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반려동물의 간질, 어떻게 진단할까?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반려동물의 간질, 어떻게 진단할까?
  • 김동인 부산 다솜 동물병원 원장
  • 승인 2018.07.06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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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인 부산 다솜동물메디컬센터&다솜고양이메디컬센터 원장

 

발작은 뇌세포의 일시적인 율동부정(리듬의 이상)이 급격히 발생하면서 자발적으로 멈추는 것을 말한다. 대뇌, 특히 전두엽과 측두엽의 구조․기능적인 손상으로 인해 일어난다고 한다.

발작의 임상증상은 율동부정의 심각성과 병변의 위치에 따라 다양하다. 대표적인 임상증상은 ▲강직성경련 ▲간대성경련 ▲강직간대성경련 ▲사지운동 ▲장과 방광의 조절기능 상실 ▲부분발작 등이다. 강직성경련은 전신근육이 뻣뻣해지면서 손발을 뻗은 채로 굳어진 상태를 장기지속하는 심한 경련이다. 간대성경련은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손발을 심하게 오므렸다 폈다를 반복하는 발작성경련이다. 강직간대성경련은 다리를 자전거 페달 밟듯 휘젓는 양상(이하 Paddling)을 말한다. 

발작과 실신은 구별해야 한다. 실신은 자율신경증상 Paddling을 일으키지는 않는다. 하지만 실신에 의한 저산소증이 오래가면 배변·배뇨, Paddling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실신과 발작을 구별하기 어렵다.

발작은 원인에 따라 ▲퇴행성 ▲기형성 ▲종양성 ▲감염성 ▲염증성 ▲특발성 ▲외상성 ▲혈관성 ▲대사성 ▲중독성 ▲영양성 등으로 나눈다. 원인을 감별해내기 위해서는 기본 신체검사, 신경계검사, 혈액검사, 혈청화학 검사, 두부·흉부·복부 방사선검사, 초음파검사, CT·MRI 촬영, 뇌척수액검사 등이 필요하다. 

보호자와 상담한 뒤 신체검사로 골절, 공막출혈, 전신찰과상 등을 확인해 두부창상(머리외상), 독성물질에 대한 노출(보호자가 가정에서 살충제를 사용했거나 반려동물이 화학물질 냄새를 맡은 경우) 등의 원인을 찾는다. 혈액검사와 혈청화학검사를 통해 전해질이상, 저칼슘혈증, 저혈당증, 신부전, 고지혈증, 간부전, 간문맥전신단락 등 원인을 찾아낼 수 있다. 그 외 신경계검사와 방사선·초음파검사 등으로도 발작원인을 밝힐 수 없다면 확진을 위해 CT·MRI, 뇌척수액검사, 사후부검 등을 한다.

어린 동물의 머리가 돔 형태거나 천문(머리뼈 사이의 아직 뼈로 변하지 않은 부드러운 막)이 개방됐다면 선천성수두증을 의심할 수 있다. 이 경우 천문을 통해 초음파로 외측 뇌실을 검사하거나 CT·MRI 촬영을 통해 확진한다. 

동물이 1살 미만이라면 간문맥전신단락 및 자견저혈당증도 의심해야 한다. 후자를 고려해 발작 시 혈당을 측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간문맥전신단락의 경우 과거에는 혈관조영을 통해 진단했지만 현재는 CT를 통해 확진할 수 있다.

발작을 나타내는 1~7살의 퍼그는 반드시 퍼그뇌염을 의심해야 한다. 몰티즈 뇌염도 임상증상과 조직병리학적 소견이 퍼그뇌염과 흡사하다. 증상을 나타낸다면 CT·MRI 촬영과 뇌척수액 검사를 실시한다.  

중증의 심장부정맥이나 폐질환은 뇌손상을 일으켜 발작이나 저산소증을 유발한다. 환자가 중년이거나 노령이고 발작병력이 없다면 두개 내 또는 두개 외 종양이 원인일 수 있다. 5살 이상의 개는 인슐린종에 의해 저혈당증, 허약, 발작이 일어날 수 있다. 

발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성뇌염은 개가 홍역 바이러스에 감염됐거나 고양이가 전염성복막염에 걸린 경우에 흔히 발견된다. 이 외에도 발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성 뇌염은 많다. 불행히도 대부분 바이러스성 뇌염은 사후부검 시의 특징적인 조직병리학적 소견에 근거해 진단하기 때문에 사망 전에는 원인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개의 육아종성 수막뇌염에 의한 발작은 모든 종에서 연령과 상관없이 나타난다. 안타깝게도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특발성간질은 단 한 번의 발작으로 진단할 수 없다. 최초 발작 후 수개월 이내에 재발하면 다른 모든 검사결과가 정상일 때 특발성간질로 진단한다. 

발작이 일어나더라도 원인을 미리 알고 대처하면 약물로 관리할 수 있다. 반려동물이 발작을 일으켰다면 적극적으로 검사받고 수의사에게 조언을 구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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