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나이 든 암컷의 가슴을 종종 쓰다듬어 주세요.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나이 든 암컷의 가슴을 종종 쓰다듬어 주세요.
  • 김성언 부산 다솜 동물병원 대표원장
  • 승인 2018.07.27 15: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성언 부산 다솜동물메디컬센터&다솜고양이메디컬센터 대표원장

“강아지 가슴에 동글동글하고 딱딱한 무언가가 만져져요.”

최근 암컷반려동물의 유선종양수술을 꽤 자주 한다. 아무래도 반려동물장수시대라 종양환자가 많기 때문에 암컷에게 가장 흔한 유선종양환자도 느는 것이다. 그나마 유선종양은 피부에서 만져지기 때문에 보호자가 빨리 눈치채고 조기에 수술하는 경우가 많다. 오늘은 노령 암컷을 기르는 보호자를 위해 유선종양에 관해 알아보자.

유선종양은 사람의 유방암과 비슷하지만 발병률은 3배나 높다. 유선종양이 골치 아픈 점은 혈관이 겨드랑이의 림프샘에서 유선을 지나 사타구니 쪽 림프절까지 이어지며 악성일 경우 다른 장기로 빠르게 전이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악성유선종양은 1달 만에 2배 이상으로 자랄 정도로 성장속도가 빠르다. 

유선종양은 7~8세 이상 나이 많은 강아지에게 주로 발생한다. 원인은 난소에서 분비된 성호르몬이다. 하지만 다른 종양처럼 유전·환경요인도 작용한다. 종양이 악성일 가능성은 50%다. 호발품종으로 푸들, 코카 스패니얼, 저먼 셰퍼드, 테리어 등이다. 

고양이의 유선종양발생률은 강아지보다 낮지만 악성가능성은 무려 80%다. 흥미롭게도 남자가 유방암에 걸리는 사례가 보고되듯 수컷 강아지나 고양이도 유선종양에 걸릴 수 있다. 물론 확률은 상당히 낮다.

유선종양 치료 시 기본적으로 종양제거수술을 한다. 이후 제거한 종양조직을 검사해 악성인지 양성인지 판별한다. 단 수술 전 CT촬영을 통해 전이가 이미 진행된 종양이라면 수술이 필요한지 세밀히 따져본다. 만일 수술하기 힘든 상태라면 항암치료를 시행한다. 이마저도 힘들다면 삶의 질을 유지하기 위해 통증관리와 영양공급에 힘쓴다.

유선종양은 익히 알려진 바와 같이 중성화수술로 예방할 수 있다. 하지만 예방효과를 확실하게 보려면 수술 시기가 중요하다. 강아지가 첫 발정을 하기 전 중성화수술을 받으면 유선종양예방률이 99% 이상이다. 세 번째 발정 전에만 수술받아도 예방률은 74%로 높은 편이다. 이후에는 아무리 중성화수술을 해도 유선종양 발생을 막을 수 없다. 

고양이는 생후 6개월 내 중성화수술을 하면 유선종양예방률이 91%, 생후 6개월~1년 사이에 하면 86%라는 보고가 있다. 2세 이후에는 중성화수술을 해도 유선종양예방효과를 볼 수 없다고 한다. 따라서 반려동물의 2세 계획이 없다면 서둘러 중성화수술을 하기를 추천한다.

나이 든 암컷반려동물을 키우는 보호자에게 자주 하는 요청이 있다. 아이의 가슴과 배를 종종 쓰다듬어 달라는 것이다. 그러다 작은 덩어리라도 발견되면 즉시 진료받아야 한다. 유선종양은 조기치료를 통해 가장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