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를 즐겨 마시는 사람이 많다. 누군가는 뜨겁고 따뜻한 커피를 주로 마시고 누군가는 시원한 냉커피를 즐겨 마신다. 그래도 요즘처럼 더운 여름날은 냉커피가 인기다. 그런데 뜨거운 커피와 냉커피는 어떤 차이가 있고 신체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보통 카페인은 뜨거운 커피에 더 많다고 알고 있다. 그러나 동일 사이즈인 경우 뜨거운 커피와 냉커피에 포함되어 있는 카페인의 함량은 같다.
뜨거운 커피는 커피추출물을 뜨거운 물에 넣어서 만들고 냉커피는 얼음이 들어 있는 물에 넣어서 만드는 차이일 뿐이다. 그래도 전체 함량은 동일하지만 얼음이 녹기 전의 냉커피의 카페인 농도가 가장 높을 것이다.
뜨거운 커피의 카페인이 잘 흡수될 것 같지만 사실 뜨거운 커피와 냉커피의 카페인 흡수율은 차이가 없다. 어떤 온도로 해서 마시던지 무관하게 위장의 체온으로 빠르게 변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동일한 양을 마셨다면 각성효과도 비슷하게 나타날 것이다.
카페인의 각성효과는 얼마나 많은 양(농도)을 얼마나 빨리(시간) 마셨느냐에 따라 달라질 뿐이다. 예를 들면 진한 에스프레소를 단번에 마시면 카페인의 효과를 가장 빠르게 느낄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커피를 마시는 총 시간은 냉커피에 비해서 뜨거운 커피를 마시는 시간이 더 짧다. 따라서 뜨거운 커피를 마시는 경우에 각성효과는 상대적으로 약간 강하게 나타날 수 있다. 일정 용량이 보다 짧은 시간 안에 섭취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냉커피의 경우 차가운 자극이 카페인의 교감신경 흥분효과를 억제하기 때문에 대비효과도 있을 수 있다.
커피의 맛은 주로 쓴맛과 신맛이다. 이러한 맛들은 카페인도 영향을 미치지만 카페인보다는 클로로겐산과 같은 다양한 종류의 페놀 화합물들 때문이다. 또 볶는 과정에서 갈변화도 많이 일어나면 쓴맛 성분도 늘어난다. 커피콩의 종류에 따라서 신맛의 정도도 다르다.
보통 음료를 차갑게 마시면 쓴맛과 신맛이 강하게 느껴지고 따뜻하게 해서 마시면 단맛이 강해진다. 한약을 차게 해서 먹으면 더 쓴맛이 심하고 녹은 아이스크림은 더 달게 느껴지는 것도 이것 때문이다. 이것은 온도에 따른 미뢰의 활성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동일한 농도로 만들었다면 냉커피의 경우가 쓴맛과 신맛이 보다 강하다. 그러나 향기입자는 높은 온도에서 활발하게 확산되기 때문에 냉커피에서는 향이 잘 나지 않지만 뜨거운 커피는 향이 진하게 느껴진다.
냉커피와 뜨거운 커피는 성분에서만 보면 똑같지만 약간의 차이가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일반 냉커피가 아닌 ‘냉수추출 커피(일명 더치커피)’는 뜨거운 커피와 보다 분명한 차이가 난다. 냉수추출 커피는 영어식 표현은 차가운 물에 우려낸다고 해서 ‘콜드브루(cold brew)커피’라고 부른다.
우선 냉수추출 커피는 뜨거운 물로 우려낸 커피추출물에 비해서 산도가 3배 정도 낮다. 낮은 온도에서는 페놀화합물이 보다 적게 우러나기 때문이다. 따라서 위장 자극감도 덜하고 치아 변색의 우려도 줄여준다. 또 천천히 우러나기 때문에 다양한 미세성분이 포함되어 있어 풍미는 강하다. 하지만 페놀화합물은 건강에 도움이 되는 항산화 성분으로 무작정 적게 우러난다고 좋은 것은 아닐 것이다.
만약 카페인 민감성이 있거나 소화성 궤양, 역류성 식도염, 불면증 등이 있는 경우라면 어느 종류의 커피라도 마시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 특히 뜨거운 커피는 산도도 높고 뜨겁기 때문에 식도 자극증상으로 가슴탐이나 위장 자극증상으로 속쓰림을 쉽게 유발할 수 있다.
커피는 만드는 방법, 마시는 온도, 마시는 속도에 따라서 신체에 미치는 영향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어떤 온도의 커피가 건강에 더 이롭다고 단정 지을 수 없다. 종류도 무척 많기 때문에 자신의 기호에 따라서 선택하면 될 일이다. 다른 듯 닮은 냉커피와 뜨거운 커피는 그냥 커피일 뿐이다.
