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여름철 체력 떨어지는 수험생, 보약 도움될까?
[특별기고] 여름철 체력 떨어지는 수험생, 보약 도움될까?
  • 최우정 광동한방병원 오행센터 원장(한의학 박사)
  • 승인 2018.07.12 09: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우정 광동한방병원 오행센터 원장(한의학 박사)

수험생의 성적을 좌우하는 주요소 중 하나가 ‘체력’이다. 하루 중 대부분 시간을 책상 앞에 앉아서 보내는 수험생들은 심리적 불안감을 느끼는 것은 물론, 운동·수면부족으로 체력이 저하되고 쉽게 피로감을 느낀다. 이렇게 컨디션이 저하되면 학습에 방해될 수밖에 없다.

필자가 근무하는 병원에 찾아오는 수험생은 다양한 증상을 호소한다. 대부분 ‘너무 피곤하고 졸려요’, ‘불안해서 잠이 오지 않아요’ ‘시험이 다가오면 자꾸 배 아프고 설사해요’ 등 수면장애·배변장애·심리적 불안이 대부분이다.

특히 습하고 무더운 7~8월 여름은 몸과 마음을 더욱 늘어지게 해 수험생들이 특히 체력관리에 어려움을 겪는다. 고온다습한 날씨는 신진대사를 떨어뜨리고 피로감을 쉽게 느끼도록 만든다. 높은 습도는 땀의 원활한 증발을 방해해 체온조절기능을 저하시킨다. 이런 증상들은 결국 면역력 약화로 이어져 피로나 질병에 취약하게 하는 요인이 된다. 이때 졸음과 집중력저하, 권태감, 식욕부진 등이 나타나는 것.

최근 이런 문제 때문에 ‘축축 처지는’ 아이들에게 보양이 필요하다며 내원하는 학부모와 수험생이 늘고 있다. 수능시험까지 약 4개월 남은 고3 수험생에게는 지금의 컨디션 관리가 중요하다. 수능 전까지 최상의 체력을 유지해야 공부의 흐름을 끊기지 않고, 효율적인 학습관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이들은 가뜩이나 수면·운동부족 상태에서 더운 날씨에 학습의욕이 저하되고, 오후 수업시간에 조는 일도 부쩍 늘어난다고 토로한다. 

이런 경우 선천적으로 체력이 부족한 아이는 그야말로 보기약, 보강약이 필요하겠지만, 식사도 잘하고 체격이 좋은데 몸이 처지는 아이들은 위장 안에 쌓인 찌꺼기를 빼주는 것이 피로회복에 더 도움이 될 때도 있으니 무작정 보양 음식만 챙겨 먹이지는 말자.

또 여름철 뚝 떨어진 기력을 북돋고, 장기간 집중력을 유지하려면 우선 본인의 생활습관도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우선 적절한 영양공급은 필수다. 이는 두뇌활동을 활발하게 해준다. 그러나 간혹 학부모 중에는 공부에 지친 자녀들이 안쓰러워 먹고 싶은 음식을 양껏 사다 주는 경우가 적잖다. 아이들도 학원·독서실을 다니며 늦은 시간 틈틈이 저영양 고칼로리 간식·야식을 찾는다.

하지만 과도한 당분이 함유된 음식이나 간편식, 패스트푸드는 체력관리에 방해가 된다. 지방질이 적은 육류·달걀·생선·우유·치즈 등 양질의 단백질 식품과 섬유질 및 비타민·무기질이 함유된 식품 위주로 섭취하는 것이 좋다. 특히 칼슘은 집중력과 지구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영양소다. 우유나 치즈, 멸치, 새우 등을 통해 적당히 섭취하는 게 유리하다.

아무리 좋은 음식이라도 자기 전에는 무겁게 먹지 않는다. 자기 전 음식을 먹으면 수면의 질이 떨어지고, 위장관에 부담이 가 다음날 컨디션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잠들기 1~2시간 전 야식과 과식은 자제해야 한다. 너무 배고프다면 따뜻한 우유 한잔 정도의 간단한 영양섭취 후 꼭 소화시키고 자도록 한다. 

스트레스 관리도 중요하다. ‘피곤한데, 자고 싶은데, 시험 걱정으로 잠을 못 자요.’ 라며 스트레스 잠 못 이루는 경우도 많다. 이뿐 아니라 과도한 스트레스가 쌓이면 건망증, 기억력 감퇴, 집중력 저하 등 다양한 문제가 유발될 수 있고 소화불량, 변비, 설사, 생리통, 두통, 불면 등 증상이 생기기도 한다. 책상에 앉아있어도 걱정만 되고 집중력이 저하된다면 가벼운 운동, 산책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전신의 기혈순환을 돕는 게 더 효율적이다.

‘3당4락’ ‘4당5락’ 같은 말들이 있다. 잠을 안 자야 합격한다는 것은 옛말이다. 그러나 밤에 4시간만 자도 크게 지장이 없는 사람이 있고, 8시간을 자도 피곤한 사람이 있다. 본인 수면 사이클이나 체질에 맞게 수면 시간이나 공부 시간대를 정하고, 남은 수험기간 수면시간을 무리하게 줄이거나 늘리지 말고 모의고사에 대비하듯,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하자. 

또 양질의 숙면을 기대한다면 자기 전 스마트폰 사용을 자제하고, 잠시 멀리 두자. 수험생은 만성 스트레스와 피로로 뒷목 근육과 어깨 근육이 굳어있기 쉬우므로 자기 전에 가족들이 목, 어깨 두피를 간단히 안마해주는 것도 피로해소와 숙면에 도움이 된다.

생활습관을 바꿨는데도 긴장, 스트레스, 체력저하가 지속된다면 영양제 먹듯이 체질에 맞는 한약을 먹는 것도 추천한다. 수험생들에게 권하는 대표 보약으로 ‘공진단’, ‘총명환’을 꼽을 수 있다. 이는 뇌혈류를 증진하고 뇌세포를 활성화해 두뇌 활동이 활발하도록 도와 학습능률 향상에 보탬이 된다. 동의보감에서도 총명환이 나온다. 총명환에 대해 ‘잊어버리기를 잘하는 것을 치료해 장복하면 하루에 천 마디의 말을 외울 수 있다’고 기록돼 있다.

이 밖에 스트레스 등으로 인한 생리통, 위장질환, 불면, 편두통, 만성피로, 비염 등의 질환이 있다면 질환치료가 우선이 돼야 한다. 질환이 없으면 총명환·공진단을 처방하는 게 기본이다.

수능 당일 실력을 백분 발휘하려면 체력관리가 우선이다. 충분한 수면과 휴식, 건강하고 규칙적인 식사습관 등 ‘알고 있지만 지키기 어려운’ 생활습관을 몸에 익도록 해야 한다. 그런데도 체력저하로 공부하는 게 힘들다면 개인의 상태에 맞는 영양제나 보약 등의 도움을 받아보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