충이 되기 위해 3번의 탈피를 거치며 8.5~11일 정도가 걸린다.

알을 낳을 수 있는 암컷은 약 30일간 생존하며 하루에 5~10개씩, 평생 130개의 알을 낳아 모발에 부착한다. 서캐는 다른 머리카락으로 옮겨갈 수 없다. 감염은 이동성이 있는 약충과 성충이 다른 사람에게 옮겨가면서 발생한다.

이에 물리면 물린 자리 주변에 발진이 생기고 24시간 내에 구진이 생긴다. 가려움으로 인해 긁게 되는데 손톱상처로 2차 감염이 발생한다. 부화 전 서캐는 회색이어서 머리칼과 구분이 어렵지만 부화한 서캐는 흰색이어서 눈에 잘 띈다.

2. 몸니

머릿니처럼 몸에 기생하며 산다. 일반적으로 샤워를 하지 않거나 옷을 잘 갈아입지 않는 사람들이 걸리기 쉽다.

3. 사면발이

사면발이는 주로 성 접촉에 의해 전파되지만 속옷, 변기시트, 침구류를 통해서 옮기도 한다.

옴은 진드기의 일종으로 피부감염증이다. 옴은 사람뿐 아니라 애완동물에도 기생한다. 즉 애완동물 키우는 사람들이 조금만 관리를 소홀하게 하면 옴에 걸릴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옴의 암컷이 피부에 이동하면 피부를 뚫고 알을 낳는다. 산란한 지 3~4일이 지나면 유충으로 부화한다. 성충이 된 옴은 피부표면에서 교미 후 각질층 내 굴을 파고 다시 알을 낳는다.

옴감염은 일반적으로 손가락 사이, 손목 안쪽, 남성의 생식기, 엉덩이, 겨드랑이, 벨트라인 등에 발생한다. 감염증상은 독특한 환부의 모양, 염증이 발생하며 밤이 되면 극심한 가려움을 호소한다. 옴감염이 의심된다면 격리치료와 함께 주거지처치 등이 필요해 반드시 병원진료를 받아야한다.

약충과 성충 머릿니 감염이 있다고 판단하는 경우에만 치료하는 것이 원칙이다. 서캐만 있는 경우에는 치료제를 사용하지 않고 참빗을 이용해 서캐만 제거하면 된다. 만약 살아 움직이는 이감염이 확인되면 치료제를 사용해서 없애야한다.

성충과 약충을 죽이는 이 감염 치료제: 피레트린엑스(라이센드플러스액(신신제약), 감마린디액(태극제약), 이자브리액(퍼슨) 등)

페레트린엑스는 이의 신경세포막에 작용해 마비시키고 살충한다. 석유유도체인 피페로닐부톡시드는 페레트린의 분해를 억제해 효과를 증가시킨다.

페레트린엑스는 건조된 모발에 사용한다. 두피와 머리카락까지 충분히 액을 적시고 마사지하고 약을 바르자마자 헹궈내면 약물이 이에 적용될 시간이 없다. 지루하더라도 10분 정도는 기다려야한다. 하지만 10분 이상 지나거나 헤어캡 등을 써서 밀봉하진 않는다. 두피로 약물이 흡수돼 전신작용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뜻한 물을 이용해 머리에 묻어 있는 약물을 충분히 거품내 헹군다. 모발에 남아 있는 죽은 머릿니와 서캐는 참빗을 이용해서 따로 제거한다. 치료는 7~10일 간격으로 2회 실시한다. 일차 치료에 살아남은 서캐가 부화해서 7~10일이면 알을 낳을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2차 치료를 받아야한다. 치료 후 1주~2주 간격을 두고 확인해 약충과 성충이 발견되지 않고 살아있는 서캐가 없으면 완치됐다고 판단한다.

머리에 사용할 때는 머리카락 길이에 따라 사용하는 추천 용량이 다르다.

어깨선보다 짧은 모발 – 어린이 28g/성인 60g

어깨선 정도 모발 – 어린이 60g/성인 85g

어깨선 이상 긴 모발 – 어린이 85g/성인 110g

국화에서 추출한 살충성분이기 때문에 국화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이나 돼지풀에 예민한 사람은 주의해서 사용해야 한다.

이 감염이 확인되면 다음과 같은 생활 수칙도 지키자.

1. 장난감, 머리빗, 옷, 침구류 등을 55도 이상 물에 5분간 끓여 씻고 뜨거운 온도로 건조한다.

2. 세척이 안 되는 개인물품은 2주 동안 비닐봉지에 넣고 격리한다. 이는 2~3일 정도 피를 빨지 못하면 죽기 때문에 감염됐다고 해서 물품을 버릴 필요는 없다.

3. 이감염이 확인된 개인물품은 공유하지 않고 최대한 격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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