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해지려고 쓰는 행주, 알고 보니 ‘세균덩어리’
깨끗해지려고 쓰는 행주, 알고 보니 ‘세균덩어리’
  • 유대형 기자
  • 승인 2018.07.11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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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은 채로 보관하면 12시간 뒤 유해세균 100만배…하루 1번 10분 이상 삶아야
미국미생물학회에 따르면 한달간 사용한 행주 100개 중 49개에서 식중독을 유발하는 대장균(36.7%), 장구균(30.6%) 등이 발견됐다. 행주는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금세 세균덩어리로 변하기 때문에 각별히 신경쓰는 것이 좋다.

고온다습한 여름에는 어느 계절보다 위생관리가 중요하다. 우리 주변에 항상 있지만 특별하게 관리하지 않고 있는 물건이 있으니 바로 ‘행주’다.

리서치전문기관 마크로밀엠브레인이 17개 지역에 거주하는 20대~50대 행주사용자 500명을 조사한 결과, 행주를 여러 용도로 사용하지만 위생수칙을 지키며 관리하는 사람은 5.4%(27명)에 그쳤다.

응답자들이 꼽은 행주의 용도는 ▲식사 전후 식탁을 닦는 용도(76.2%) ▲주방기구의 청소(57.6%) ▲설거지 후 식기나 조리기구의 물기 훔치기(44.4%) ▲조리 시 손을 닦는 용도(31.8%) ▲음식 재료의 피나 수분 제거(17.2%) ▲먼지 제거 등 청소(20.6%) 등으로 다양했다. (중복응답)

하지만 행주를 용도별로 구분해 사용하는 사람은 10명 중 1명 꼴이었고(11%) 조리와 청소 등 다양한 활동이 이루어지는 주방에서 한 장의 행주만 사용하는 사람이 62.6%로 나타났다.

오염된 행주를 반복해서 사용하면 다른 조리도구, 주방기구도 오염균에 노출될 수 있다. 실제로 오염된 행주의 세균 중 약 5~10% 정도가 도마, 칼 등 다른 도구에 교차오염을 일으킨다.

최근 미국미생물학회에 따르면 한달간 사용한 행주 100개 중 49개에서 식중독을 유발하는 대장균(36.7%), 장구균(30.6%) 등이 발견됐다. 행주를 다용도로 사용하거나 축축한 상태로 사용하면 유해세균의 양이 더 증가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세균의 ‘온상(溫床)’ 행주… 올바르게 관리되는 경우 드물어

행주가 세균온상이 될 수 있지만 제대로 관리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었다. 젖은 행주를 상온에 내버려두면 6시간 뒤 세균증식이 시작돼 12시간 후에는 수가 100만배 늘어난다. 하지만 응답자 대부분(82.2%)이 행주를 젖은 상태로 사용하고 10명 중 7명은 사용 후 건조시키지 않고 수도꼭지·싱크대에 보관했다.

평소 행주를 물로만 씻는다는 사람도 절반이나 됐다. 행주는 물로 3회 이상 헹궈도 대부분의 균이 남아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행주를 소독하거나 세척한다고 답한 사람 중에서도 ▲하루 1회 이상, 끓는 물에 10분 이상 삶기 ▲물에 충분히 담궈 전자레인지로 8분 이상 소독 ▲세제(락스)에 30분 이상 담그기 등 보건산업진흥원 기준을 실천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

행주를 삶는다고 답한 사람은 전체 응답자 중 19.6%(98명)이었지만 대다수가 장구균, 녹농균 등이 제거되기에 부족한 10분 이내로 행주를 삶았다. 행주를 1일 1회 10분 이상 삶는 사람은 500명 중 7명이었고 전자레인지에 8분 이상 소독하는 사람(1명)과 세제에 30분 정도 담그는 사람(19명)을 합쳐도 전체 응답자의 5.4%(27명)에 그쳤다.

■“걱정만 하지 말고 오늘부터 행주 관리합시다”

관리는 불량했지만 위생상태에 대한 사람들의 걱정은 컸다.

전체 응답자의 대다수(85.6%, 428명)가 행주의 위생을 의심해본 적이 있었다. 세균, 곰팡이에 대한 우려(50.7%, 217명)와 세균번식이 쉬운 젖은 상태로 보관하는 것(32%, 137명)도 걱정했다. 10명 중 8명(77.8%, 333명)은 오염된 행주가 가족건강을 위협할 것으로 생각했고 식중독, 배탈 등을 우려하는 사람(65.2%, 217명)이 가장 많았다.

주방위생에 대한 걱정은 크지만 가사부담과 시간부족 등으로 관리하는 것에는 어려움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행주관리를 대부분 주부가 맡고 있었으며(96.2%) 매일 소독하고 관리해야 한다는 것을 알지만 시간이 없어 못한다는 응답자가 절반(53.6%)이 넘었다. 빠는 것 외에 관리법을 모른다는 응답자(11.6%)도 있었다.

특히 행주 외에 다른 주방위생기구도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행주와 마찬가지로 교차오염의 위험이 높은 칼, 도마 등 주방기구를 아예 관리하지 않는 사람이 3명 중 1명꼴(33.4%, 167명)이었다. 주방기구소독 등 별도로 관리하는 사람은 15.8%(79명)에 불과했다.

행주와 마찬가지로 젖은 상태로 여러 식기에 사용해 세균번식이 쉬운 ‘수세미’도 물로만 씻는 사람(79.2%, 396명)이 대다수였다. 더러워지거나 냄새가 날 때 교체(21.8%, 109명)하거나 2~3개월 간격으로 드문드문 교체(41%, 205명)하는 등 주기적 위생관리도 이뤄지지 않았다.

을지대병원 가정의학과 오한진 교수는 “여러 번 사용한 행주에서는 식중독 등을 일으킬 수 있는 많은 세균이 서식한다”며 “세계보건기구 자료를 보면 실제 식중독의 약 25%는 조리 기구에서 균이 옮겨져 2차 감염이 생겨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용도에 따라 행주를 분리해 사용해야하며 물로는 여러번 헹궈도 세균이 사라지지 않기 때문에 하루에 한 번 끓는 물에 10분 이상 삶는 등의 살균 소독이 필수다”며 “여러 장의 행주를 위생적으로 관리하기 어렵다면 몇 번 빨아 사용하고 버릴 수 있는 행주타올을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다”고 강조했다.

Tip.위생적인 행주관리 수칙

1. 용도별(조리, 주방 청소, 식기용 등)로 행주를 분리해 사용한다.

2. 행주는 하루 한 번 100℃에서 10분 이상 삶아야한다.

3. 물에 충분히 적셔 전자레인지에 8분 이상 가열하고 락스에 30분 이상 담근 후 세척해 살균한다.

4. 행주를 여러 번 사용할 때는 2차감염을 막기 위해 자주 씻고 소독해야한다.

5. 사용한 행주는 젖은 채 두지 않고 반드시 건조한 다음 보관한다.

6. 행주 세척과 소독이 어렵다면 버릴 수 있는 다용도 행주타올을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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