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9일 세계 염증성장질환의 날] 크론병, 치료핵심에 ‘관해’ 아시나요
[5월 19일 세계 염증성장질환의 날] 크론병, 치료핵심에 ‘관해’ 아시나요
  • 유대형 기자 (ubig23@k-health.com)
  • 승인 2018.05.18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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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장관에 생기는 만성염증성 장질환 크론병은 국내에서는 환자가 적어 희귀질환으로 분류된다.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는 크론병은 주요증상으로 복통, 설사, 체중감소 등이 있으며 각종 합병증을 유발한다.

3년 전부터 ‘크론병’을 앓고 있는 직장인 강모 씨는 평범한 일상이 삶의 목표가 됐다. 극심한 복통, 설사 등으로 직장생활은 물론 일상이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병원에서 약을 맞고 한동안 증상이 없어졌지만 약효가 떨어지면서 복통과 설사가 재발했다. 이에 약을 바꾼 강 씨는 한동안 증상이 가라앉았지만 언제 재발될지 몰라 불안해하고 있다. 이처럼 크론병은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는 질병이다.

■악화·재발 반복되는 ‘크론병’

크론병은 입부터 항문까지 어느 위장관에도 생길 수 있는 만성염증성 장질환이다. 현재까지 국내에서는 환자가 적은 희귀질환이기 때문에 정확한 판단이 어렵다. 실제로 다른 질환과 혼동돼 진단이 늦춰지는 경우도 많다.

크론병 주요증상은 복통, 설사, 체중감소, 발열, 장출혈 등이다. 이는 관절, 피부, 눈 등에도 나타날 수 있으며 염증이 잘 조절되지 않을 경우 복부농양, 누공, 장협착, 항문 주위 농양·치루 같은 각종 합병증이 발생할 수도 있다.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예병덕 교수는 “증상의 악화·재발 반복은 크론병의 특징이다”며 “증상이 없을 때는 괜찮지만 다시 악화되면 기본적인 생활조차 힘들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따라서 잦은 설사와 심한 복통 때문에 크론병환자는 다양한 불편함을 겪고 심해지면 우울증까지 겪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크론병치료, 핵심은 ‘관해’ 유지

크론병은 대부분 10·20대의 젊은 나이에 발병한다. 특히 완치라는 개념이 없어 평생 지속되고 증상의 악화·재발이 반복된다. 따라서 크론병의 치료목표는 증상이 일정 수준 이하로 감소한 상태인 ‘관해’를 이끌어내는 것이다.

이를 위한 치료법으로 ‘유도요법’과 관해를 유지하기 위한 ‘유지요법’이 있다. 유도요법에는 설파살라진, 5-ASA(5-아미노살리실산), 스테로이드 등 약제가 쓰이며 유지요법은 설파살라진, 5-ASA, 면역억제제 등을 사용한다. 또 스테로이드, 면역억제제 등이 효과가 적은 환자들은 TNF-α 억제제 같은 생물학제제를 사용한다.

문제는 약제를 바꿔도 효과가 없거나 항체형성 때문에 재발되거나 효과가 줄어드는 것이다. 실제로 TNF-α 억제제를 사용해도 반응이 없는 환자가 약 10%~40%에 이르며 처음에는 효과가 있어도 20%~40%는 1년 만에 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크론병환자가 관해를 5년 이상 유지하는 비율은 3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크론병의 치료목표는 증상이 일정 수준 이하로 감소한 상태인 ‘관해’를 이끌어내는 것이다. 하지만 치료제로 관해를 유지하다보면 항체가 형성돼 효과가 줄어들 수 있다. 따라서 적절한 시점에 치료제를 교체하면 염증조절과 관해유지에 좋다. 

효과가 사라진 기존약제를 적절한 시점에 새로운 치료제로 교체하면 염증을 조절하고 관해를 유도·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 실제로 기존 약제치료의 실패를 빠르게 판단·대체하면 상태개선에 좋다. 이에 최근 다양한 제약기업들이 새로운 크론병치료제인 항인테그린제제·인터루킨 억제제 등 개발에 힘쓰고 있다.

또 환자상태에 따라 동일한 계열의 약제보다는 새로운 기전의 생물학제제를 선택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실제로 TNF-α 억제제 치료에 실패한 크론병환자에게 항인테그린제제를 투여해 유도요법에 반응을 보인 환자 약 90%가 152주까지 관해를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기검사로 ‘장내 염증상태’ 파악해야

적절한 약제교체시점이나 치료경과를 정확하게 파악하려면 혈액검사, 대변검사, 대장내시경, CT, MRI 등 검사를 정기적으로 받아 장의 염증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크론병은 증상이 없어 관해가 잘 유지된다고 느끼지만 실제 장의 염증상태는 나아지지 않는 경우가 약 50%에 달한다. 장기추적조사 연구에 따르면 대장내시경검사에서 장점막의 치유를 달성한 환자군은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크론병으로 인한 수술위험이 약 60% 감소한 것으로 밝혀졌다.

따라서 크론병 관련 증상이 없거나 적은 경우에도 정기검사를 통해 장의 염증상태를 관찰해야하며 검사결과에 따라 적극적으로 치료받아야한다.

현재 크론병치료제를 사용할 때는 증상변화를 기준으로 국민건강보험이 적용된다. 따라서 자신의 몸에 특별한 변화가 나타났다면 최대한 빨리 담당의사에게 알려야한다. 이는 합병증 및 수술위험을 줄이고 삶의 질 유지하며 경제적 부담을 줄이는 간단한 방법이다.

예병덕 교수는 “크론병의 치료목표는 증상호전이 아니라 염증호전이다”며 “뚜렷한 증상악화가 없어도 장의 염증상태를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검사를 정기적으로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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