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알아두면 쓸모있는 항문낭에 관한 지식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알아두면 쓸모있는 항문낭에 관한 지식
  • 김으뜸 동대문 봄봄동물병원 대표원장
  • 승인 2018.06.25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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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으뜸 동대문 봄봄동물병원 대표원장

보호자가 들고 온 이동장 안에는 잔뜩 긴장한 고양이가 있었다. 고양이를 이동장에서 꺼내는 찰나에 비릿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고양이가 위협을 느껴 항문낭액을 배출했기 때문이다. 항문낭액은 무엇이며 어떻게 관리해야할까?

항문낭은 고유의 냄새를 풍긴다. 반려동물은 이 냄새를 맡아 개체를 인지한다. 이 때문에 강아지들은 처음 만나 서로의 항문냄새를 맡는다. 대변을 통해 묻어나온 항문낭액으로 영역표시를 하는 것도 고유의 냄새가 나기 때문이다. 

항문낭은 항문양쪽의 속항문조임근과 바깥항문조임근 사이에 위치해 부분 분비샘과 피부기름샘의 분비를 위한 저장소역할을 한다. 즉 윤활제역할을 해서 변을 잘 보게 하는 것이다. 야생동물은 사냥 후 동물의 뼈를 먹어서 딱딱해진 변을 보기 때문에 항문낭액의 도움이 중요하다. 하지만 사료를 먹는 반려동물은 변이 단단하게 나올 일이 거의 없어 항문낭액이 계속 차 있는 경우가 많다.

항문낭액이 배출되지 않아 항문으로 배출되는 배액관이 막히면 항문낭염이 생기거나 심한 경우 항문낭이 파열될 수 있다. 항문낭염이 생긴 고양이는 병변부위에 불편함을 느껴 ▲항문을 바닥에 댄 채 밀고 문지르거나 ▲항문부위를 핥고 자해하는 행동을 보이며 ▲통증, 배변장애, 혈변, 항문주위 염증 등이 나타난다. ▲심한 경우 파열된 항문낭의 염증이 피부를 뚫고 나와서 항문주위에 구멍이 생긴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항문낭염이 생겼다면 환부를 세척하고 항생제와 연고 등으로 염증을 가라앉힌 뒤 아물 때까지 치료한다. 항문낭염이 자주 재발하거나 염증이 심한 경우 수술로 항문낭을 제거하기도 한다. 수술 후에는 변을 지리는 배변실금이 며칠간 지속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항문낭염을 예방하기 위해 보호자는 반려동물의 항문낭액을 주기적으로 짜야한다. 항문낭액의 냄새가 진하기 때문에 반려동물을 목욕시킬 때 짜주면 좋다. 반려동물의 꼬리를 바짝 들어 올린 후 항문주위 아랫부분을 마사지해주면 항문 옆의 항문낭입구로 항문낭액이 나온다. 인터넷에서 동영상을 보면서 따라 하면 된다. 동물병원에서 방법을 배울 수도 있다. 

고양이가 ▲항문낭염을 앓은 적이 있거나 ▲활동량이 적은 경우 ▲비만해서 항문 쪽 그루밍을 잘 못 해주는 경우, 정기적으로 항문낭액 짜주는 것을 추천한다.

반려동물이 항문낭에 불편함을 느끼기 전에 관심을 두고 정기적으로 보살펴주기를 바란다. 정리ㅣ양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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