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고양이가 침 흘리고 식사를 거부한다? 혹시 ‘구내염’?
[반려동물 건강이야기]고양이가 침 흘리고 식사를 거부한다? 혹시 ‘구내염’?
  • 이진영 24시 일산 닥터독동물병원 진료과장
  • 승인 2018.05.08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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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영 24시 일산 닥터독동물병원 진료과장

아마도 보호자에게 가장 즐거운 일은 사료나 간식을 맛있게 먹는 반려묘의 모습일 것이다. 식사 후 잘 놀기까지 하면 더 바랄 것이 없다. 그런데 어느 날 반려묘가 침을 흘리고 음식을 거부한다면 얼마나 걱정스러울까. 이런 증상과 함께 반려묘가 얼굴, 특히 입 주위를 많이 만진다면 구내염을 의심해야한다.

가벼운 구내염의 경우 이빨과 가까운 잇몸발적이 생기는데 약간의 구취 외에 별다른 증상이 없어 보호자가 초기에 발견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자주 입안을 확인해 초기에 발견하면 양치나 구강소독으로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 초기구내염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하면 증상이 점차 심해지며 의료적 처치 없이는 개선되지 않는다. 

구내염의 대표적인 증상은 ▲침 흘림 ▲때로 지나친 침 흘림 ▲그루밍을 못해 거칠어진 피부와 털 ▲음식거부 ▲구취 ▲체중감소 ▲얼굴이나 입 주변 만짐 ▲식사 시 사료를 떨어뜨리거나 먹으면서 소리 지름 등이다. 

반려묘가 이런 증상을 보이면 보호자가 입안을 살펴봐야겠지만 구내염은 보통 매우 심한 통증을 일으켜 순한 고양이라고 해도 입안을 살펴보기 어려울 수 있다. 이때는 동물병원에서 반려묘를 진정시킨 후 확인하는 것이 좋다.

구내염은 고양이의 입과 잇몸에 염증 및 궤양을 동반한다. 심하면 입술, 혀, 목구멍 안쪽까지 염증이 진행돼 물을 삼키는 것조차 힘들어할 수 있다. 

구내염은 보통 치주질환이 진행되면서 입안에 치석 및 박테리아가 쌓여 염증을 일으키거나 면역시스템 교란으로 잇몸조직에 비정상적인 면역반응을 보이면서 발생할 수 있다. 헤르페스바이러스, 칼리시바이러스, FIV(고양이 면역결핍바이러스) 등 바이러스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다.

구내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양치 등 평소 치아관리가 중요하다. 주기적인 스케일링도 추천한다. 증상에 따라 스케일링, 치과치료, 스테로이드와 항생제 또는 면역억제제 투약이 이뤄진다.

구내염은 재발하기 쉬워 항상 반려묘의 입안 상태를 확인해야한다. 구내염이 너무 심하거나 재발이 잦은 경우 또는 내복약으로 관리되지 않을 때는 발치한다. 이는 치아표면에 세균이 붙을 기회를 제거하고 치주질환 진행과 면역체계 교란을 막기 위해서다. ㅣ정리 : 양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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