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잘 때 소리만으로 ‘폐쇄성 수면무호흡증’ 진단한다”
“잠잘 때 소리만으로 ‘폐쇄성 수면무호흡증’ 진단한다”
  • 유대형 기자 (ubig23@k-health.com)
  • 승인 2018.06.26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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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김정훈 교수팀, 소리로 특징점 추출하는 알고리즘 개발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김정훈 교수팀·서울대학교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이교구 교수팀이 환자의 호흡음만으로도 수면무호흡증을 정확히 진단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이란 잠을 자는 동안 호흡기로 가는 공기흐름이 막혀 심하게 코를 골고 일시적으로 숨을 못 쉬는 질환이다. 흔하기 때문에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지만 수면 중 뇌로 산소가 공급되지 않아 장기간 내버려두면 심뇌혈관질환으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심하면 생명을 잃을 수 있어 조기진단이 중요한 질환이다.

하지만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야간수면다원검사’가 필요하다. 이는 병원에서 하룻밤 머물면서 수면 패턴, 기도 상태를 정밀히 검사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번거롭고 비용이 비싸 진단율이 낮았고 조기치료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았다.

수면무호흡증은 식이, 운동, 음주, 흡연 등 일상과 밀접하기 때문에 잘못된 생활습관을 바로 잡으면서 정기적으로 수면무호흡 상태를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쉽고 간편한 검사방법이 없어 진단이 어려운 상태였다.

김정훈 교수연구팀은 수면무호흡증이 의심되는 환자 120명을 대상으로 호흡음과 코골이소리를 분석한 결과, 질환을 간편하게 발견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이에 김정훈 교수연구팀은 이교구 교수가 이끄는 음악오디오연구실 연구진과 수면무호흡증을 보다 쉽고 편리하게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자 했다. 연구팀은 수면무호흡증이 있으면 일반인보다 코골이가 심하고 숨을 들이마시고 내뱉는 소리가 거칠며 호흡음이 불규칙하게 나는 점을 착안해 환자 스스로 간편하게 질환을 발견할 수 있는 알고리즘 개발에 착수했다.

이를 위해 2015년 11월부터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수면무호흡증이 의심돼 야간수면다원검사를 받은 환자 120명을 대상으로 호흡음 및 코골이 소리를 수집·분석했다.

분석 결과, 연구팀은 소리를 기반으로 특징점을 추출하는 알고리즘 개발에 성공했다. 연구진이 이용한 수면다원검사 데이터에는 진단에 필수적인 호흡의 정지, 감소, 호흡음 크기변화 등 다양한 변화들이 순서대로 나타나있어 의학적진단에 도움되는 자료를 얻을 수 있었다.

양질의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에 더해 진단알고리즘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머신러닝·딥러닝 기법을 활용했다. 이를 통해 각 환자의 수면단계를 분석하고 수면무호흡증의 심각성까지 정확히 예측했다. 개발된 알고리즘은 4단계의 중증도 분류에서 88.3%, 2단계의 중증도 분류에서는 92.5%의 매우 높은 진단 정확도를 보이는 등 고무적인 성과를 보였다.

김정훈 교수는 “소리로 수면무호흡증을 진단하려는 의료진의 시도가 이번 연구를 통해 성과를 내서 기쁘다”며 “향후 인공지능기술 발전에 힙 입어 현재 개발된 수면무호흡증 사전스크리닝 진단알고리즘이 실제 의료현장에 도입된다면 호흡음녹음만으로 질환을 정확히 진단할 수 있어 매우 편리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해당 기술에 대해 국내·국제 특허를 출원했으며 지속적으로 기술을 고도화시키고 있다. 향후에는 단순 진단을 넘어 수면관리 플랫폼과 연동하거나 스마트폰, 웨어러블 디바이스 등 휴대기기에 적용해 수면의 질을 향상시킬 밑거름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바이오 의료기술 개발사업 지원을 받아 진행됐으며 최근 국제학술지 Biomedical Engineering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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