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강아지가 ‘찡긋’ 윙크를 날린다면?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강아지가 ‘찡긋’ 윙크를 날린다면?
  • 남택진 24시안산온누리동물메디컬센터 안과/치과과장
  • 승인 2018.08.08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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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택진 24시 안산 온누리동물메디컬센터(동물병원) 안과/치과과장

 

요즘 날씨가 너무 덥다. 반려동물도 더워하는 게 보인다. 보호자들은 동물을 위해 집에서 자주 목욕시키기도 하고 반려동물과 함께 계곡이나 바닷가로 떠난다. 그런데 반려동물이 목욕한 뒤, 혹은 열심히 물놀이한 후 갑자기 눈을 잘 못 뜨는 경우가 있다.

최근 병원에 위와 같은 사례로 진료받으러 온 보호자가 매우 많아졌다. 왜 갑자기 눈을 잘 못 뜨는 것일까?

이는 각막궤양이라는 질병 때문이다. 각막궤양은 말 그대로 각막 부분에 상처가 난 것을 의미한다. 피부에 상처가 나듯 각막에도 상처가 날 수 있다. 차이가 있다면 각막은 눈에서 창문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에 덧나면 시력을 잃을 수 있어 반드시 조기치료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각막은 크게 4가지 층으로 나뉜다. 바깥층부터 순서대로 상피층, 기질층, 데스메막, 내피층이다. 각막궤양은 가장 바깥층인 상피층이 떨어져 나간 것이다. 상피층이 떨어져 나간 자리에 세균감염이 일어나면 어떻게 될까? 세균이 분비하는 물질 때문에 기질층이 녹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깊지 않았던 상처에 감염되는 순간 순식간에 깊어지는 것이다. 또 통증 때문에 눈 안에 심한 염증 또는 농이 생길 수 있는데 심해지면 다른 이차적인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궤양이 생겼을 때 최대한 빨리 치료해야 한다. 보통 먹는 약이나 주사보다 안약이 훨씬 효과적이다.

각막궤양의 가장 흔한 원인은 ▲반려동물이 사물이나 바닥에 눈을 비비다가 긁힌 경우 ▲같이 생활하는 반려동물이 눈을 발톱으로 긁는 경우다. 또 ▲목욕 후 샴푸가 제대로 씻기지 않아 눈에 화학적 손상을 일으키는 경우도 흔하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눈을 잘 못 뜸 ▲찡긋거림 ▲눈물을 많이 흘림 ▲심한 충혈 ▲ 노란 눈곱 ▲눈이 뿌옇게 보임 등이다.

치료할 때 항생제안약과 각막상피를 재생해주는 안약을 함께 사용한다. 눈 안에 염증이 심하다면 이차문제를 막기 위해 다른 안약 및 먹는 약을 써야 할 수 있어 현미경을 이용해 눈 안을 제대로 평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각막궤양의 경우 감염조절이 제일 중요하기 때문에 안약을 자주 점안해야 한다.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치료만 받는다면 환자 대다수는 일주일 내 호전된다. 

심하지 않은 얕은 각막궤양은 치료하면 빨리 좋아질 수 있다. 하지만 반려동물이 눈을 잘 못 뜨는 증상을 보고도 괜찮겠지 하고 내버려두다가 상처부위가 감염되면 각막이 녹아내리는 무서운 병으로 진행할 수 있다. 감염이 심하면 치료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감염조절에 실패하면 눈이 천공돼 시력을 잃을 수도 있다. 또 궤양이 낫는다 해도 흉터가 심하게 생겨 시야에 방해를 줄 수 있다.

각막궤양은 조기치료가 매우 중요한 안질환이다. 이른 시간에 치료하면 금방 나을 수 있는데 골든타임을 놓치면 시력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 평소 반려동물의 눈을 유심히 살피는 습관을 들이기를 바란다. 이는 반려동물의 눈 건강을 오래도록 지킬 수 있는 비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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