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뭐든 최선을 다하려는 당신…마음챙김·무관심이 필요합니다
[특별기고] 뭐든 최선을 다하려는 당신…마음챙김·무관심이 필요합니다
  • 용인정신병원 이명수 진료원장
  • 승인 2018.05.29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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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정신병원 이명수 진료원장

세상이 복잡해지니 명상이 유행입니다. 명상과 함께 ‘마음챙김’으로 소개되는 ‘mindfulness’라는 개념도 있습니다.

최근 들어 심리치료의 주요 기법으로 알려진 마음챙김의 주요개념은 탈중심화, 즉 나와 나를 둘러싼 세태에서 벗어나 객관적으로 나를 바라보는 것, 무비판적 알아챔, 내려놓음,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즉 복잡한 세상살이, 걱정, 근심, 스트레스에 휩싸여 내 마음이 온통 꽉 차있는 “Mind Full"의 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Mindful"의 개념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이는 고대 동양사상에서 나온 개념이지만 니체를 비롯한 서구사상과도 일부 유사한 측면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비슷한 내용으로 손자병법에 이러한 말이 있습니다. ‘적과 싸울 때 장수는 군사들 한가운데 있기보다는 조금 떨어진 곳에 있어야 한다. 그래야 전체적인 형세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음챙김의 이론을 대입해보면 결국 탈중심화하지 못하고 그 중심에서 감정에 휩싸이면 숲은 보지 못하고 나무만 보게 되고 결국 일을 그르친다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주의력결핍장애로 대표되는 소위 ‘말 안 듣는 아이’를 가진 어머니에게 저는 항상 ‘남의 집 아이 대하듯이 하세요’라고 말합니다. 대다수 이 말을 들은 어머니들은 잘 이해가 안 된다는 표정을 짓습니다.

주의력결핍장애를 가진 자녀를 둔 부모가 2~3년 지나면 전문가 정도의 지식을 갖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말 안듣는 자식을 보면 감정적으로 반응하게 되고 교과서에 나온 것과 정반대로 행동하는 경우도 태반입니다.

언어적으로는 교과서처럼 할 수도 있지만 표정 같은 비언어적 표현은 부정적 감정을 보이곤 합니다. 참고 참다보면 어머니가 우울증이나 홧병에 걸리는 일도 다반사입니다.

왜 안 될까요? 그 이유는 자기 자식이기 때문입니다. 누구보다 자녀를 사랑하고 빨리 회복되기를 바라지만 안타까운 감정이 앞서기 때문에 배운 대로 실천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이런 경우 대부분 잘한 행동은 그냥 넘어가고 잘못한 행동에는 감정적으로 반응하게 됩니다. 아이들에게 제일 무서운 것은 이러한 부정적 관심에 길들여지는 것입니다.

칭찬받지 못하는 아이들은 야단이라도 맞아야 합니다. 그것이 본능이기 때문이고 인간은 관심받지 못하면 존재의 가치를 잃어버리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관심은 가지되 한발 혹은 반발 정도 빠져 있을 필요가 있습니다. 가까운 이웃의 자녀를 대하듯이 말입니다.

잘못한 행동에는 반응하지 않고 잘한 행동은 매우 칭찬해야 합니다. 이러한 것을 ‘선택적 무관심’이라고 부르며 매우 강력한 행동교정의 효과가 있습니다.

아이들뿐이 아닙니다. 우리가 하는 일에도 적용될 수 있습니다. 일에서 열정을 갖는 것은 매우 중요하지만 사회생활이 그리 만만하지는 않습니다. 가끔 우리는 ‘내가 옳은데 왜 내가 하는 일과 방식을 인정하지 않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깊은 분노감에 빠지는 경우도 있으며 모순에 빠져 혼란스러울 때도 있습니다.

결국 우리에게 필요한 건 한 걸음 물러서는 연습입니다. 모든 장애물을 무찔러 눌러 이길 수는 없습니다. 한발 벗어나서 관찰하기, 그래야 문제의 유형과 관계, 상호 연관성 등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가끔은 우리의 일을 ‘무관심하게’ 쳐다보는 연습을 해봅시다. 자신의 정신건강은 물론 업무성과에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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