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시리고 아픈 이빨 부러짐, 그냥 넘기지 마세요!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시리고 아픈 이빨 부러짐, 그냥 넘기지 마세요!
  • 최규환 태일동물병원 대표원장
  • 승인 2018.06.14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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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규환 수의치과전문 태일동물병원 대표원장

건강한 치아로 씹는 즐거움을 누리는 것은 사람뿐 아니라 반려동물에게도 큰 복이다. 하지만 반려동물의 이빨은 사람보다 문제가 더 많이 발생한다.

치주염, 치아흡수성병변, 구강종양 등 질병부터 부정교합, 치아 파절, 턱뼈 골절 등 물리적인 문제까지 나타난다.

반려동물의 구강문제는 한꺼번에 이야기하기에는 너무 다양하고 광범위하기 때문에 앞으로 하나씩 다뤄볼 예정이다.

오늘은 반려동물의 치아 파절, 즉 이빨부러짐을 이야기해보려 한다.

반려동물의 치아도 사람의 경우처럼 부러질 수 있는데 원인은 다양하다. 가장 흔한 경우는 뼈나 딱딱한 물체를 씹었을 때 치아파절이 생기는 것이다. 이외에 얼굴이나 입 주위에 물리적인 충격이 가해져서 치아가 부러지기도 한다.

치아는 피부와 다르게 한번 상처가 나면 재생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한번 부러진 치아는 외관상 그 상태를 유지하게 된다. 이때 반려동물에게 발생하는 가장 우선적인 문제는 통증이다.

통증을 느끼는 이유는 치아의 상아질을 관찰해보면 알 수 있다. 미세한 현미경으로 보면 상아질은 현무암구조로 구성돼 있다. 수많은 구멍이 존재하고 이를 통해 신경이 연결된다. 때문에 바람, 압력 온도변화 등 자극이 미세구멍들을 통해 신경까지 전달된다.

건강한 치아는 에나멜 코팅층이 이러한 자극으로부터 치아를 보호한다. 하지만 파절된 치아는 자극이 고스란히 신경으로 전달돼 시리고 아프다. 상아질뿐 아니라 치수까지 노출된 경우에는 더 큰 통증을 느끼게 된다.

유심히 관찰해 조기에 발견하더라도 반려동물이 통증을 숨기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밥 먹을 때도 불편함이 없어 보여 보호자가 괜찮겠지 생각하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부러진 치아를 내버려두면 어떻게 될까? 이때 감염이 진행된다. 치수감염이 생기고 치아뿌리에 고름이 찬다. 감염과 염증이 심해지면 결국 치아를 살리지 못하고 발치해야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이후 염증이 치아뿌리 주변 부위까지 이어져 피부질환이 나타날 수도 있다. 이를 ‘치첨농양’이라 부른다. 이때는 아무리 피부치료를 해도 소용없다. 근본적 원인은 이빨이기 때문이다. 누가 부러진 이빨이 피부염증의 원인이라고 쉽게 생각할 수 있을까.

이처럼 강아지와 고양이의 치아파절은 그 자체로도 문제지만 다른 질환과의 연관성도 무시할 수 없다. 따라서 빠른 치과치료가 필수다. 치아파절은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반려동물의 치아를 수시로 관찰하고 주기적으로 병원에 방문해 치아상태를 점검하는 것이 좋다. 이를 통해 조기에 치아문제를 찾아내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에 앞서 반려동물의 씹는 습관이나 행동을 관찰하고 씹는 껌이나 물건의 단단한 정도를 사전에 점검해 치아파절이 일어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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