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하 원장의 웰빙의 역설] 비만세포와 비만은 전혀 상관 없다…비만세균이 문제
[한동하 원장의 웰빙의 역설] 비만세포와 비만은 전혀 상관 없다…비만세균이 문제
  • 한동하 한의학박사(한동하한의원 원장)
  • 승인 2018.05.15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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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하 한의학박사(한동하한의원 원장)

여름이 성큼 다가오면서 다이어트에 열을 올리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인터넷에 비만세포 및 지방과 관련된 근거 없는 내용이 떠돌고 있어 주의해야한다. 실제로 비만세포는 비만과 관련 없고 다이어트에 오히려 도움이 되는 지방도 있다.

비만세포의 다른 이름은 비반세포다. 이 둘은 과거에 혼재돼 사용됐지만 최근에는 비만세포라는 이름을 더욱 흔히 사용한다. ‘비만(肥滿)’과 ‘비반(肥胖)’은 모두 뚱뚱하다는 의미다. 

비만세포를 영어로 하면 ‘obesity cell’이 아닌 ‘mast cell’이다. mast는 그 자체로 돛대, 기둥 등을 의미하지만 여기서는 ‘살찌게 하다’는 의미인 독일어 ‘mastzellen’(독일어로 ‘마스첸’이라고 발음)의 줄임말이다. 비만세포는 mastzellen이라는 단어를 해석해 만들어졌다.

비만세포는 현미경으로 관찰했을 때 신경전달물질과립이 마치 물방울처럼 뚱뚱하게 보인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이다. 하지만 비만세포는 비만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 비만세포는 백혈구의 일종으로 염증 및 알레르기반응에 관여하는 면역세포다. 

우리 몸에서 비만과 관련된 세포는 오로지 지방세포다. 성장기 때 지방세포는 수가 늘어나지만 성장이 끝나면 비만정도에 따라 크기가 달라진다. 성인기에 살이 찌면 지방세포의 크기가 커져 체지방량이 늘어난다.

하지만 체지방이라고 해서 모두 살을 찌우지는 않기 때문에 무작정 체지방을 제거해서는 안 된다. 백색지방세포는 남은 에너지를 저장하기 때문에 살찌게 할 수 있지만 에너지대사와 관련된 갈색지방세포는 오히려 양이 많을수록 살이 빠진다.

살을 빼기 위해서는 백색지방 대신 갈색지방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 고강도운동을 하면 에너지소모과정에서 백색지방이 갈색지방으로 변환된다. 또 극심한 추위에 노출돼 덜덜 떠는 경우 체열을 높이기 위해 갈색지방이 늘어난다. 견과류나 등푸른생선을 많이 먹는 것도 도움이 된다. 즉 에너지대사가 활발해질수록 갈색지방이 늘어난다.

비만세포와 달리 비만세균은 실제로 비만을 유발한다. 인간 등 포유류의 장내세균총에는 여러 가지 세균이 공존한다. 이 중 유해균인 페르미쿠테스(Firmicutes) 속 비만세균이 늘어날수록 살이 찐다. 

이와 관련된 재미있는 연구결과가 있다. 장내무균생쥐에게 고지방식이를 실시한 경우 뚱뚱해지지 않았지만 고지방식이를 먹이면서 페르미쿠테스 속 세균을 접종했더니 비만해졌다는 사실이다. 이 결과를 통해 유해균은 에너지대사를 방해하고 유익균은 에너지대사를 활발하게 한다고 볼 수 있다.

유해균은 보통 저체중인 사람에게 살을 찌게 하기보다는 정상체중인 사람을 살찌게 하는 데 관여하기 때문에 부정적인 측면이 있다. 하지만 유해균은 보통 15% 정도를 넘지 않는 선에서 유지되는 것이 바람직하기 때문에 박멸할 필요가 없다. 

비만으로부터 탈출하는 것이 현대인의 숙제가 되면서 부정확한 내용이 나돌고 있다. 익히 설명했듯이 비만세포는 비만과는 전혀 상관없다. 지방세포를 무작정 천대하거나 비만을 유발하는 장내세균도 모두 제거할 필요는 없다. 건강한 다이어트를 위해서는 균형 잡힌 조절이 필요할 뿐이다. ㅣ정리 : 양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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