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종의 건치이야기] 실연의 아픔? 사랑니에 관하여
[김현종의 건치이야기] 실연의 아픔? 사랑니에 관하여
  • 김현종 서울탑치과병원 원장
  • 승인 2018.06.28 17: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현종 서울탑치과병원 원장

낭랑 18세란 말을 들은 적이 있을 것이다. 이때는 청소년에서 성인이 되며 육체적으로 성숙하는 시기다. 이 시기에 밝고 맑은 젊음을 생각하지만 아픔도 찾아온다. 특히 실연으로 인한 마음의 병과 함께 치아에서 육체적인 고통도 나타난다. 우리는 이를 ‘사랑니’라 부른다.

사랑니에 관해서 제일 많이 물어보는 것은 ‘꼭 뽑아야 하는지’다. 사랑니는 학술적으로 제3대구치라고 부르며 위턱 아래턱에 좌우로 각각 2개씩 해서 전체 4개의 사랑니가 있다. 보통 18세~20대 초반 사랑니가 불편한 이유는 지치주위염이라는 잇몸 염증 때문이다.

아래턱에 사랑니가 올라오면서 사랑니 일부만 보이고 나머지는 잇몸으로 덮여 빈 공간으로 음식물이나 염증세균이 모이면 염증이 생겨 붓고 통증이 나타난다. 심해지면 입이 잘 안 벌어지기도 한다. 이런 경우에는 계속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염증조절 후 곧바로 빼는 것이 좋다.

또 하악사랑니가 옆으로 쓰러져서 올라오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쓰러진 아래턱 사랑니는 앞에 치아를 녹이거나 충치의 원인이 되고 지치주위염의 원인이 될 수 있어 빼는 것을 권장한다. 하악사랑니를 빼려면 보통 위턱의 사랑니는 잇몸 안에 있어 보이지 않는 경우도 많다. 위턱사랑니가 밖으로 나오지 않고 문제가 없다면 일반적으로 발치하지 않는다.

치아가 있을 자리에 치아가 없는 경우를 무치증이라 부르는데 사랑니가 무치증이 많이 나타나는 부위다. 사랑니가 없는 경우 흔히들 농담으로 진화가 더 된 사람이라고도 이야기하는데 통상적으로 우리나라사람의 경우 사랑니가 없는 경우가 41% 정도다. 재미있는 것은 사랑니가 나타나지 않을 확률이 나라마다 다르다는 것이다. 조사에 따르면 영국사람은 약 12.7%, 칠레 사람은 24.75%, 말레이시아는 30~33%에게서 사랑니가 생기지 않는다.

알려진대로 진화했기 때문에 사랑니가 없다면 우리나라 사람이 제일 진화된 민족인 것이다. 사랑니가 없는 경우 부위마다도 다른데 우측윗사랑니가 제일 많고 그다음은 왼쪽 위, 그다음이 오른쪽 아래 사랑니, 왼쪽 아래 사랑니 순으로 사랑니가 없을 확률이 높다.

그럼 사랑니를 빼지 않고 보존하는 경우는 어떤 경우일까? 가장 많은 경우가 일단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턱뼈공간이 충분해 사랑니가 잘 자리잡은 경우다. 사랑니의 경우도 제대로 아래 위로 이쁘게 잘 난 경우에는 충분하게 씹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보존하는 것이 좋다. 물론 제일 안쪽에 있으면 충치가 쉽게 생기기 때문에 잘 닦으면서 관리해야한다.

이렇게 보존된 사랑니는 나중에 앞쪽어금니가 문제가 생긴 경우 치아이식술 같은 방법으로 망가진 어금니를 대체할 수 있다. 또 최근에는 치아를 이용한 자가치아뼈를 만들어 임플란트 시 녹아내린 잇몸뼈 부분에 이식하는 골이식재로 사용할 수도 있다. 기증된 다른 사람의 뼈나 동물 골이식재를 사용하는 것보다 안정적이기 때문에 최근에는 많이 사용되고 있다.

사랑니발치가 힘든 것은 사랑니 주위에 신경이 지나가고 치아뿌리의 모양도 불규칙하기 때문이다. 때로는 치아를 만드는 임플란트수술보다 까다롭고 시간이 더 걸릴 때가 있다.

쉬운 수술 같지만 부작용이나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고 일주일 정도 밥 먹기가 매우 불편해질 수도 있다. 일부 턱뼈를 삭제할 수도 있어 맹장수술만큼 아프다고 한다. 따라서 수술 후 회복하는 것에 집중해야한다.

젊은 시절의 사랑니발치는 부담스럽지만 치과를 찾아 상담받는 것이 좋다. 처음 찾아오는 사랑처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것보다는 일을 해결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