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고양이 이빨은 오늘도 야금야금 파괴되고 있다?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고양이 이빨은 오늘도 야금야금 파괴되고 있다?
  • 최규환 태일동물병원 대표원장
  • 승인 2018.06.28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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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고양이가 요새 밥을 잘 안 먹어요” “씹는 소리가 안 들려요” “특정부위 이빨 닦는 걸 싫어해요”

이는 고양이 치아 문제로 내원하는 보호자들이 자주 하는 얘기다. 고양이를 키우면 한 번쯤 의심하게 되는 치아문제에는 무엇이 있을까?

동물병원에 오는 고양이의의 대표적인 구강질환 4가지는 치아흡수성질환, 구내염, 치주염, 치아파절이다. 오늘은 이 중 치아흡수성질환에 관해 얘기하려 한다.

 

치아흡수성질환은 고양이에게 자주 발생하는 치과 질환이다. 한 논문 보고에 의하면 건강한 고양이에게 발생할 수 있는 치아흡수성질환의 발생률이 29%에 이른다고 한다. 이 말은 곧 주변의 반려묘뿐 아니라 독자의 반려묘도 한 번쯤 치아흡수성질환을 겪을 수 있다는 얘기다.

치아흡수성질환은 말 그대로 치아에 흡수성병변이 생기는 것이다. 치근표면의 딱딱한 면을 상아질파괴세포가 파괴하고 그 공간이 백악질이나 치조골 관련 조직으로 교체된다. 이러한 과정이 치근표면의 백악질과 상아질에서 시작해 치근과 법랑질 방향으로 진행한다. 상아질을 덮은 법랑질까지 흡수되면 눈으로 질병을 알아차릴 수 있다.

 

고양이의 치아가 부러졌거나 치아에서 피가 난다면 이미 치아흡수성질환으로 인해 법랑질이 손상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치아흡수성질환이 진행해 치수가 노출되고 염증이 발생하면 불편함이나 통증을 느끼게 된다. 딱딱한 음식을 선호했던 고양이가 갑자기 부드러운 음식을 원하거나 음식섭취량이 줄어든다면 증상을 파악하기 한결 쉽지만 증상을 숨기는 고양이가 많다.

치아흡수성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발치다. 하지만 병변이 진행될수록 발치는 더욱 힘들어진다.

흡수성병변의 진단은 시진(눈으로 진단)과 구강검사, 치과방사선검사를 통해 할 수 있다. 시진과 구강검사는 병이 꽤 진행된 상태에서 진단할 수 있는 반면 치과방사선검사로는 초기 흡수성질환까지 찾아낼 수 있다. 치과방사선 사진에 따라 적절한 치료옵션도 선택 할 수 있다.

육안으로는 병변이 없어 보이지만 치과방사선 사진에서는 치근 일부가 치조골관련 조직으로 교체됐다.

치아흡수성질환을 조기에 진단하려면 치과방사선검사를 실시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치아흡수성질환이 진행돼 육안으로 보일 때까지 알아차릴 수 없다. 보호자가 질환을 인지하고 동물병원에 데려오기 전까지 고양이는 치아 통증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을 줄이기 위해서는 정기적인 치과검진이 중요하다. 정해진 기간마다 동물병원에 와서 치아상태를 확인하고 질병을 조기발견 해 통증을 줄일 수 있다면 고양이입장에서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단 고양이는 입안을 쉽게 보여주지 않는다. 입을 열고 잠깐씩 보는 검사로는 진단에 한계가 있어 정확한 치과검진을 위해서는 마취가 필요하다.

최규환 수의치과전문 태일동물병원 대표원장

동물병원에 반려동물의 치석제거를 위해 내원하는 보호자가 많다. 이때 수의사는 스케일링을 할 뿐 아니라 구강상태를 꼼꼼히 살피고 치아와 잇몸에 이상이 없는지 체크한다. 이러한 과정은 시간이 소요되지만 반려동물의 치아건강상태를 알기 위해 매우 중요하다. 철저한 구강검사와 치과방사선검사, 차트작성을 통해 치과건강검진을 하는 것이다.

이처럼 치아흡수성질환은 정기적인 치과건강검진을 통해 관리할 수 있다. 보호자가 반려동물의 치아관리를 위해 동물병원에 정기방문하는 것이 반려동물의 구강건강을 지킬 수 있는 한걸음이 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정리ㅣ양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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