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앗! 반려동물의 입과 코 사이 구멍이 뚫렸다면?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앗! 반려동물의 입과 코 사이 구멍이 뚫렸다면?
  • 최규환 태일동물병원 대표원장
  • 승인 2018.07.19 11: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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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규환 수의치과전문 태일동물병원 대표원장

 

“반려동물이 밥 먹거나 물 마실 때마다 기침을 해요. 콧물도 달고 살아요.”

 

오늘은 구강과 비강이 비정상적으로 개통되는 구비강누공에 관해 알아보자.

구비강누공은 어떤 이유로 인해 치아 근처 또는 발치한 치아 자리에 구멍이 생겨 입속의 침이나 물, 음식물 등이 비강으로 넘어가는 질환이다.

상악 송곳니 자리에 위치한 구비강누공. 구강과 비강이 개통됐다.

구비강누공은 흔히 치주질환이 지역적으로 발생해 나타난다. 치주질환이 치아뿌리를 따라 치조골을 녹이고 구강과 비강을 분리하는 뼈가 녹아 비정상적으로 개통되는 것이다. 

구비강누공은 대부분 상악송곳니자리에 나타난다. 하지만 상악의 모든 치아자리는 구비강누공의 후보군이 될 수 있다. 구강과 비강이 개통되면 구강세균이 비강 쪽으로 침투해 만성적으로 영향을 끼친다. 이로 인해 비강염증이 진행되고 비강을 구성하는 비갑개뼈가 소실된다. 또 비강과 기관이 연결돼 폐렴으로 이어질 수 있어 구비강누공으로 진단된 반려동물은 치과치료를 서둘러 받아야 한다. 
 

비강과 구강이 연결됐다. 음식물 섭취 후 기침과 콧물을 보여 내원한 사례다. 표시한 부위에 농성 삼출물이 보인다.
(좌)표시된 부위의 비갑개가 지속적인 감염으로 인해 소실됐다. (우)정상 개체의 사진

앞서 얘기한 것처럼 이 질환의 임상증상은 반려동물이 음식물을 섭취할 때 기침하거나 콜물을 흘리는 것이다. 또 식욕부진이나 구취 또는 얼굴을 비비거나 문지르는 행동이 나타난다. 사실 증상이 특이하지 않아 쉽게 진단하기 어렵다. 물론 구강 내 구멍이 크면 육안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구멍이 보이지 않으면 마취 후 철저한 구강검사가 필요하다. 

치아를 둘러싼 치주조직의 4면 중 3면이 건강하더라도 1면에 치주염이 심하게 진행되면 구비강누공이 발생한다. 이런 경우는 맨눈으로 찾기 어렵다. 치주낭측정기를 통해 치아전체와 잇몸을 꼼꼼하게 살펴봐야 진단할 수 있다. 

맨눈으로 보이는 구멍은 없다. 치주낭측정기를 통해 구강정밀검사를 진행한 결과 제4전구치와 제3전구치 사이 입천장면 일부에 누공이 확인됐다.

구비강누공이 발생하는 원인은 치주질환뿐 아니라 창상, 물림, 이물투과, 구강종양 등이다.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위해 적합한 검사가 선행돼야한다. 이 질환은 노령이거나 치아와 구강상태가 불량한 동물에게서 주로 발생한다. 이빨이 빠지거나 구취가 나고 비강 내 섭취물과 화농성분비물이 공존해 지속적인 염증과 자극을 반복하다가 체중이 빠지거나 건강상태가 눈에띄게 나빠진다.

치료를 빨리할수록 회복기간이 눈에 띄게 줄어든다. 물론 삶의 질도 나아진다. 치과치료가 필요한 우리 강아지, 고양이의 상태를 그저 나이 때문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꼭 동물병원에 들러 정확한 검진을 받아보자. 정리ㅣ양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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