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한의 화장품 파헤치기] 머리카락이 안 빠지는 샴푸? 그걸 믿으라고?
[닥터 한의 화장품 파헤치기] 머리카락이 안 빠지는 샴푸? 그걸 믿으라고?
  • 한정선 향장학 박사(아시아의료미용교육협회 부회장) (fk0824@hanmail.net)
  • 승인 2018.06.15 16:39
  •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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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정선 향장학 박사(아시아의료미용교육협회 부회장)

빛의 속도로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 스트레스와 함께 찾아오는 탈모는 누구를 막론하고 ‘1’도 반갑지 않다. 탈모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비록 한 가닥뿐일지라도 남은 머리카락 사수를 위해 갖가지 안테나를 세우고 채널을 마구 접수한다. 이 때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처음 떠올리는 것이 ‘탈모방지샴푸’일 것이다. 그런데 정말 샴푸 하나만 바꿔도 머리카락이 안 빠질까? 

샴푸의 본래 역할은 두피 위에 있는 피지와 각질, 먼지, 그리고 갖은 헤어용품의 잔여물질을 제거하는 것이다. 그 중 탈모방지샴푸는 근래 들어 남성은 물론 여성탈모인구가 급증하면서 탈모시장에서 필수아이템이 됐다. 

설사 탈모가 진행되지 않았어도 예방차원에서 이런 제품에 대한 기대심리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탈모방지샴푸를 간단히 정의하자면 ‘두피를 자극하지 않고 피지분비를 정상화시켜 두피의 정상적인 역할을 하도록 돕는 것’이라고 하겠다. 

그렇다면 두피의 역할은 무엇일까? 두피는 외부자극으로부터 보호기능과 함께 체내유해물질•노폐물 배설작용, 유효물질 흡수작용 등을 한다. 이는 두피가 피부와 각기 다른 구조물이 아니라 하나의 막으로 이어진 피부의 연장이라는 사실을 의미하며 두피를 피부처럼 정성을 다해 다뤄야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샴푸를 제조할 때는 기본적으로 정제수(물), 계면활성제, 천연첨가제, 방부제, 향료 등을 적절히 배합한다. 탈모방지샴푸라고 해서 크게 달라지지는 않는다. 보통 두피세정력을 높이기 위해 계면활성제(Surfactant)를 첨가하는데 이는 기름과 물에 잘 녹아 두피에 있는 불필요한 노폐물을 깨끗이 씻어낸다. 

대표적으로 소듐라우릴설페이트(SLS), 소듐라우레스설페이트(SLES), 암모늄라우릴설페이트(ALS), 암모늄라우레스설페이트(ALES), 티이에이-라우릴설페이트(TLS), 티이에이-라우레스설페이트(TLES), 그리고 유기농원료로 둔갑하기 쉬운 코카미도프로필베타인(Cocamidopropyl betaine)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들은 비교적 가격이 저렴하고 세정력과 기포성이 뛰어나 제조사들이 제품단가를 낮추기 위해 많이 사용하는 석유계 화학계면활성제 성분들이다. 당장 욕실선반에 자리잡은 탈모방지샴푸의 성분을 살펴보면 아마도 정제수 다음으로 가장 많은 성분을 차지하고 있을 것이다. 

뽀얗고 풍성한 거품이 마구 생기는 싸구려 계면활성제가 함유된 탈모방지샴푸, 과연 두피에 불필요한 노폐물만 제거할 수 있을까? 안타깝게도 두피표면의 이로운 지질성분까지 함께 녹여 버리고 피부장벽을 심하게 훼손시키며 ‘좋지 않은 청결’을 강요한다. 

더불어 지질성분을 먹고 사는 상재세균이 살 수 없는 두피환경을 만들고 이에 따라 무방비상태가 된 두피는 유해균번식을 위한 최상의 조건을 만들어 낸다. 결국 면역력이 약해진 두피는 염증에 쉽게 노출되고 두피는 더욱 건조해져 항상성을 무너뜨리게 되는 것이다. 

어디 이것뿐이겠는가? 아무리 깨끗이 헹궈내도 남아 있는 계면활성제성분은 모낭 안으로 침투해 모낭을 파괴하고 머리카락을 점점 가늘게 해 힘을 약하게 만든다. 결국 탈모방지샴푸가 오히려 탈모를 일으키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간혹 화장품회사들이 제품의 우수성을 부각시키기 위해 천연성분이나 항산화성분 함유 등을 내세워 광고하는 경우도 있지만 과연 이것만으로 탈모문제가 해결될까? 결국 우리는 필연적으로 샴푸의 순기능인 세정력 때문에 계면활성제의 유해성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다. 

결국 탈모방지샴푸는 천연계면활성제 또는 천연유래계면활성제를 사용하거나 화학계면활성제를 덜 사용함으로써 건강한 두피를 유지하도록 도움을 줘야한다. 탈모방지샴푸의 본질은 극히 미미하게 함유된 비싼 탈모방지성분이 아니라는 의미다. 앞으로는 ‘탈모방지샴푸’로 위장한 ‘계면활성제샴푸’를 선택하는 우를 범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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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은심지 2018-07-01 19:18:45
좋은 정보예요^^
탈모 고민에 비싼 전용샴푸 쓰는데 성분을 먼저 확인해야겠어요..
똑똑한 소비자를 만드는 칼럼이네욥^^

은영이 2018-06-30 14:45:11
거품과 향이 많이나면 좋은 샴푸인줄 알았는데 탈모를 악순환시키는 계면활성제 성분~~두피를 해롭게하는줄 진정몰랐네요. 좋은정보 얻어가요

김선정 2018-06-16 11:13:58
탈모때문에 이거저것 엄청 많이 써봤어도 성분확인은 한번도 못했네요ㅠ 매번 쇼킹하지만 유익한정보 감사합니다~ 매번 기다려지네요

화장품연구가 2018-06-16 07:19:11
좋은 글 잘보았습니다.
대부분 글에 공감을 하는 부면입니다. 단, 한가지 더 말씀드리고 싶네요.
샴푸의 계면활성제를 천연과 합성을 구분하여 합성이 무조건 나쁘다는 것은 자칫 소비자에게 오해를 불러일으킬수 있는 부면인듯합니다.
천연이라도 세정력이 떨어지거나 잘 조합되지 않은 천연계면활성제는 정작 샴푸의 순기능을 하지 못해 두피를 병들게 할수 있습니다.

때문에 샴푸의 선택기준은 두피 타입으로 잘 구분되어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피부타입처럼 건성,지성,중성 등으로 구분되어 그에 맞게 계면활성제가 잘 조합된 샴푸를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좋은 날 2018-06-15 23:51:14
어떤 제품을 사용해야
좋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