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폭염 속 온열질환·냉방병 상황별 건강관리 꿀팁
[특별기고] 폭염 속 온열질환·냉방병 상황별 건강관리 꿀팁
  • 최우정 광동한방병원 오행센터 원장(한의학 박사)
  • 승인 2018.08.08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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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정 광동한방병원 오행센터 원장(한의학 박사)

기온이 38도를 웃도는 폭염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서울의 경우 111년만에 역대 ‘최고 기온 기록’을 세웠다. 이렇다보니 무더위에 더위를 먹고 기력이 떨어지거나, 체력보충이 필요하거나, 혹은 일사병·열사병 또는 냉방병에 걸렸다며 진료실을 찾는 환자가 부쩍 늘었다. 심지어 자녀가 여름철 땀을 지나치게 많이 흘린다며 아이의 열을 식혀주는 보약을 찾는 부모도 종종 찾아온다.

본래 여름철에는 세심한 체력관리가 필요하다. 한의학의 고전인 동의보감에서도 덥고 습한 여름철에는 건강관리가 여러모로 쉽지 않다는 내용을 볼 수 있다. 낮 시간이 길어 활동량은 늘어난 데다가, 땀을 많이 흘리고, 열대야에 생활이 불규칙해지기 쉬워 피로감이 배가 되기도 한다. 또 습도가 높아 각종 병균이 자라기 쉬워 배탈·염증에도 취약해진다. 그만큼 건강유지를 위해 신경 쓸 필요가 있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 자연스레 떨어지는 체력

지난달 23일 질병관리본부가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를 운영한 결과, 5월20일~7월21일까지 온열질환자는 1043명으로 집계됐다. 폭염에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97명이 늘었다. 예년보다 폭염인지라 상대적으로 일사병·열사병 등의 더위먹은 환자가 크게 늘어난 듯 하다. 

여름철에는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체력이 소진된다. 여름철의 열기는 피부 땀구멍을 여닫는 ‘위기’(衛氣)를 소모시켜 땀배출량이 늘어난다. 적당한 땀 배출은 체온조절에 도움이 되지만, 지나칠 경우 체내 진액을 손실시켜 수분·전해질 부족으로 이어져 주의해야 한다. 
더위를 먹었다면 머리가 아프고, 입맛이 떨어지며, 몸에 열이 나고 갈증이 심해진다. 경우에 따라 땀이 비 오듯 흐르기도 한다. 움직일 기운조차 없다면 이미 기가 크게 상한 것이다. 이럴 땐 인삼이 들어가는 생맥산이나 청서익기탕이 도움이 된다. 인삼, 오미자, 맥문동을 각20g씩 물 2리터에 넣고 약한 불로 달여 물 대신 수시로 마시면 원기를 회복할 수 있다.

■폭염에 오히려 늘어나는 냉방병 환자

야외활동으로 더위를 먹었다기보다, 지나친 냉방과 찬 음료를 많이 마셔 ‘냉방병에 시달린다며’ 병원 문을 두드리는 환자도 많은데, 이는 냉방기술이 발달한 또 다른 현대의 온열병 양상으로 볼 수 있다.
 
실제로 더운 날씨에 과하게 차가운 바람을 맞으면 오히려 땀이 증발하지 못해 몸이 무거워지거나, 두통이나 콧물, 재채기 같은 감기증상으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뼈마디가 쑤시고 가슴이 답답한 몸살, 복통·구토·설사가 나기도 한다.

냉방병은 흔히 현대에 들어 새로 생겨난 질병으로 여겨지나, 동의보감에도 ‘중서’(中暑)라는 여름병에 대한 개념이 언급된다. 이 중 중서의 한 종류인 ‘음서’(陰暑)에 대해 ‘서늘한 정자나 차가운 물 속에 오래 있는 등 과도한 피서로 생긴다’고 설명돼 있다. 이처럼 동의보감에도 현대의 냉방병에 해당하는 원인 및 증상에 대해 상세히 표현하고 있다.   

냉방병을 예방하려면 실내외 온도 차이를 5∼6도가 넘지 않게 유지하는 게 우선이다. 또 속을 따뜻하게 하는 음식을 섭취하고 단백질·비타민이 풍부한 보양식품을 먹는 게 증상개선에 유리하다. 대표적으로 닭고기를 들 수 있다. 닭고기는 성질이 따뜻하고 무독해 심한 갈증이나 설사 등을 개선한다. 또 내장의 정수를 보충해주고 양기를 북돋아주면서 소장을 따뜻하게 한다. 삼계탕에 들어가는 대표적인 한약재는 인삼과 황기. 인삼은 땀을 많이 흘려 기운이 처질 때 기운을 나게 하고 황기는 땀 분비를 조절한다.

또 너무 찬 음료를 달고 살기보다, 더울 때 찬물로 입을 헹궈내는 정도로 음용하는 게 좋다. 샤워는 차가운 물보다 따뜻한 물이 오히려 더위에 적응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또 해가 진 이후 하루 20~30분씩 가볍게 산책하거나, 실내에서 규칙적인 운동을 하면 더위로 인한 스트레스와 불면증을 해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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