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K유전자변이 폐암의 항암제내성, 극복할 실마리 발견
ALK유전자변이 폐암의 항암제내성, 극복할 실마리 발견
  • 유대형 기자 (ubig23@k-health.com)
  • 승인 2018.05.10 16: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조병철 교수·제욱암연구소 윤미란 박사팀 연구결과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조병철 교수‧제욱암연구소 윤미란 박사팀은 “이번 연구가 ALK유전자변이 폐암환자들의 생존률을 크게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 치료제개발을 위한 연구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조병철 교수‧제욱암연구소 윤미란 박사팀이 난치성 알크(ALK)유전자 변이폐암환자가 겪는 항암제내성을 극복할 수 있는 실마리를 발견했다.

전체 폐암의 3~7%를 차지하는 ALK유전자 변이폐암은 초기에는 크리조티닙(젤코리)를 사용해 효과를 보지만 보통 1~2년 내에 내성이 나타나 치료에 어려움이 생긴다.

내성이 나타나는 원리는 크게 추가적인 ALK유전자의 돌연변이에 의한 ‘ALK 의존적 기전’과 우회신호전달체계의 활성화에 의한 ‘ALK 비의존적 기전’으로 나뉜다. 전자는 차세대 ALK 표적 치료제로 극복할 수 있지만 후자는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해 ALK융합 양성폐암 중에서도 난치성으로 분류됐다.

이에 최근 연구팀은 ALK 비의존적 기전이 발생하는 새로운 메커니즘을 밝해 주목받고 있다. 이는 내성세포주와 동물모델에 대한 후성 유전체 통합분석을 실시한 결과다.

연구팀 분석 결과, ALK표적 항암제투여로 약물에 대한 저항성이 나타나는 과정에서 DNA를 구성하는 네 종류의 단백질 중 히스톤 H3의 27번째 라이신의 ‘탈아세틸화’가 뚜렷하게 나타나는 점을 확인했다.

탈아세틸화는 마이크로RNA-34a와 마이크로RNA-449a의 감소로 이어졌다. 이 두 마이크로RNA는 내성발현에 관여하는 AXL유전자의 활성화를 억제한다. 때문에 이러한 마이크로RNA가 줄어들면서 결과적으로 AXL이 과발현되고 항암제 내성 기전 ‘상피간엽이행’이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연구결과를 임상적으로 확인하기 위해 연구팀은 ALK 표적 항암제를 투여받은 환자의 표본을 분석했다.

연구결과, 후성유전체 통합분석 결과에 부합하는 결과가 나왔다. 연구팀이 ALK 억제제 치료를 받은 환자의 생검을 원위치혼성화 기법을 활용해 분석한 결과, 환자 9명 중 6명의 치료 후 생검에서 치료 전 생검과 비교해 마이크로RNA-34a 또는 마이크로RNA-449a의 발현이 감소한 것을 확인했다.

또 같은 표본의 환자군 중 8명의 환자에 대해 AXL에 대한 면역조직 화학 검사를 진행한 결과, 이중 5명의 치료 후 생검에서 AXL 발현 증가가 확인됐다. 그중 3명의 치료 후 생검에서는 치료 전과 비교해 AXL 발현 증가와 마이크로RNA-34a 또는 마이크로RNA-449a의 감소가 동시에 관찰됐다.

ALK표적항암제 처리 후 환자의 종양조직에서 마이크로RNA-34a·마이크로RNA-449a 발현은 감소하고 AXL유전자 발현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발견으로 ALK 비의존적 기전에 따른 내성으로 치료에 난항을 겪은 환자들에 대한 항암제개발에도 가능성이 열렸다.

연구팀은 규명한 내성발생원리에 입각해 동물실험에서 히스톤 H3의 27번째 라이신의 탈 아세틸화를 막는 약물을 ALK표적항암제와 함께 투여해 항암효과를 이끌어 내는 데 성공했다.

조병철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ALK유전자변이 폐암환자들의 생존률을 크게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며 “내성발생원리가 규명된 만큼 치료제개발을 위한 후속연구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미란 박사는 “특히 ALK 비의존적 내성을 획득한 환자들의 기전은 다양할 수 있다”며 “환자 개개인의 내성기전에 따른 개인별 맞춤치료의 발판이 마련되도록 임상적 유효성검증을 거친 ALK 표적항암제의 새로운 내성기전을 밝혀 낼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김정숙 율리아 폐암 연구기금의 지원을 받아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김미랑 박사와 분당차병원 임선민 교수의 공동 연구로 수행됐다. 연구결과는 최근 저명한 암연구 국제학술지 ‘Cancer Research’에 게재됐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