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종의 건치이야기] 자녀의 심한 이갈이, 원인은 스트레스
[김현종의 건치이야기] 자녀의 심한 이갈이, 원인은 스트레스
  • 김현종 서울탑치과병원 원장
  • 승인 2018.07.12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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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종 서울탑치과병원 원장

학생 구강검진이 지난달 말 끝났다. 과거 학교에서는 담당 치과의사가 교실로 직접 찾아가 학생들을 줄 세워 검진했었다.

하지만 한꺼번에 많은 학생을 정확하게 검사하기 어렵고 효용성도 떨어진다고 판단돼 학생과 보호자가 직접 치과를 방문해 검진받는 형태로 바뀌었다. 그래서 이 시기가 되면 오후 진료 시간에는 초등학생들로 대기실이 북적거린다.

이번에 검진하는 동안 받았던 몇 가지 질문이 있었는데 그중 하나가 ‘초등학교 4학년 어린 남학생이 이갈이가 심한데 어떻게 치료할 수 있을지’였다. 이에 이갈이에 관한 설명과 치료방법을 이야기했다.

어른아이 가릴 것 없이 이갈이 때문에 일어나는 가장 많은 질환은 턱의 근육이상이나 턱관절 질환이다. 두 번째로는 치아 자체가 깨지거나 치아뿌리 표면 일부에서 마모가 일어나는 치아질환이며 잇몸이 나빠질 가능성도 높다.

이렇게 이갈이가 문제가 되는 이유는 치아가 수직으로 가해지는 힘은 강하게 버틸 수 있지만 측면에서 가해지는 힘을 버티는 능력은 약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갈이로 인해 잇몸 치주인대나 잇몸뼈에 무리한 힘을 줘 질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

기존에는 성인 이갈이의 주요원인으로 치아 불완전 교합을 지적했었다. 하지만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치아가 닿는 곳이 있다고 해서 이갈이가 늘어나는 것은 아니라고 나타났다. 그렇다면 이갈이의 진짜 원인은 무엇일까? 많은 연구 결과에서 정확한 원인은 알 수 없지만 불안과 스트레스를 이유로 분석하고 있다.

불안과 스트레스가 높아지면 평소 근육들은 긴장된 형태를 유지하고 이것이 수면 시 비상적인 전기자극으로 근육에 전달된다. 따라서 자는 동안 턱이 움직여 이를 갈게 된다는 것이다. 결국 현대인들은 스트레스가 늘어가는 만큼 함께 이갈이도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렇다면 이갈이 치료법은 불안감이나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이 기본이 돼야 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따지면 어려운 일이다. 따라서 이갈이는 직접적인 치료보다는 주로 간접적인 치료방법이 많이 시행되고 있다.

치료방법 첫 번째는 보존적인 치료법으로 근육의 이완을 돕는 ‘행동조절요법’이 사용된다. 이는 평소 근육이 긴장하는 것을 근전도장비로 측정해 스스로 행동을 조절, 긴장도를 줄이는 방법이다.

두 번째 방법으로는 턱의 교합안정장치를 통해 이갈이를 줄이는 것이다. 턱위치를 긴장을 줄이는 방향으로 바꿔 자는 동안 턱이 움직이지 않도록 조정하고 결국 이를 갈지 않도록 만드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최근에 많이 사용되는 치료법인 보톡스요법이다. 이는 입을 다물게 하는 페구근육이 약해지면서 밤사이 이를 가는 것을 막아주는 방법이다.

효과적인 치료를 위해 모든 방법을 한꺼번에 다 이용할 수 있지만 원칙적인 치료순서로는 인지요법, 교합장치, 보톡스 순으로 시도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지만 효율성 때문에 현실에서는 보톡스치료, 교합장치 치료, 인지치료 순으로 빈도수가 많아지고 있다.

그렇다면 아이들의 이갈이 치료는 어떻게 해야할까. 어린이의 이갈이 빈도수는 11세 전후까지 평균 약 14~20% 정도 나타나고 영구치에 접어들면 8%로 현저하게 줄어들게 된다. 나이가 들수록 감소하는데 실제로 이갈이를 경험하는 60대는 3%뿐이다.

따라서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겪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도 이해할 수 있다. 이갈이는 영구치로 치열이 바뀌면 이갈이현상은 현저하게 줄어들기 때문에 특별한 조치가 필요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아이들도 스트레스가 이갈이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실제로 이갈이가 있는 어린아이의 소변을 24시간 동안 추적조사한 결과 스트레스가 높을 때 나타나는 교감신경자극 전달물질 ‘카테콜라민’의 수치가 올라갔다고 보고됐다. 이를 통해 아동에게서 스트레스가 가장 큰 이갈이의 원인이라고 분석된다.

이갈이가 심하다는 보호자에게는 유치열기의 이갈이는 정상적으로도 있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아이가 하루에 학원을 몇 군데 가느냐고 물어보니 수학, 영어, 운동학원 등 매일 다닌다고 한다. 학업으로 인한 스트레스는 자녀의 이갈이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평소 아이가 이갈이가 심하다면 따듯하게 대해주고 편안한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좋다. 정리 : 유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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