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야외활동 시 ‘살인진드기’ 조심하세요”
“여름철 야외활동 시 ‘살인진드기’ 조심하세요”
  • 유대형 기자 (ubig23@k-health.com)
  • 승인 2018.07.18 10: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유치원생 자녀를 둔 30대 주부 김모 씨는 자녀와 동네 공원으로 나들이를 나갔다. 풀밭에 올려놨던 가방을 들었는데 조그만 한 벌레들이 가방에 붙어있었다. 개미인줄 알고 자세히 살펴보니 진드기였다. 얼마 전 뉴스에서 본 살인진드기가 떠올라 공포에 사로잡힌 김 씨는 아이를 데리고 서둘러 귀가했다.

야외활동이 증가하면서 야생진드기가 옮기는 ‘진드기 감염병’ 주의보가 떨어졌다. 진드기 감염병은 산, 들판, 풀숲에 서식하는 진드기가 사람을 물어 세균·바이러스를 옮겨 발생한다. 그중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이하 SFTS)’은 치사율이 높고 현재까지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어 각별히 주의해야한다.

진드기는 동물에게 붙어 피를 빨아먹는데 이때 피부에 상처를 내고 마취성분과 함께 피가 굳지 않도록 항응고제를 넣는다. 이 과정에서 바이러스가 숙주로 넘어가는 것이다.

야외활동 시 진드기에 물리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쓰는 것이 좋다. 특히 진드기 매개 감염병은 감기와 증상이 비슷하기 때문에 발진·고열·설사 등 증상이 나타나면 최대한 빨리 병원에 가야한다.

■감기와 비슷한 진드기 감염병, 빨리 진단할수록 예후 좋아

진드기를 통해 걸릴 수 있는 감염병의 종류는 다양하다. 국내에선 SFTS, 쯔쯔가무시, 라임병 등이 대표적이다. 감염질환의 종류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보통 발진·고열·설사·근육통·두통 등 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보인다. 따라서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진드기 매개 감염병은 짧으면 3일, 길게는 3주 정도 잠복기가 있기 때문에 진드기에 물린 것 같으면 본격적으로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좋다.

쯔쯔가무시는 물린 부위에 ‘가피’라고 불리는 검은 딱지가, 라임병은 과녁 모양의 ‘유주성 홍반’이 나타난다. SFTS는 출혈과 충혈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고대안암병원 감염내과 김종훈 교수는 “쯔쯔가무시와 라임병은 발병 초기에 항생제를 사용하면 대부분 쉽게 치료할 수 있다”며 “SFTS는 증상에 따른 내과치료를 통해 완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진드기 매개 질환은 치명적이지만 초기진단에 성공하면 치명적인 상황을 벗어날 수 있다”며 “야외활동 후 고열·복통 등이 발병돼 의심되면 최대한 빨리 병원을 찾아야한다”고 강조했다.

■치사율 30% 달하는 ‘SFTS’ 주의보

특히 여러 진드기 감염병 중에서도 일명 ‘살인진드기’라 불리는 진드기에 의한 SFTS는 각별히 조심해야한다. 이는 치사율이 30%에 달할 만큼 치명적인 바이러스성 질환이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2013년에 처음 발견된 이 질병은 환자 36명 중 17명이 사망할 정도로 위험하다.

‘작은소참진드기’가 옮기는 것으로 알려진 SFTS는 혈소판과 백혈구 감소가 대표적인 증상이다. 심하면 다발성 장기부전이나 신경계통 이상 등이 발생하기도 한다. 조사에 따르면 진드기의 0.5%만 감염됐지만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두는 것이 좋다.

올해는 4월 충남 청양에서 첫 야생진드기 사망환자가 나온 이후 강원도와 전북 등에서 사망자가 10명이 넘었다. 모두 야생 진드기에게 물려 STFS를 앓다가 사망했다.

진드기에 물려 걸리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이하 SFTS)’은 치사율이 높고 현재까지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어 각별히 주의하는 것이 좋다.

■예방접종·치료제 없는 SFTS, 예방이 최선

SFTS는 별다른 예방접종이나 치료제가 없기 때문에 진드기에 물리지 않게 주의하는 것이 최선이다. 숲이나 풀밭에 갈 때는 반팔, 반바지보다는 긴팔과 긴바지를 입어 노출되는 피부면적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좋다.

풀 위에 앉거나 눕는 행동은 되도록 피하자. 불가피한 경우엔 맨살이 풀에 닿지 않도록 주의하고 반드시 돗자리를 깔아야한다. 곤충기피제를 뿌리는 것도 방법이다. 외출 후 샤워와 목욕은 기본이다.

야외활동 시 입었던 옷과 돗자리는 잘 털어낸 뒤 반드시 세탁해 볕에 말려야한다. 반려동물 위생·청결관리에 신경써야하는 것은 물론이다. 풀숲과 접촉이 많을 수밖에 없어 외출이나 산책을 하고 돌아온 뒤에는 매번 목욕을 시켜야한다. 몸에서 진드기를 발견한다면 머리 부분을 핀셋이나 족집게를 이용해 제거해야한다. 이때 비틀거나 회전하면 진드기의 일부가 피부에 남을 확률이 크기 때문에 삼가야한다.

김종훈 교수는 “보통 산이나 들판에서 나물이나 약초, 열매를 채집하다가 진드기에 물려 감염되는 환자가 대다수다”며 “야외활동 시 산책로 등 정해진 장소를 벗어나는 행동은 위험하기 때문에 주의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여행 시에도 조심하는 것이 좋다”며 “해외에 서식하는 진드기는 종류와 매개 감염병이 달라 진료가 어렵기 때문에 의사에게 최근에 다녀온 장소나 국가를 말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Tip. 김종훈 교수가 알려주는 진드기감염 예방법

1. 야외에서 일할 때는 옷을 입고 일해야한다.

2. 샌들같이 맨살이 노출된 신발보다는 장화나 등산화를 신는다.

3. 밝은 색 옷과 긴 옷을 입어야한다.

4. 기피제를 뿌리고 풀밭 앉을 때는 돗자리 등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5. 귀가 즉시 세탁 및 목욕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6. 반려견 등 애완동물에게 붙을 수 있어 주의해야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